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포갈릭, 알고 보니 온라인 맛집이었네 [영업이익 강소기업] (78)
MFG? 엠에프지코리아?
이러면 사실 낯설다. 그런데 ‘매드포갈릭’ 하면? 추억의 레스토랑이자 지금도 한번씩 외식하는 장소로 기억하는 이가 많을 것이다. 물론 코로나19 때 외식 업체는 죽을 쒔다. 엠에프지코리아(이하 MFG)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런데 2021년부터 실적이 예사롭지 않다. 바닥까지 내려앉았던 매출이 서서히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무엇보다 시장의 흐름에 민첩하게 대응했던 전략이 크게 작용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매드포갈릭 온라인스토어를 출시한 것은 ‘신의 한 수’였다. 1년 만에 26종의 RMR(Restaurant Meal Replacement, 잠깐용어 참조) 제품을 내놔 이듬해는 온라인 매출이 20%에 달했다. 이런 노력 끝에 2019년 적자에서 이듬해 흑자전환, 그리고 지난해는 영업이익률 7%, 올 상반기에는 11%를 넘겼다.
MFG 어떤 회사?
썬앳푸드서 어펄마캐피탈 대주주 교체
매드포갈릭은 원래 ‘모던 샤브 하우스’ ‘텍사스 데 브라질’ ‘캐롤스’ 등으로 유명한 썬앳푸드 계열 브랜드였다.
브랜드 성장성, 잠재력에 주목한 글로벌 사모펀드(PEF) 어펄마캐피탈이 2014년 썬앳푸드로부터 매드포갈릭 지분 89.3%를 인수하며 지금의 진용을 갖추게 됐다. MFG는 외식 사업뿐 아니라 디지털 전환에 공을 들였다. 2020년 외식 운영에서 축적한 약 3억건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외식 운영에 필요한 IT 인프라를 자체 구축하고 외식 특화 ERP(전사적 자원 관리) 플랫폼 ‘데이터온(자회사)’을 설립한 것이 이 일환이다. 올해 데이터온은 더욱 고도화 과정을 거치는 중이다. MFG 식자재 유통 전문 자회사 호가푸드홀딩스와 합병한 후 이를 바탕으로 빅데이터를 통한 수발주 자동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빅데이터 기반 메뉴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MFG의 히트 상품인 매드포갈릭 프리미엄 패키지가 데이터온에 기반한 상품 기획에서 출발했던 것이 대표적인 예다.
회사 측은 “오프라인에서 즐길 수 있는 식사권과 온라인에서 즐길 수 있는 매드포갈릭 대표 메뉴를 한번에 저렴하게 누릴 수 있는 상품이 없을까 해서 나온 상품이 프리미엄 패키지였다”며 “출시하자마자 큰 호응을 얻으면서 온라인 매출 안착에 일조했다”고 말했다. ‘어반팬트리’ 등 매드포갈릭 전용 이커머스 플랫폼이 순항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 필요하다면 M&A도 서슴지 않는다. 80년 전통의 부산 대표 어묵 브랜드 ‘환공어묵베이커리’를 자회사로 보유(2016년)하고 있다. 2021년에는 패밀리 레스토랑 TGI프라이데이로 유명한 TGIF를 인수하기도 했다. 최근 에스앤큐플러스에서 운영하는 토프레소 지분 70%를 인수, 외식 산업 일괄 생산·유통 체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디지털 전환 서둘러 비용 낮춰
외식업은 원가 관리와의 싸움이라고 할 정도로 운영이 쉽지 않다.
MFG도 이런 숙제에 당면, 많은 고초를 겪었다. 그래서 종전 외식 업체와는 ‘좀 더 다르게’ 접근하려 했던 것이 이익률 상승으로 이어졌다.
