사라진 '인민 호날두'…"한광성, 지난달 북한 복귀"

장희준 2023. 9. 15.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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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프로축구 무대에서 북한 선수로는 처음 득점포를 가동하며 '인민 호날두'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던 축구선수 한광성이 최근 북한에 돌아간 것으로 추정된다.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북한 스포츠 전문가 마르코 바고치는 "이탈리아에 있는 한광성의 절친과 최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그가 8월 중순 떠났다고 확인해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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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축구스타, 전세계 이목 끌며 유벤투스 이적
카타르 팔려간 뒤 대북 제재로 끝내 추방 결정
이탈리아 머물다가 국경 개방 때 北 복귀 추정

이탈리아 프로축구 무대에서 북한 선수로는 처음 득점포를 가동하며 '인민 호날두'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던 축구선수 한광성이 최근 북한에 돌아간 것으로 추정된다. 한때 세계적인 구단 유벤투스에 입단했던 그의 행방이 묘연해지면서 미국 현지 언론이 나서 행적을 뒤쫓기도 했는데, 지난달 북·중 국경이 개방될 당시 귀국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북한 스포츠 전문가 마르코 바고치는 "이탈리아에 있는 한광성의 절친과 최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그가 8월 중순 떠났다고 확인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한광성의 페이스북 메신저 계정이 8월 중순부터 사용 불가능한 상태로 폐쇄됐다"고 덧붙였다.

북한 축구선수 한광성. [이미지출처=Transfermarkt]

또 다른 소식통은 "한광성이 지난달 중순 중국 베이징으로 이동한 뒤 북한 주민들과 함께 북한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코로나19 이후 봉쇄됐던 북한의 국경이 서서히 개방되면서, 지난달 22일 북한 고려항공 여객기가 베이징에서 북한 주민 200여명을 태우고 돌아간 바 있다. 한광성도 이때 귀국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축구 국가대표팀을 지도했던 요른 안데르센 감독 등 한광성의 지인들에 따르면 그가 마지막으로 거주했던 장소는 이탈리아다. 다만 한광성은 지난해를 끝으로, 주변 사람들과 연락을 단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말 개최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한광성이 출전할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대회 조직위원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선수단 명단에 그가 포함되진 않았다. 북한 당국이 해외 파견 이후 복귀한 노동자, 공무원 등에 대해 수개월간 강도 높은 사상교육을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한광성은 국제대회에 등장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대북 제재에 발목 잡힌 '인민 호날두'

북한 축구선수 한광성. [이미지출처=칼리아리 칼초]

한광성은 1998년생으로, 2013년 김정은 당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엘리트 축구선수 육성을 목표로 설립했던 평양 국제축구학교 출신이다. '스포츠'를 중시하는 김 위원장과 당국의 지원으로 유학길에 오른 그는 2017년 이탈리아 1부리그 세리에A 칼리아리 칼초 유소년 구단에 입단했고, 프로 승격 이후 정식 데뷔전을 치르자마자 일주일 만에 득점포를 가동했다.

'인민 호날두'라는 별명을 얻으면서 축구팬의 이목을 끈 한광성은 2019년 평양에서 29년 만에 열린 남북 축구경기에서 빠른 드리블을 선보이며 다시 한 번 주목받기도 했다. 특히 세계적인 명문 구단 유벤투스로 깜짝 이적하면서 커리어의 정점을 찍기도 했지만, 불과 일주일 만에 카타르 축구리그 알두하일SC로 팔려 가며 서서히 잊혔다.

한광성의 활약 때마다 발목을 잡은 것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따른 대북 제재였다. 2021년 5월 카타르에서 추방된 뒤 행방이 묘연해진 그의 행적을 추적해온 미 CNN은 지난 7월 "한광성은 어떤 경우라도 북한에 돈을 송금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문서에 서명했지만, 이를 어기고 매달 8만 파운드(약 1억3000만원)를 북한으로 불법 송금했다"고 전했다.

제재 명단에 이름을 올려 카타르에서 추방됐던 그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이탈리아에서 머물다가 국경이 열린 직후 중국을 통해 북한으로 귀국한 것으로 추정된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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