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기 주담대 판매 금지 아니지만...은행권 재개 ‘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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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판매 재개 문제를 놓고 당국의 눈치를 보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50년 만기 주담대 판매를 중단한 하나·농협·기업·경남은행 가운데 아직 판매를 재개한 은행은 없다.
하나은행은 금융당국의 50년 만기 주담대 제도개선 발표 다음날인 전날부터 판매를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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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중단한 은행들, 중단 고수...재개 계획 없어
은행권, 대출 금지 아니지만 “판매 재개 부담 크다”
“판매를 금지한 것은 아니지만, 당국의 스탠스가…” (은행 관계자)
은행권이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판매 재개 문제를 놓고 당국의 눈치를 보고 있다. 당국이 판매 자체를 금지한 것은 아니지만 판매 행태를 질타한 데 이어 명확한 판매 기준도 없어 판매를 재개하기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50년 만기 주담대 판매를 중단한 하나·농협·기업·경남은행 가운데 아직 판매를 재개한 은행은 없다. 해당 은행들은 당분간 판매 중단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농협은행은 이들 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판매 중단을 결정한 곳이다. 농협은행은 당초 계획한 2조원의 한도 소진을 이유로 지난달 말부터 50년 만기 주담대를 취급하지 않고 있다. 농협은행 측은 당장 판매 재개 계획은 없으며 일단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기업은행은 이달 6일부터 취급을 중단했다. 기업은행 측은 당국의 제도개선 사항을 적극 반영할 계획이지만 현재 판매 중단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나은행은 금융당국의 50년 만기 주담대 제도개선 발표 다음날인 전날부터 판매를 중단했다. 하나은행 측도 판매 중단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경남은행은 지난달 25일부터 50년 만기 주담대 신청을 받지 않고 있다. 그나마 경남은행 측은 50년 만기 주담대와 관련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판매 재개를 검토해 보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13일 50년 만기 주담대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우회수단으로 활용되면서 7~8월 가계대출 증가를 주도한 것으로 발표했다. 이에 DSR 산정 시 만기 50년 대신 40년을 적용하도록 행정 지도에 나섰다.
그러면서 당국은 50년 만기 주담대를 취급한 은행들의 대출 행태를 질타했다. 차주의 상환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대출을 남발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은행의 50년 만기 주담대 취급을 금지하지 않지만 차주의 상환 능력을 세심히 따져 갚을 수 있는 이들에게만 대출을 내주도록 주문했다.
은행들은 당국의 질타가 나오는 상황에서 대출을 재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은행 한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대출을 재개하기는 쉽지 않다”며 “금융당국이 50년 만기 주담대를 가계대출 증가의 주범으로 지목하는 상황에서 대출 심사를 강화한다고 해도 부담이 된다”고 토로했다.
당장 대출을 재개하기에 차주의 상환 능력을 판단할 기준이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당국이 차주의 상환능력이 충분하다고 볼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지 않은 만큼 판매 재개는 현재 무리”라며 “금감원과 협의를 통해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재개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령 제한 조건 아래 50년 만기 주담대를 취급하는 은행들도 당분간 연령 제한을 유지하겠다는 반응이다.
연령 제한을 두고 있는 은행 관계자는 “당분간 연령 제한을 유지한다”며 “당국이 연령과 관계없이 상환 능력이 있는 차주는 50년 만기 주담대를 공급하도록 발표했지만 당장 은행이 판단해 대출을 취급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과 금감원의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대출 취급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다만 당국은 장기적으로 은행들이 일률적으로 제시하는 기준에 따라 대출을 취급하는 한계를 넘어서 상담을 통해 차주별 상환 능력을 판단하고 대출을 취급하는 관행이 자리잡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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