무엇보다 여타 외식 업체 대비 디지털 전환을 서둘러 안착시켰다는 점이 눈길 끈다. 온라인몰 구축, 배달 앱과 연동 등은 여느 외식 업체도 다 한다. 그런데 빅데이터 기반 고객 맞춤형 메뉴 개발, 시의성 있는 메뉴를 디지털 마케팅으로 제시하는 수준에서 한발 앞서 있다. 여기에 더해 재방문 고객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썼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주문 즉시 조리(Cooking on Spot)’ 시스템을 안착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패스트푸드점이나 패밀리 레스토랑 대부분은 ‘셰프 없는 주방’을 지향하면서 사전에 조리된 요리를 데우거나 익히는 수준의 ‘레디밀’ 전략을 쓰고 있다. 반면 MFG는 ‘품질, 맛은 타협하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전국 매장 내 300여명 전문 셰프를 보유케 하는 ‘역발상’ 전략을 펼쳤다.
회사 관계자는 “주문 즉시 조리를 통해 고객에게 최상의 맛과 풍미를 제공하는 모습을 오픈 주방을 통해 보여주니, 재방문율이 높아졌다”며 “인건비가 많이 들 것처럼 보이지만 전문 셰프들이 R&D팀 역할을 하며 300여가지 고유 레시피를 보유하게 돼 사시사철 신메뉴를 선보일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재방문율을 높이기 위해 멤버십 회원, 자사 앱, 대형 플랫폼(카카오플러스친구, SNS) 등을 통해 회원을 모집했다. 이들에게 우대 정책을 쓰며 올해 9월 기준 275만명의 회원을 확보한 것이 큰 힘이 됐다. 이들 대상 초개인화(맞춤형) 프로모션만으로 없던 매출이 발생한다. 그만큼 막연한 대중 대상 마케팅으로 날리던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이는 고스란히 이익으로 돌아왔다.
윤나라 MFG 대표는 “외식업의 평균 광고선전비는 4~5%, 프랜차이즈 외식 업체는 많게는 10% 내외를 사용하고 있다”며 “MFG는 275만 고객의 인구통계학적인 정보, 주문 형태(동석 인원, 방문 매장, 주문 메뉴 등)를 시스템화해 매출 대비 연 1%의 광고선전비를 사용하고도 지속적인 재방문, 브랜드 가치 전달에 성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규 수익원 발굴에서도 재미를 봤다. MFG의 식자재 유통 사업은 자사 브랜드 외에도 타 외식 기업으로 영업 전선을 넓히고 있다. 아웃백, 현대그린푸드, SK하이닉스, GS25 등 이름만 들으면 알 수 있을 법한 대기업이 데이터온 시스템을 쓴다. 최근에는 매장 예약, 매장 주문, 매장 관리, 고객 분석, 식자재 발주 등 외식업계에서 파편화돼 있는 경영 관리 시스템을 데이터온을 통해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업그레이드하기도 했다. 이런 경영 효율화 노하우는 M&A한 회사에도 이식했다. 2021년 인수한 TGIF의 영업이익률을 1년 만에 1000% 이상 성장시킬 수 있었던 것이 대표적이다.
구인난·식자재 가격 인상 변수
약점도 있다. 외식업 원가 구조의 핵심인 식재료 가격이 최근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상기후, 국내외 정치 불안, 환경 요인 등 다양한 변수로 식자재 수급 불안이 발생, 외식업의 생산비용을 증가시킬 수 있다. 당장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로 수산물 메뉴를 기피하는 분위기가 이런 예다. 더불어 인건비 상승, 주 52시간제 도입, 구인난도 전문인력 양성·안착을 꾀하고자 하는 MFG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금쪽같은 내 한 끼, 미션 EAT파서블, 정답식사, 식부심, 스토리다이닝, 식사이클링, 친절 프리미엄’….
매년 발표되는 식문화 트렌드 키워드다. 국내 시장이 빠른 속도로 변화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김석집 네모파트너즈POC 대표는 “변화하는 시대를 인지하고 반 발자국 앞서갈 수 있는 통찰력과 브랜드·메뉴 개발 역량이 필요하다”고 총평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26호 (2023.09.13~2023.09.1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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