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하면 책임질 테니 아시안컵 보고 평가해달라" 클린스만 감독의 설득력 없는 요청

조효종 기자 2023. 9. 15.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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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의 방법으로 노력해 성적을 내야 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이 불안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

당초 유럽에 남을 예정이었던 클린스만 감독은 계획을 바꿔 선수단과 함께 귀국을 결정했다.

부임 당시부터 아시안컵 우승을 외쳤던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이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질타보다 응원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대표팀 업무에 충분히 매진하고 있다고 말은 하는데, 팬들은 K리그 경기장보다 'ESPN' 방송이나 유럽에서 진행된 행사에 등장한 감독을 더 자주 목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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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인천] 조효종 기자= 최선의 방법으로 노력해 성적을 내야 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이 불안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


14일 오후 9월 유럽 원정 A매치를 마친 대표팀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당초 유럽에 남을 예정이었던 클린스만 감독은 계획을 바꿔 선수단과 함께 귀국을 결정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최근 여러 논란에 시달렸다. 부임 당시 한국에 머무를 거라고 공언했던 것과 달리 해외 체류 기간이 길었다. 그 사이 자택이 있는 미국에서 원격 근무를 실시했고, 동시에 방송 출연 등 활발한 외부 일정도 소화했다. 이번 A매치 기간 도중에는 경기력과 결과 모두 좋지 않던 상황에 '레전드 매치' 참석 여부를 두고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했다. 갖은 논란이 이어지면서 대한축구협회(KFA)와 논의 끝에 소집 해산 이후 일단 한국으로 향하기로 했다. 출국한지 약 6주 만이었다.


한국에 돌아오긴 했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여전히 몇몇 논란이 발생하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여러분이 들어오라고 하지 않았나"라고 속뜻이 담긴 듯한 농담을 던진 뒤 친선경기 후 귀국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이 이전엔 안 해본 경험이라고 했다. 상대팀 선수 유니폼을 요청한 것이 사욕을 챙긴 것도 아닌데 왜 이슈가 된 것인지도 의아해했다. "사실 아들이 아니라 아들 소속팀 물리치료사(웨일스인)의 요청이었다", "유니폼은 이미 우리 집에 많다"는 말을 덧붙였다.


대표팀을 향한 팬들과 미디어의 비판을 '흔들기'로 여기고 있다. 부임 당시부터 아시안컵 우승을 외쳤던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이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질타보다 응원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대회를 보고 평가해도 늦지 않으니 "실패하면 그때 비판하거나 감독을 자르면 된다"고 말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서형권 기자

그러나 아시안컵은 모험하듯 덮어두고 지켜볼 대회가 아니다. 한국은 아시안컵 우승에 굶주려있다. 늘 아시아 강호 중 한 팀으로 꼽히면서도 정작 아시아 정상에 오르지 못한지 오래됐다. 마지막 우승이 63년 전이다. 특히 내년 초에 열릴 카타르 대회는 우승에 도전할 적기로 꼽힌다.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포진한 현재 대표팀 전력은 오랜 염원을 풀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대회를 망칠 경우, 감독은 다른 인터뷰에서도 언급한 대로 '다른 감독 찾으라'고 하고 떠나면 되겠지만, 한국 축구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게 된다.


확신을 갖고 정상 탈환에 도전해야 하는 시기에 기대감보다 불안감이 커지는 원인은 감독에게 있다. 감독의 행동 하나하나가 팬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대표팀 업무에 충분히 매진하고 있다고 말은 하는데, 팬들은 K리그 경기장보다 'ESPN' 방송이나 유럽에서 진행된 행사에 등장한 감독을 더 자주 목격한다. 국제적인 무대에서 한국 대표팀을 위해 일한다는 것도 썩 미덥지 않다. 유럽축구연맹(UEFA) 자문 위원이나 토트넘홋스퍼 레전드로 나서는 모습이 더 익숙하다.


팀을 새로 만드는 시기에 단순히 결과가 안 나온다고 비판받는 것이 아니다. 성적은 숱한 문제 중 하나일 뿐이다. 중간 과정이 조금 삐걱거려도 방향성이 납득할 만하면 클린스만 감독의 요청 대로 시간을 갖고 지켜볼 수 있다. 한국 축구가 전임 감독 체제에서 이미 체득한 바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장 안팎에서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꾸준히 공격 축구를 선호한다고 밝혔는데 공격수 숫자를 늘리고 손흥민에게 자유도를 주는 것 외에 구체적인 방법론을 찾기 어렵다. 성적표도 지금껏 6경기 5득점이다.


무엇을 보고 믿어야 할지를 제시하지 못했으니 '아시안컵에서 보여줄 테니 일단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해달라'는 요청에는 설득력이 없다. 귀국 인터뷰에서도 클린스만 감독이 제시한 근거는 '내가 선수로, 감독으로 메이저 대회에 나간 경험이 많다'였고, 방법은 '손흥민과 김민재, 이강인, 황희찬 같은 선수들이 건강해야 한다"뿐이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서형권 기자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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