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변호사들 ③] 로펌 공익활동의 진정성, 지속성 담보될 때 배가 된다

급식 봉사부터 홈리스법률상담, 위기 청소년 지원 사업까지…로펌들, 다양한 공익 활동 나서
법조계 "공익사업 대부분, 중장기적 사안이기에 지속성 중요…대형 로펌들 앞장 서야"
"로펌별 전문성 있는 분야 살려 공익활동 진행하면 시너지 효과…중소형 로펌도 적극 참여해야"
"법조계 전반에 공익활동 장려하는 문화 정착되면…사법체계 전반에 대한 신뢰 높아질 것"

법무법인 지평은 매월 첫 째주 토요일, 서대문구 연희동에 위치한 '빵 만드는 사람들 공동체'에서 주관하는 제빵 봉사에 참여해 독거 어르신 및 대림동 탈북민, 그리고 노숙인들에게 나눠줄 빵 200여 개를 만들고 포장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법무법인 지평

공익사업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하는 대형 로펌들의 진정성은 지속성이 담보될 때 더욱 배가된다. 중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소외된 이웃들을 보듬을 때 ‘보여주기식 면피용’이라는 오해는 불식되고 공감의 수위는 한층 더 높아진다. 전문가들은 로펌별로 전문성 있는 분야를 살려 진행한다면 더욱 큰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했다.

15일 데일리안이 취합한 국내 10대 로펌의 사회공익사업 현황에 따르면 일부 로펌들은 사업의 연속성을 위해 매주 혹은 매월마다 날을 지정하고, 공익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무료급식봉사부터 홈리스법률상담, 위기 청소년 지원 사업 등 종류도 다양하다.

법무법인 지평은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매 달마다 서울특별시립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에서 주관하는 무료급식봉사 활동에 참여해 200명의 노숙인들을 대상으로 급식 배식 및 설거지 업무를 맡았다. 지난 2월, 3월, 4월엔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빵 만드는 사람들 공동체'와 함께 소외계층을 위한 빵 만들기 활동도 진행했다.

법무법인 동인은 공익위원회를 통해 화우공익재단과 함께 매주 금요일 홈리스법률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홈리스 명의도용 피해 관련 소송을 제기하는 등 홈리스 분야에서 활발한 공익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위원회의 도움을 받은 동자동사랑방 측은 "두 단체가 환경위생 개선 사업을 해줬다. 바퀴벌레가 줄어 주민들이 크게 만족해하고 있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법무법인 세종 역시 지난 2014년 사단법인 '나눔과 이음'을 설립해 '소외와 차별이 없는 사회를 만들자'는 이념을 모토로 공익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매주 금요일 저녁마다 위기 청소년을 발굴하고, 자원을 연계하기 위해 청소년 밀집지역에서 청소년을 만나는 '학교 밖 청소년 아웃리치' 프로그램은 주목할 만한 활동이다. '배움인턴십' 이라는 프로그램에 학교 밖 청소년을 투입시켜 매월 저소득층 노인들을 위한 무료급식봉사 행사도 주최하고 있다.

법무법인 세종은 매월 배움인턴십 사업을 통해 저소득층 노인들을 돕고 있다. 배움인턴십은 코로나로 인해 일자리를 잃고 사회에서 고립되어 가는 것을 막기 위해 청소년들에게 사회활동에 참여하도록 제안하고 활동비를 지급하는 사업이다 ⓒ법무법인 세종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 출신 이헌 변호사는 "요즘 대형 로펌들은 탈북자, 다문화 가정을 대상으로 한 무료 법률 상담뿐만 아니라 기후 문제 등 다양한 종류의 공익사업을 하고 있다. 이같은 활동들은 중장기적인 문제이기에 지속적으로 해야한다"며 "아울러 일반 변호사들이나 일선 기관에서 하기에는 단발적일 수도 있기에 대형로펌들이 앞장서주면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변호사는 "정부와 함께 사업을 진행했다가 부작용이 발생했던 경우가 많기에 당장 협업하기는 힘들 것이다. 또 공익사업을 확장하기에는 비용의 문제 때문에 한계에 봉착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현재 로펌들끼리 연계해 공익사업을 진행할 수가 있다. 이처럼 각 로펌별 전문성이 있는 분야를 살려 공익 활동을 진행한다면 사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형 로펌뿐만 아니라 중소형 로펌까지 공익사업에 적극 나선다면 굉장히 바람직할 것이다. 이와 별대로 개인 법률사무소를 운영중인 변호사들 역시 공익 활동에 적극 참여한다면 변호사의 직업윤리가 더 강화될 수 있는 측면에서도 좋을 것"이라며 "법조계 전반에 이같은 문화가 정착되면 사법 체계 전반에 대한 신뢰가 지금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욱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변호사들에게 공익 의무가 있어 연 20시간 공익 활동을 하도록 하고 있다. 이같은 규정의 근간은 '변호사는 상인이 아니다'라는 대법원 판례 때문인데, 그만큼 변호사는 준공인으로서 사회에 헌신과 의무를 다한다는 사명의식이 있는 직업이다"라며 "실제 일선에서 일하는 변호사들 다수가 사명의식을 갖고 일하며, 공익활동에 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