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가 뭐길래…"소수야당 국회에 발 못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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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정의당·노동당·녹색당·진보당 등 군소 야당들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장 앞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피켓을 들고 농성을 벌이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는 군소 정당에는 여러모로 불리한 제도인 셈이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김진표 국회의장이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에 소선거구제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9월 21일 본회의 합의처리를 요구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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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위성정당, 각 당이 안 만들면 된다"
'병립형 회귀는 촛불에 대한 배신'
'비례성, 대표성 파괴하는 병립형 권역별 비례대표제 개악 중단하라'
14일 오전, 정의당·노동당·녹색당·진보당 등 군소 야당들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장 앞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피켓을 들고 농성을 벌이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이들은 국회 로텐더홀 앞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자회견에서 "병립형 비례대표제로의 회귀는 정치 개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병립형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대체 뭐길래 군소 야당들로 하여금 국회에서 피켓을 들게 한 것일까.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 대체 뭐길래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는 대체 뭘까. 전국을 3~6개 권역으로 쪼개고, 그 권역 안에서 정당 득표율에 따라 47석의 비례대표를 나눠 갖는 제도다. 지난 20대 국회서 합의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전체의석이 정당득표율에 따라 배분되고 지역구 선거 결과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수가 조정되는 제도인데 이를 병립형으로 되돌릴 경우 군소 정당의 의석 수는 줄어들 여지가 크다. 또 전국 단위에서 권역별로의 변화 역시 군소 정당에게 돌아가는 의석을 줄인다.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는 군소 정당에는 여러모로 불리한 제도인 셈이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정의당뿐만 아니라 이제는 제3정당이 국회 안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만드는 그런 제도"라고 평가하며 "20대 국회의 개혁공조 성과 자체도 짓밟는 결과"라고 했다.
정의당은 거대 양당이 밀실에서 이같은 '선거제도 개악'을 꾀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김진표 국회의장이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에 소선거구제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9월 21일 본회의 합의처리를 요구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공식적인 선거제 개편 논의 기구인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개점휴업 상태로 내버려두고 거대 양당이 '2+2 밀실협상'을 통해 병립형 비례대표제의 회귀를 꾀했고, 김 의장 역시 이를 용인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 대표도 "(국회)의장님께서도 평소에 비례성 있는 선거제도의 개혁을 계속 주장을 해오셨던 것에 대한 진심을 믿어 의심치를 않는데, 양당 합의를 만들어내려면 두 당이 서로 좋아하는 거 그것으로 합의를 할 수밖에 없지 않냐 이런 후퇴된 입장을 가지신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든다"고 했다.
위성정당 문제 어떻게 풀까
군소 야당들은 기존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 제도는 지난 총선에서 위성정당 난립 등의 문제를 야기한 만큼 선거제 개편이 필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위성정당은 각 당이 안 만들면 된다"며 "그리고 그것에 대해서 서로 의심을 하고 저쪽이 만들면 우리는 어떻게 하지 이런 것들 때문에 저희들이 위성정당 방지법안을 국회에 제출을 했다. 이 법안은 다루지를 않고 병립형으로 회귀하면서 그게 위성정당 때문이다, 이렇게 얘기하는 것은 정말 기존의 병립형으로 돌아가서 거대 양당 자기 의석 챙기기 명분 삼기 이상으로밖에는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병립형 비례대표제로의 회귀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 내에서는 병립형 회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민주당 역시 이날 이소영 원내대변인이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병립형 회귀는 민주당의 입장이 아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군소 야당들 입장에서는 그나마 민주당이 '대화가 통하는 상대'인 셈이다. 군소 야 4당이 민주당 의총장 앞에서 농성을 벌인 이유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에서는 기존의 어떤 생각들을 일관되게 얘기를 해 오셨기 때문에 그쪽 입장은 더 확인해 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민주당이 진짜 그런 생각(병립형 회귀)을 갖고 있냐 이 입장을 밝혀야 되는 타이밍"이라고 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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