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야 1억 넣으면 월 90만원 준대”…없어서 못 판다는 이 상품
안정적인 현금흐름 기대
배당 받아 재투자 재원으로
시황 따라 배당금 달라져
배당성장률 등 주기적 점검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기대할 수 있는 인컴형 상장지수펀드(ETF)에 주목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인컴형 ETF는 이자나 배당 등 정기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상품이다. 대체로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자산을 보유하면서 이자·배당 등을 주기적으로 받아 정기적인 현금흐름을 만들 수 있는 상품이다.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에서 자본 차익에 대한 기대수익률이 낮아지면서 인컴형 자산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자 접근성이 가장 높은 상품은 배당형 ETF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1월부터 8월 말까지 한국·미국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는 미국 배당 관련 ETF를 6000억원가량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개별 상품 중에서는 ‘슈와브 US 디비던드 에쿼티(SCHD)’ ETF를 약 3000억원 순매수했다. 이는 해당 기간 서학개미 순매수 순위 5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국내 시장에서도 다양한 유형의 배당 ETF가 상장돼 있다. 최근 투자자 사이에서 인기를 구가하는 상품은 배당성장형·월배당 ETF다. 월배당 상품은 매월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증시 불확실성이 클 때 따박따박 손에 쥘 수 있는 현금흐름은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다. 월배당으로 받은 현금을 다양한 상품에 재투자하는 재원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상장된 배당성장 ETF는 모두 10개로, 미국 기업에 투자하는 ETF다. 최소 10년 이상 배당을 늘려온 우량 기업에 분산 투자한다. 투자금 유입이 꾸준한 배당성장 ETF로는 ‘ACE 미국배당다우존스’ ‘SOL 미국배당다우존스’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등 3개 상품이 꼽힌다.
이들 펀드는 세계적인 자산운용사 찰스슈왑이 운용하는 SCHD ETF를 복제한 것으로 ‘한국판 SCHD(Schwab US Dividend Equity ETF)’라고도 불린다. SCHD는 미국 증시의 대표적인 고배당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2022년 미국 배당 관련 ETF 중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지난 10년간 연평균 수익률 11%로 서학개미 사이에 인기를 끌며 일명 ‘슈드’로도 불린다. 국내에 출시된 3개 펀드도 SCHD와 동일하게 ‘다우존스미국배당100지수(Dow Jones US Dividend 100 Index)’를 추종한다.
이들 3개 ETF는 공통적으로 암젠, 홈디포, 브로드컴, 시스코시스템스, 펩시코, 코카콜라, 셰브론 등 100개 기업에 분산 투자한다. 기초지수인 다우존스미국배당100의 경우 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3% 중반의 배당수익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지난 5년간 연평균 14%의 배당금 증가율을 보였다. 지난 2022년 배당수익률은 3.6% 수준이었다. 배당률만 살펴보면 연평균 약 3%로 그리 높지 않지만 배당 재투자와 주가 상승까지 고려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다우존스미국배당100지수의 배당 재투자까지 고려한 투자 수익률은 연평균 10%를 웃돈다.
이들 펀드 운용사 간 각축전도 치열하다. 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배당다우존스가 ‘한국형 SCHD’로 초반 인기몰이를 하자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후발 주자가 뛰어들었다. 공격적인 영업에 나선 미래에셋의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는 상장 2개월 만에 순자산 3000억원에 육박한다. 개인 순매수 규모도 500억원을 돌파했다. SOL 미국배당다우존스와 ACE 미국배당다우존스 순자산도 각각 2800억원, 1400억원에 달한다.
수수료율 줄줄이 인하
수익률도 짭짤하다.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를 예로 들면, 지난 6월 20일 상장 이후 기준가 1만원 대비 약 2개월여 만에 5% 수익률을 보였다. 지난 7월 29일과 8월 30일에 각각 30원과 34원의 분배금도 지급했다. 1000만원을 투자했다면 7월과 8월 말에 각각 3만원, 3만4000원의 분배금(세전)을 받는다.
