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후분양, 트렌드인가, 무리수인가

송금종 2023. 9. 1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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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이 후분양 단지를 늘리고 있다.

후분양 단지는 공정률이 60~80% 이상 진행된 시점에 분양하는 단지다.

1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올 하반기에만 부산·서울·경기 광명·인천 송도에서 후분양 단지 4곳을 공급한다.

주택 공급업자들이 후분양에 눈을 돌리는 이유는 최근 논란이 된 부실 시공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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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 사진=송금종 기자 

건설사들이 후분양 단지를 늘리고 있다. 후분양 단지는 공정률이 60~80% 이상 진행된 시점에 분양하는 단지다.

1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올 하반기에만 부산·서울·경기 광명·인천 송도에서 후분양 단지 4곳을 공급한다.

4곳 중 가장 먼저 분양을 시작한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는 선방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401세대를 공급하는데 5626건이 접수됐다.

1순위 경쟁률은 최대 17.68이다.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신용 더리버’도 84㎡A 타입 1순위 경쟁률이 80대 1을 기록할 만큼 흥행했다.

DL이앤씨는 이달 경기 화성 동탄2택지개발지구에 ‘동탄레이크파크 자연 앤 e편한세상’을 분양한다. 삼성물산은 10월 중 신반포15차를 재건축한 ‘래미안 원펜타스’를 공급한다.

주택 공급업자들이 후분양에 눈을 돌리는 이유는 최근 논란이 된 부실 시공 때문으로 보인다. 선분양과 달리 후분양은 거의 완성된 집을 보고 청약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수요자 입장에선 부실 위험이 적다.

공급자 입장에선 대신 초기 사업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자재비나 이자 등을 분양가에 반영해 부담을 더는 구조다. 

후분양이 많은 이유는 최근 부동산 경기와도 연관이 깊다. 경기가 나쁘면 미분양 위험이 크니 분양시기를 늦추는 것이다. 서울 수도권은 최근 시장이 회복 기운을 보이고 있지만, 지방은 이에 못 미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7월 전국에 공급된 일반물량은 9872세대다. 여기에 1순위 청약통장이 9만2329건이 접수되며 평균 9.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수도권에서 공급된 9개 단지 중 일반물량보다 1순위 청약자 수가 적어 미달된 곳은 1곳에 그쳤다.

비수도권 지역은 13개 단지 중 6개 단지에서 1순위 경쟁률이 1대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도 심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7407채로 지난해 말(6226채) 대비 20% 가까이 증가했다.
부영 부산신항 마린 애시앙. 

실제 후분양이 흥행사례만 있는 건 아니다.

부영주택이 시공하는 ‘부산신항 마린 애시앙’은 전 세대가 미분양이다. 부영은 ‘줍줍’(미계약 잔여세대)을 누리는 이들을 위해 선착순 공급을 하고 있다.

동부건설이 지난달 분양한 ‘용인센트레빌그리니에’도 1순위 기준으로 22개 평형 중 18개 평형이 지원미달이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 시기는 조합 등 발주처 니즈에 따라 좌지우지 되는데, 시장이 나쁠 땐 시기를 미루기도 한다”라며 “건설사가 적정시기를 제안하는데 발주처가 수용하지 못하면 조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사를 하고 있는데 분양을 안 하는 건 시공사가 외상으로 공사하는 것”이라며 “기간 내 발생하는 이자 비용은 분양가격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금 후분양이 많은 건 최근 1,2년 사이 주택시장이 나쁜 것과 맞물린 결과라고 보면 된다”라며 “수도권은 상관없지만 지방은 한 번 미분양이 생기면 돌이킬 수 없다”고 진단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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