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소식에 1시간 일찍 출근”…기차 취소돼 급히 버스 예매도

김민정, 신진호, 위성욱, 박진호, 전익진 2023. 9. 1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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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 총파업 출정식이 14일 오후 서울역 3번 출구 인근에서 열리고 있다. 이들은 공공철도 확대와 4조 2교대 전면 확대, KTX 수서역 운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코레일은 파업에 따라 KTX와 새마을호, 무궁화호 등 여객열차와 화물열차를 20~60% 감축 운행에 들어갔다. [연합뉴스]

전국철도노동조합(이하 철도노조)이 14일 오전 9시부터 총파업에 들어갔다. 코레일은 파업 여파로 열차를 감축 운행했다. KTX 운행률은 평소의 76.4%였다. 중소도시를 연결하는 일반 여객열차(새마을호·무궁화호) 운행률은 평소의 68.1%로 떨어져, 이를 주로 이용하는 승객이 불편을 겪었다. 화물열차 운행률도 평소의 26.3%로 떨어졌다. 코레일은 수출입 화물과 산업 필수품 등 긴급 화물 위주로 화물열차를 투입했다.

오는 18일까지로 예정된 철도노조 파업은 2019년 11월 이후 4년 만이다. 철도노조는 ▶공공철도 확대 ▶4조 2교대 전면 확대 ▶KTX 수서역 운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코레일은 KTX 수서역 운행 등은 정부 정책 사항으로 노사 교섭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급작스러운 열차 운행 취소로 승객 불편이 불가피했다. 대전시 유성구에 사는 대학생 정모(21)씨는 “16일 서울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예매한 기차표가 취소돼 급히 버스를 예매했다”고 말했다. 부산역의 경우 KTX는 106회에서 74회로, 새마을호는 20회에서 16회, 무궁화호는 36회에서 25회로 운행이 줄었다. 사업차 매주 수도권을 찾는 우모(53)씨는 “앱으로 확인해 보니 파업 기간 부산에서 서울을 오가는 기차편 상당수가 운행 중지됐거나 매진됐다”며 “다른 이동수단을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인천 부평역에서 시민들이 열차를 기다리는 모습. [뉴스1]

파업 시작과 함께 수도권 전철 운행률도 평소의 83%로 떨어졌다. 파업 첫날 출근길 불편은 우려한 만큼 크지 않았지만 일부 열차의 지연 등으로 혼란이 빚어졌다. 지하철 1·2호선 환승역인 시청역에서 출근 시간에 1호선 열차가 지연됐다. 연착한 열차의 승객이 내리자마자 뛰어가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직장인 유모(37)씨는 “유연근무제를 활용해 오전 10시 출근인데, 파업 소식에 한 시간 일찍 나왔다”고 말했다. 파업 사실을 모른 채 나왔다가 어리둥절해하기도 했다. 서울 은평구에서 종로구로 출근하는 김모(41)씨는 “평소 4~5분이던 1호선 배차 간격이 10분이 넘어 의아했다가 파업을 한다는 전광판 공지를 보고서야 알았다”고 말했다.

파업이 이어질 18일까지 다른 교통수단을 알아보는 경우도 있었다. 직장이 시청 근처인 이유진(30)씨는 “퇴근길 상황을 보고 내일(15일)은 버스를 이용할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들은 별도 수송 대책을 마련했다. 경기도는 11개 노선에 예비차 98대를 증차하고, 필요할 경우 전세버스도 투입할 계획이다. 또 출근 시간에 광역버스 59대(80회 증회), 시내버스 18대(130회 증회)를 추가 배치한다. 인천시는 15·18일 출근 시간대에 지하철 7호선 상·하선 운행을 2회씩 증회하고, 경인선 주안·동암·부평역과 수인선 주요 환승역, 이용객이 많은 일부 역에 전세버스를 투입하기로 했다.

화물열차 운행은 크게 줄었다. 부산신항역과 경기도 의왕 오봉역을 오가는 화물열차는 평소 13회에서 이날 5회로 급감했다. 부산신항역 하루 운송량은 평균 1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가 넘는데, 이날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강원·충북 지역에 밀집한 시멘트업체는 납품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파업이 수출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비상 수송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김민정·신진호·위성욱·박진호·전익진 기자 kim.minjeong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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