‘TIGER 미국배당+7%프리미엄다우존스’ ETF도 주목받는다. 이 상품은 미국배당다우존스지수를 추종하며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해 매월 인컴 수익을 받을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미국배당다우존스지수의 연평균 배당수익률에 7%를 더한 배당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KB자산운용의 ‘KBSTAR 200고배당커버드콜ATM’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00커버드콜ATM’도 비슷한 구조의 상품이다.
커버드콜 전략은 주식을 사면서 동시에 해당 주식 콜옵션(미리 정한 가격으로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을 파는 구조로 상품을 설계한다. 주가가 오르면 콜옵션 매도 가치가 하락해 주가가 오른 만큼의 수익을 내지는 못하지만, 반대로 주가가 내릴 때는 콜옵션 매도 가치가 상승해 손실을 줄일 수 있다. 횡보장에서는 수익을 내면서 하락장에서는 손실폭을 줄인다. 대세 상승장에서는 다른 상품들보다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지만 안정적인 수익을 중요시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 이들 배당 관련 커버드콜 ETF는 콜옵션을 100% 매도하는 일반적인 커버드콜 ETF와 달리 매도 비중을 조절해 주가 상승도 따라가는 전략을 추구한다.
특히 TIGER 미국배당+7%프리미엄다우존스의 경우 지난 8월 말 분배금이 90원에 달해 개인 순매수가 몰리고 있다. 월분배율 0.9%로, 이는 연환산 시 약 11%에 해당한다. 쉽게 말해, 약 1억원을 투자했다면 매달 90만원(세전 기준)가량이 통장에 꽂힌다는 의미다.
이외 수십 년 이상 배당을 지속적으로 늘려온 기업에 투자하는 ETF도 인기다. ‘KBSTAR 미국S&P배당킹’은 50년 이상 배당을 늘려온 기업에 투자한다. ‘TIGER 미국S&P500배당귀족’도 25년 이상 배당을 늘려온 기업에 분산 투자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월배당 ETF를 고를 때 배당수익률과 함께 안정성을 따져보라고 조언한다.
인컴형 자산은 보유하고만 있어도 안정적으로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시황이나 편입 자산의 수익률에 따라 배당금이 달라질 수 있다. 지급된 배당금을 토대로 예상한 만큼 배당이 나왔는지, 배당률은 얼마인지를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펀드 보수도 눈여겨봐야 한다. 배당주 ETF 투자자는 장기 투자자인 경우가 많다. 장기 투자는 수수료 차이가 장기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친다. SCHD ETF 수수료율은 0.06%다. 국내 주요 운용사도 관련 펀드의 수수료율을 인하하는 추세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ACE 미국배당다우존스의 보수율을 종전 0.06%에서 0.01%로 낮췄다.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의 보수율도 0.01%다. 이 상품은 상장 초기 수수료율을 0.03%로 책정했지만 점유율 확대를 위해 한투운용과 동일한 수준까지 내렸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26호 (2023.09.13~2023.09.19일자) 기사입니다]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늘 출퇴근 괜찮나요?...철도노조 파업에 지하철·KTX 운행 차질 - 매일경제
- 애플은 유저를 호구로 보네...같은 상품 77%나 비싸게 팔았다 - 매일경제
- 대정부질문 끝낸 한동훈, 황급하게 몰타·안도라 출장 간 까닭? - 매일경제
- 유명브랜드가 커피 한잔 900원에 판다...“원두 자신있어 일단 마셔봐” - 매일경제
- 청년들 많이 사는 원룸 월세도 10년새 최고...그나마 나은 지역은 - 매일경제
- 무섭게 떨어지는 에코프로 지금이 매수 기회? [오늘, 이 종목] - 매일경제
- 잘나가던 나이키 시총 반 토막…도저히 극복 안 되는 ‘이것’ - 매일경제
- 조선미녀? 생소한데 美서 대박...매출 2000억 노리는 K뷰티 등극 [내일은 유니콘] - 매일경제
- 대학생 돈 쥐여주며 “집 사라”는 중국...얼마 주길래? - 매일경제
- 우크라 재건으로 건설주 수혜?...그 중에서도 옥석 가려라 -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