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신학림 1억6500만원 책값 의혹' 조사...출판사 대표 소환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의 책을 사는 대가로 1억6500만원을 건넨 의혹과 관련해 수사 중인 검찰이 책을 발간한 출판사 관계자를 불러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신 전 위원장이 김씨의 인터뷰 청탁에 따른 금전 거래를 ‘도서 판매 대금’으로 꾸민 것으로 보고 계약 경위 등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강백신 부장검사)은 전날 신 전 위원장의 저서 ‘대한민국을 만드는 혼맥지도’를 출간한 업체 대표 A씨와 현직 감사 B씨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B씨는 2011년 2월 신 전 위원장이 이 출판사 감사직을 내려놓은 뒤 후임자로 일해왔다.
검찰은 이들을 대상으로 책 발간 배경 및 판매 경위, 출판사 수익 구조 등에 대해 자세히 물었다고 한다. 신 전 위원장이 “책을 다른 사람에게도 판매한 적이 있다”고 주장한 만큼, 실제 판매가 이뤄졌는지, 얼마에 팔렸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다.
해당 출판사 지배구조도 수사대상이다. 신 전 위원장은 이 출판사 지분 23%를 보유해 대표 A씨(31%)에 이은 2대 주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신 전 위원장이 김씨에게 받은 책값 전부를 가져간 정황을 포착했다. 신 전 위원장은 지난 1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씨에게 받은 돈을 채무와 자녀들의 학자금을 갚는 데 썼다”고 말했다.
A씨 역시 “자사 디자이너가 수작업으로 책을 만들어 줬을 뿐 책 판매에 자사가 일체 관여한 바 없다”고 주장했다. 신씨가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작했으면서도 정작 출판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책을 판매해 수익을 모두 챙긴 셈이다. 저자가 인세로 받는 비율이 책 판매 수익의 5~10%인 일반적인 출판업계의 관행과는 차이가 있다.
신 전 위원장과 김씨는 ‘책에 예술적 가치’를 고려한 금액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신 전 위원장은 검찰 압수수색 직후 “부가세를 포함해 책 세 권을 1억6500만원을 받고 팔았다”며 “김씨가 책을 보고는 ‘1억이 아니라 10억의 가치가 있다’ 말했다”고 주장했다. 김씨 역시 지난 7일 오전 출소 후 기자들과 만나 거금을 주고 책을 구입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예술적 작품으로 치면 그 정도 가치가 있다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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