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세계 1위 델타항공 이끄는 힘은 ‘사람이 먼저’ 철학”

허경구 2023. 9. 14.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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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초대석] 제프 무마우 델타 아태 부사장
제프 무마우 델타항공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사장이 지난 7일 서울 중구 소공로 더 플라자 호텔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현규 기자


최근 가장 주목받는 산업 중 하나는 항공산업이다. 코로나19 속에 가장 큰 타격을 입었던 항공업계는 엔데믹 이후 여객 수요가 폭발하면서 기적처럼 부활했다. 이 중에서도 가장 큰 관심을 받는 곳은 매출 규모 세계 1위인 델타항공이다. 지난해 505억 달러(약 67조165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경쟁사를 다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올해도 2분기에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3% 늘어난 155억8000만 달러(20조7214억원) 매출을 거뒀다.

델타항공의 성장이 주목받는 이유는 매출만은 아니다. 2005년만 하더라도 파산보호 신청을 하는 등 위기에 봉착했던 회사였는데, 기업문화와 복지 그리고 이익 공유 프로그램 등을 통해 업계 최고의 자리로 돌아왔다. 델타항공은 미 경제 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항공사’에 올랐고, 미국 직장 평가사이트 글래스도어에선 가장 일하기 좋은 항공사로 꼽혔다.

델타항공의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이끄는 제프 무마우(Jeff Moomaw) 부사장을 만나 항공시장 변화와 전망, 델타항공의 성장 동력 등을 물어봤다. 그는 18년간 델타항공에서 근무했다.

-올해 7월 아시아태평양 부사장으로 부임하면서 한국 중국 일본 등 사업 전략을 담당하게 됐는데.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서방에 비해 뒤늦게 하늘길이 열렸고, 최근에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시장이 회복되는 좋은 시기에 오게 돼 기대감이 크다.”

-향후 아태지역 사업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 예정인지.

“우리가 중시하는 건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여행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로컬에서 강점을 가진 항공사와 파트너십이 필요하다. 조인트벤처를 맺은 대한항공과 함께 시장을 공략할 것이다.”

-델타항공은 아태지역 지사를 한국에 설치한 이유는.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아시아 지역을 찾는 미국인들이 인천공항을 선호한다. 인천공항은 환승 시간이 4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연결성 측면에서 큰 강점이다. ‘K팝’ ‘K푸드’ 등 한국 문화가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점도 한몫했다. 다수의 한국기업이 미국 조지아주에 공장을 건설하는 등 경제적 이해관계도 깊어지고 있다. 한국은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큰 지역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국내 시장 공략 계획이 있다면.

사진= 최현규 기자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우선 미국 애틀란타공항에서 연결편에 환승할 때 짐을 찾지 않아도 되는 프로그램 도입을 시도 중이다. 애초 미국을 경유하거나 입국하는 승객의 경우 기착지 공항을 거칠 때 수화물을 찾아 세관을 통과하고 다시 보내야 했는데, 이 절차가 없어지는 것이다. 로스앤젤레스, 미니애폴리스, 하네다 등 주요 공항에서 델타 스카이클럽 라운지를 업그레이드했다. 고객이 중시하는 기내와이파이 서비스도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는 국내 편에서 무료 와이파이가 제공 중인데, 내년에는 국제선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대해 어떻게 보는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을 추진한 지 수년이 됐다. 두 회사의 합병은 고객을 위해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두 회사의 합병이 고객 경험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고객 경험을 강조했는데, 델타항공만의 목표가 있다면.

“전반적인 목표를 말씀드리면 다른 선호를 가진 고객에게 맞춤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델타항공은 승객을 위한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려고 노력 중이다. 국제선 이용객들이 안면인식 기술을 이용해 탑승 수속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디트로이트 공항에는 ‘평행 현실’이라는 기술도 도입했다. 이 기술은 디지털 디스플레이 화면 하나로 다수의 승객에게 맞춤형 여행 정보를 제공해준다. 에어택시 스타트업 조비 에비에이션과 함께 전기 수직이착륙(eVTOL) 항공기를 사용해 집에서 공항까지 이동하는 항공 셔틀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델타항공은 가장 일하고 싶은 항공사 1위로 꼽히는 회사다. 강점이나 철학이 있다면.

“‘사람이 먼저’라는 철학을 갖고 있다. 구조는 간단하다. 저희가 직원에게 많은 걸 투자하고 직원을 소중하게 대하면 그들이 고객에게 서비스를 잘할 것이고, 만족한 고객은 델타항공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결국 주주에게도 이익이 된다. 델타항공은 수익 공유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최초 25억 달러(약 3조3250억원) 수익이 달성되면 10%를 배분하는 것이다. 25억 달러를 넘어서면 20%를 직원에게 할당한다. 코로나 이전에는 이익 공유액이 16억 달러(약 2조1280억원)에 달했다. 참고로 수익 공유액에 전달되는 날은 2월 14일로 밸런타인데이와 같다(웃음).”

-델타항공 직원들이 밸런타인데이를 더욱 좋아하겠다. 최근 항공업계에선 델타항공이 조종사 임금을 40% 인상한 것이 화제다.

“사람이 먼저라는 철학은 모든 직원에게 적용된다. 지난 3월 조종사들과 새로운 협약을 체결했다. 업계 최고 수준이다. 델타항공은 조종사뿐만 아니라 모든 직원을 중시한다.”

-마지막으로 항공업계 전망은.

“전망은 긍정적으로 본다. 코로나 시기만 하더라도 여행이 영상 콘텐츠로 대체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스크린은 절대로 체험하는 여행을 대체할 수 없다. 사실 여행 수요가 반짝하다 꺼지는 것 아닌가 우려했으나 기우에 불과했다. 델타항공은 미래가 해외 시장에 있다고 본다. 해외에서 기회를 얻기 위해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시장을 공략할 것이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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