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알파 메일들의 자동차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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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1차 북·미 정상회담을 했다.
두 사람은 점심 식사 후 호텔 주변을 산책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호텔 앞에 주차된 미 대통령 전용차 '비스트(Beast)'로 안내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전용차를 자랑했을 때, 한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알파 메일(우두머리 수컷)'의 전형적 움직임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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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1차 북·미 정상회담을 했다. 두 사람은 점심 식사 후 호텔 주변을 산책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호텔 앞에 주차된 미 대통령 전용차 ‘비스트(Beast)’로 안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호원에게 비스트 뒷문을 열게 한 뒤 김 위원장에게 자동차를 자랑했다.
5년이 흘렀다. 이번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자신의 전용차를 자랑했다. 푸틴 대통령은 13일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도착한 김 위원장에게 전용차 ‘아우루스 세나트(Aurus Senat)’를 보여줬다. 김 위원장은 아우루스 뒷자리에 직접 앉아도 보고 차량의 특징을 묻기도 했다. 아우루스 세나트는 무게 7t, 전장이 7010㎜인 세계에서 가장 긴 방탄 리무진이다. 김 위원장은 가장 마초적이라고 평가받는 두 강대국 지도자에게 자동차 자랑을 들은 흔치 않은 경험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전용차를 자랑했을 때, 한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알파 메일(우두머리 수컷)’의 전형적 움직임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알파 메일(alpha male)은 동물 무리에서 가장 높은 계급과 서열을 가진 수컷을 의미한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 국무부 비밀문건에는 푸틴 대통령을 알파 메일이라고 표현하는 문구가 등장한다.
제인 구달 박사는 ‘도전을 용납하지 않는 서열에 대한 강렬한 욕망’을 우두머리 침팬지 수컷(알파 메일)의 특징으로 꼽은 바 있다. 고모부인 장성택을 처형하고 이복형인 김정남을 암살하고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오른다는 김정은은 푸틴이나 트럼프 못지않은 알파 메일이다. 심리학자들은 비싼 자동차를 과시하는 행동을 열등감의 발로라고 분석한다. 열등감이든 우월감이든 수컷의 본능이든 자기들끼리 모여 자동차 자랑을 하면 문제가 없다. 국제사회를 위기로 몰아넣고, 살상 무기를 거래하듯 주고받으니 세계의 골칫거리다.
남도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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