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60세 도입 10년’… 노조 있는 대기업 정규직에 혜택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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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을 60세로 법제화한 지 10년이 됐다.
정부는 2013년 정년 60세 법제화 당시 법률에 정년을 연장하는 기업 노사에 임금체계 개편을 의무화했으나 흐지부지됐다.
임 본부장은 "올해는 정년 연장 이슈가 현장의 파업 뇌관으로 작동하고 있다. 10년 전에 이뤄진 정년 60세 법제화의 상흔이 아직 아물지 않은 상황에서 법정 정년을 연장하는 건 취업하지 못한 청년에게 큰 좌절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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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임시·일용직… 질적 개선 미흡
경총 “연공형 임금체계 바뀌어야”
정년을 60세로 법제화한 지 10년이 됐다. 그동안 고령자의 경제활동 참여도는 높아졌다. 하지만 일자리의 상당수가 임시·일용직에 그쳐 질적 개선은 미흡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년 의무화로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늘고 ‘노동조합이 있는 대기업 정규직’에 혜택이 쏠리는 부작용도 나타났다. 최근 ‘정년 연장’을 요구하는 노동계 목소리가 커지자, 경영계는 ‘연공형 임금체계’를 먼저 손봐야 한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4일 ‘정년 60세 법제화 10년, 노동시장의 과제’ 보고서를 발표하고 한국의 30년 이상 장기근속 근로자 임금이 근속 1년 미만 근로자 임금보다 3배가량 많다고 밝혔다. 연공형 임금체계를 채택한 일본(2.3배)은 물론 독일(1.8배) 프랑스(1.6배) 등 유럽 주요국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한국 기업은 주로 근속연수에 비례해 임금이 올라가는 연공형 임금체계를 보편적으로 채택하고 있다. 법정 정년 연장으로 기업의 직·간접 인건비 부담이 커진 것이다.
정부는 2013년 정년 60세 법제화 당시 법률에 정년을 연장하는 기업 노사에 임금체계 개편을 의무화했으나 흐지부지됐다. ‘임금체계 개편 없는 정년 연장’에 그친 것이다. 임영태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임금체계 개편이 선행되지 않는 정년 연장 논의는 기업에 부담을 줄 것”이라며 “시대적 소명을 다한 산업화 시대의 연공급 임금체계를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경총은 ‘임금 연공성’이 높은 기업일수록 청년 고용 감소효과가 크다고 진단했다. “정년 연장으로 매년 1만~1만2000개의 청년층 일자리가 잠식될 수 있다”는 김대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의 추론을 덧붙였다. 정년 연장이 청년 일자리를 뺏게 되면 세대 갈등은 심화할 수 있다. ‘고학력, 남성, 300명 이상 기업, 공공부문, 노조가 있는 기업의 정규직’ 등의 일부 계층이 정년 연장 혜택을 더 누리면서 양극화를 낳는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정년 60세 의무화로 고령자 일자리는 늘었다. 고령자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013년 48.3%에서 지난해 53.1%로 4.8% 포인트 증가했다. 고용률은 47.4%에서 51.7%로 4.3% 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15세 이상 전체 인구의 경제활동참가율 증가 폭(2.2% 포인트)과 고용률 증가 폭(2.3% 포인트)보다 2배가량 높다. 다만 지난해 고령 취업자 중 상용직 비중은 35.1%로 15~54세 근로 연령층의 상용직 비중(65.6%)과 비교해 절반 수준에 그쳤다.
경영계는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과 노동시장 경직성을 완화하는 법·제도 정비를 먼저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임 본부장은 “올해는 정년 연장 이슈가 현장의 파업 뇌관으로 작동하고 있다. 10년 전에 이뤄진 정년 60세 법제화의 상흔이 아직 아물지 않은 상황에서 법정 정년을 연장하는 건 취업하지 못한 청년에게 큰 좌절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혜원 기자 ki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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