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서야 가습기살균제 사건 재발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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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은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같은 비(非)감염성 질환, 즉 환경성 혹은 직업성 질환에 대비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기로 했다.
이를 위해 비감염성 건강위해 요인을 모니터링하고 조기 대응하기 위한 실시간 신고·감시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와 더불어 질병관리청은 국회와 협력해 원인불명 비감염성 질환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조사, 감시하고 연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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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이영호 기자]
질병관리청은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같은 비(非)감염성 질환, 즉 환경성 혹은 직업성 질환에 대비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기로 했다.
이를 위해 비감염성 건강위해 요인을 모니터링하고 조기 대응하기 위한 실시간 신고·감시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질병관리청은 이런 '건강위해 통합정보관리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한 일련의 연구용역 사업을 2021년 10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진행한 데 이어 이를 바탕으로 내년 예산으로 7억3천500만원을 확보해 본격적으로 시스템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질병관리청은 국회와 협력해 원인불명 비감염성 질환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조사, 감시하고 연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하기로 했다.
현재 국회에는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 대표 발의로 '건강위해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상정돼 심의 중이다.
현재 감염병예방법에 원인불명의 질환이 생겼을 때 질병관리청이 역학조사를 할 수 있게 돼 있지만, 보다 명확한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서이다.
가습기살균제 사태는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급성호흡부전 환자들이 잇따라 병원에 입원하는 일이 벌어졌다. 대부분 영유아나 임산부, 혹은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 등이었다. 이들은 원인불명의 폐 손상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당국이 역학조사를 한 결과 환자들이 가습기살균제를 자주 사용한 것을 발견했다. 흡입독성 실험을 해보고, 가습기살균제가 환자들에게서 발생한 폐 섬유화의 원인임을 밝혀냈다.
1994년부터 시중에 유통된 가습기살균제는 유공(SK케미칼의 전신)을 비롯해 옥시와 애경산업 등 생활용품 기업들이 잇달아 제품을 내놓고, 대형 할인점들도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면서 시장이 커졌다.
가습기살균제 살균 성분은 정부의 유해성 심사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흡입독성 평가를 거치지 않으면서 정부의 감시에서 벗어난 채 소비자들에게 팔려나갔고, 무려 20년 가까이 판매돼 문제가 불거진 뒤에야 중단됐다.
처음 수십 명으로 시작됐던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의 규모는 조사를 거듭하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2023년 7월 현재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는 총 5천41명으로 늘었다.
살아남은 이들도 폐 섬유화뿐만 아니라 폐렴, 천식 등 각종 폐 질환을 앓으며 고통받았다. 일부는 호흡기를 낀 채로 살고 있고, 우울증과 공황장애 등 각종 정신적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정부는 2011년 사태가 터지고서도 법적 근거 미비와 부처 간 업무 영역 등을 이유로 대처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다가 정부는 2014년 3월에야 처음으로 공식 피해 판정을 내리고 피해 구제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국회는 5년여가 지난 2017년이 돼서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지원 방안 등을 담은 '가습기살균제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법'을 통과시키는 등 한참 더 늦었다.
특별법은 피해자들에게 요양급여와 구제급여를 지급하고, 구제급여 대상 기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지원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피해자를 위해 특별구제계정을 설치해 운영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사진=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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