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배럴당 90달러 돌파...인플레 우려 부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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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에 이어 미국 내 원유 가격의 지표가 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했다.
최근 원유 공급 부족 우려가 한층 부각되면서 유가 상승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유가 상승세는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연장 등으로 원유 공급 부족 우려가 부각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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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에 이어 미국 내 원유 가격의 지표가 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했다. 최근 원유 공급 부족 우려가 한층 부각되면서 유가 상승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러한 상승세는 인플레이션을 재차 부추겨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장기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통화정책 변수로도 떠오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64달러(1.85%) 상승한 배럴당 90.16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작년 11월7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WTI 가격이 종가 기준으로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선 것 역시 작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같은날 런던 ICE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역시 1.82달러(2%) 오른 배럴당 93.70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유가 상승세는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연장 등으로 원유 공급 부족 우려가 부각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전날 국제에너지기구(IEA)는 4분기까지 상당한 공급 부족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이러한 우려를 한층 부추겼다. 여기에 앞서 OPEC 회원국인 리비아의 대홍수로 원유 수출에 일부 타격이 있을 것이란 전망도 유가 상승 압박으로 작용했다.
SIA 웰스 매니지먼트의 콜린 시에진스키 시장 전략가는 마켓워치에 "(원유) 수요가 잠재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시장이) 공급 이슈에 더 많이 반응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에너지 안보 전문가인 벤 케이힐 선임 연구원 역시 "상당한 공급 부족으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최근 단기 전망 보고서에서 이러한 공급 부족을 이유로 4분기 브렌트유 가격 전망을 기존 배럴당 86달러에서 93달러로 상향하기도 했다. 월가에서는 유럽과 중국의 경제 지표가 개선될 경우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쉽게 뛰어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이러한 유가 상승세는 휘발유, 디젤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도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전날 공개된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휘발유값 상승 여파로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해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같은 기간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4.3% 올라 둔화세를 이어간 것과 대조적이다.
이날 공개된 미국의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에서도 이러한 여파는 고스란히 확인됐다. 8월 PPI는 전월 대비 0.7%, 전년 동월 대비 1.6% 상승해 월가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다. 같은 날 미국의 8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6% 증가하며 월가 예상을 웃돈 배경으로도 기름값 상승이 손꼽혔다.
현재 시장에서는 유가발 인플레이션이 긴축 막바지에 들어선 Fed의 통화정책 경로에 어떤 여파를 미칠지 주시하고 있다. 에너지 가격은 Fed가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에는 포함되진 않지만 직간접적으로 경제 전 분야의 비용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당장 다음주 예정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금리 동결 전망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지만, 유가 상승세가 장기화할 경우 추가 긴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Fed는 오는 19~20일 FOMC에서 5.25~5.5%인 현 금리를 유지하는 한편, 점도표와 기자회견을 통해 매파적인 메시지를 내비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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