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수석 황준서 합류, 짱짱해진 한화 마운드
프로야구 ‘만년 꼴찌팀’ 한화 이글스가 투수 왕국으로 거듭나고 있다. 올 시즌 고교야구 최대어로 꼽히는 장충고 3학년 왼손 투수 황준서(18)까지 품에 안았다.
한화는 1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황준서를 뽑았다. 한화 손혁 단장은 “스카우트들이 황준서를 1년 내내 추천했다. 그만큼 모든 이들이 원하던 투수다. 잠재력도 크다”고 선발 이유를 설명했다.
올해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마산용마고 3학년 오른손 투수 장현석이 유력한 1순위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장현석이 지난달 미국 명문 LA 다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면서 전국 수석은 왼손 최대어로 평가받는 황준서가 차지했다. 황준서는 이날 1라운드에서 지명된 투수 9명 중 유일한 좌완이다.
1m87㎝의 큰 키를 자랑하는 황준서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정된 제구력이다. 왼손 투수인데도 공의 탄착군이 일정한 편이다. 직구 시속은 140㎞대 중반으로 강속구 투수는 아니지만, 커브와 스플리터, 슬라이더 등 다양한 변화구를 던질 줄 안다. 이로써 한화는 2022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 문동주를 시작으로 지난해 1순위 김서현, 올해 1순위 황준서를 잇달아 영입하면서 화려한 영건 진용을 갖췄다. 문동주는 올 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히고 있고, 김서현은 2군에서 착실히 선발투수 수업을 받고 있다. 황준서까지 합류하면 젊고 강력한 마운드를 구축할 수 있다.
손혁 단장은 “어린 선수들이 경쟁할 수 있는 구도가 만들어져 기쁘다. 또, 문동주는 오른손, 김서현은 스리쿼터, 황준서는 왼손으로 좌우 밸런스도 좋아 기대가 크다”고 설명했다.
2005년생인 황준서는 어릴 적 아버지와 함께 찾은 잠실구장에서 야구선수의 꿈을 키웠다.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배들을 보면서 “나도 저런 멋진 선수가 돼야겠다”고 다짐했다. 신인 드래프트 직후 만난 황준서는 “아직 믿기지 않는다. 손발이 다 떨릴 정도로 기쁘다”면서 “오늘 처음 입은 한화의 오렌지색 유니폼이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야구하는 8년 동안 고생을 많이 하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항상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했다.
2순위 지명권을 가진 두산 베어스는 인천고 투수 김택연을 뽑았다. 김택연은 시속 150㎞대 초반의 빠른 공과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지구력이 장점으로 꼽힌다. 최근 대만에서 끝난 제31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에선 6경기에 나와 2승, 평균자책점 0.88(16이닝 2자책점)을 기록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3순위로 경북고 투수 겸 타자 전미르를 지명했다. 전미르는 고교 시절 에이스 겸 중심타자로 활약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4순위 삼성 라이온즈는 장충고 투수 육선엽을, 5순위 NC 다이노스는 휘문고 투수 김휘건을 호명했다. 6순위 KIA 타이거즈와 7순위 KT 위즈는 강릉고 투수 조대현과 부산고 투수 원상현을 선택했다.
키움 히어로즈는 8, 9순위를 잇달아 뽑았다. 지난 7월 LG 트윈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8순위 지명권을 넘겨받은 키움은 서울고 투수 전준표를 선발했고, 9순위 카드로 장충고 투수 김윤하를 택했다. 마지막으로 10순위 SSG 랜더스는 유일하게 투수가 아닌 내야수 박지환(세광고)을 뽑았다. 총 1083명(고교 782명·대학교 196명·일반 5명)이 참가한 이번 신인 드래프트에선 모두 110명이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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