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프트 지켜본 '2504안타 레전드'의 조언 "후회 없이 열심히 부딪혀보길" [2024 신인지명]
(엑스포츠뉴스 소공동, 유준상 기자) 2년 연속으로 신인 드래프트 현장에 통산 최다안타 1위 기록을 보유 중인 'KBO 레전드'가 등장했다. 예능 프로그램 출연과 해설 활동으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박용택 KBSN스포츠 해설위원이 그 주인공이다.
박 위원은 지난해 9월 15일 서울 소공동의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된 2023 KBO 신인드래프트 현장을 방문했다. 당시 JTBC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에 출연했던 동의대 포수 윤준호(두산 베어스·5라운드) 등 후배들의 지명을 축하했다. 1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2024 KBO 신인드래프트가 14일 같은 장소에서 진행됐고, 올해도 어김없이 박 위원의 발걸음은 행사장으로 향했다.
지난해 '최강야구'에서 선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춘 윤준호와 단국대 내야수 류현인(KT 위즈·7라운드)이 프로 구단으로 향하게 됐다면, 올핸 송원대 좌완투수 정현수(롯데 자이언츠·2라운드)를 비롯해 연천 미라클 내야수 황영묵(한화 이글스·4라운드), 성균관대 내야수 고영우(키움 히어로즈·4라운드)까지 세 선수의 이름이 호명됐다. 드래프트 전후로 선수들과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눈 박용택 해설위원은 그 누구보다도 이들의 지명을 기뻐했다.
사실 이번 드래프트에는 '최강 몬스터즈' 소속이 아니더라도 상대 팀으로 출연했던 선수들이 대거 호명됐다. 방송에 나올 기회가 흔치 않은 만큼 이들 입장에서는 상대 팀 소속으로 경기에 나서면서 일반 대중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알릴 수 있었다. 프로그램을 꾸준히 시청했던 야구팬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이름이 꽤 많았던 이유다.
행사 종료 후 만난 박 위원은 "(이번에 지명된) 110명 중에서 한 4~50명 정도를 아는 것 같다"라며 "'내가 스카우트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특히 앞쪽에 뽑힌 선수들은 거의 다 아는 친구들이지 않나. 순번을 따지기는 어렵지만, 각 팀들이 팀에 필요한 선수보다는 그냥 잘하는 순서대로 상위 라운드에서 잘 데리고 간 것 같다. 눈에 띄는 투수들이 좀 많았던 것 같고, 한 20명 정도가 그랬던 것 같다. 또 각 팀들이 뒤에서 야수들도 많이 뽑았다"고 드래프트를 총평했다.
드래프트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프로 입성을 확정지은 '11라운드 110순위' 충암고 변건우(SSG 랜더스)도 박 위원이 상대해본 투수 중 한 명으로, 관심있게 지켜보는 선수이기도 하다. 박 위원은 "(드래프트가 진행되면서) 머릿속에 잠시 잊고 있었는데, '얘가 이때까지 안 뽑혔다고?' 약간 이런 생각이 들더라. 멘털이 약간 흔들린 부분이 있었던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좋게 보는 선수다. 어쩌면 몇 년 안에 뭔가 일이 터질 수도 있을 것 같다"라며 "그냥 좋다. 구위가 좋고 성실하다"고 자신의 의견을 전했다.
이후 '최강야구' 멤버들이자 후배들을 한 명씩 언급한 박용택 위원은 "(정)현수는 3라운드 아니면 4라운드라고 생각했는데, 최근에 여기저기서 (정현수의 상위 라운드 지명 가능성에 대한) 얘기가 막 흘러나오더라. 그래서 2라운드 안에 무조건 들겠다고 생각했다"라며 "현수에게는 항상 '지명은 되는 것이고, 순번은 중요하지 않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박 위원은 후배의 활약을 기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해야 하는 후배에 대해 우려하는 마음도 있다. 그는 "솔직히 말해서 현수에게 '공 좀 적게 던지라'고 했다. 대학에서 많이 던지고 프로그램에 와서 그렇게 또 던진다"라며 "내가 연습 좀 나오지 말라고 해도 연습도 맨날 하고 훈련도 많이 나온다"고 정현수를 걱정했다.
'최강야구'에서 '일일 알바생'으로 출연했다가 고정으로 자리잡은 고영우 역시 선배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는 선수 중 한 명이다. 박용택 위원은 "(고)영우는 진짜 수비 하나는 어디다 갖다 놔도 백업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선수다"라고 칭찬한 뒤 "워낙 성실하다. 말도 못하게 좀 오버스럽게 성실한데, 우리 스타일은 아니다"고 미소 지었다.
한화의 선택을 받은 황영묵은 충분히 경쟁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게 박 위원의 예상이다. 황영묵은 독립야구단 연천 미라클과 '최강야구'를 오가며 빠듯한 일정을 소화한 가운데서도 결과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보이며 상위 라운드에서 프로 입성을 확정했다. 팀 내 젊은 야수들과의 경쟁에서 이겨내야 비로소 주전으로 발돋움할 수 있지만, 벌써부터 '즉시전력감'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황영묵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
박용택 위원은 "영우와 마찬가지로 (황)영묵이도 수비적으로 안정감 있는 선수다. 그리고 영묵이는 타격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라며 "(기존 선수들과) 붙어보면 그 선수들과도 붙을 만할 것이고, 경쟁할 만할 것이다. 그런 친구들과 같이 섞여서 좋은 경쟁을 할 것 같다"고 경쟁을 펼쳐야 하는 황영묵에 대해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박 위원은 세 선수를 포함해 올해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110명의 선수들에 대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그는 "결국 들어오는 데는 순번이 있어도 주전이 되고 슈퍼스타가 되고 좋은 야구선수가 되는 건 정말 순번이 없는 것이다"라며 "프로 팀의 유니폼을 입는다는 것 자체가 참 영광스러운 일이고, 이 친구들이 아프지 말고 정말 후회 없이 그냥 열심히 한 번 부딪혔으면 좋겠다. 그래서 정말 1년 있다가 은퇴하든 2년, 3년 있다가 관두든 자신이 후회 없이 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해봤으면 좋겠다"고 후배들을 응원했다.
사진=소공동, 유준상 기자, 박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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