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자 엉덩이 '툭' 성추행…생중계에 딱 걸린 스페인男 결국
스페인에서 뉴스 생중계를 하던 여기자에게 다가가 엉덩이를 만진 25세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스페인 축구협회장의 강제 입맞춤 논란 속에서 노골적 성추행이 방송 전파를 타면서 스페인 마초 문화의 민낯이 다시 드러냈다.
13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스페인 경찰은 전날 생방송 중이던 여기자를 추행한 혐의로 한 남성을 체포했다.
콰트로 텔레비전의 이사 발라도 기자는 마드리드의 한 거리에서 강도 사건을 보도하고 있었다. 보도 영상을 보면 발라도 기자가 카메라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있는 동안 한 남성이 뒤로 다가와 그의 엉덩이에 손을 얹으며 "어느 채널이냐"고 묻는다.
스튜디오에서 이 모습을 지켜본 뉴스 진행자는 "방금 그 남성이 엉덩이에 손을 댄 것이냐"고 묻고, 발라도 기자가 "그렇다"고 하자 "그 남성을 비추라"고 요청한다.
발라도 기자가 남성에게 "제 엉덩이를 만져도 되나? 나는 내 일을 하던 중이었다"라고 따졌다. 남성은 "나는 만지지 않았다"고 잡아뗐다.
이 장면을 생방송으로 찍던 카메라 기자가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하자 남성은 그제야 "미안하다. 엉덩이를 만지려고 한 건 아니었다"고 말하며 이번엔 여기자의 머리를 만지고 서성이다가 자리를 떠난다.
스페인 경찰은 이 남성을 성폭력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히며, 그의 두 손에 수갑을 채워 데려가는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이레네 몬테로 평등부 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합의되지 않은 신체 접촉은 성폭력이며, 우리는 충분히 이를 처벌할 수 있다"고 적었다.
이 텔레비전 채널의 유명 언론인 중 한 명인 디에고 로사다도 "우리가 더 나아지길 바라는 사회에서 이런 일은 더는 일어나선 안 된다"며 "이런 행동을 해도 문제 되지 않을 거란 생각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스페인에서는 최근 루이스 루비알레스 전 축구협회장이 지난달 20일 여자 대표팀이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우승후 축구 선수 헤니페르 에르모소에게 강제 입맞춤을 해 비판 여론이 크게 일어났다.
루비알레스 전 회장은 에르모소의 동의를 얻은 행동이었다고 주장하며 버티다 결국 지난 10일 한 영국 언론인과의 인터뷰에서 사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배우 김상경씨 감사합니다"…'폐암 4기' 경비원이 남긴 유언 | 중앙일보
- "뭐가 가장 힘듭니까" 묻자, 정몽구 딱 한마디 "노조다" | 중앙일보
- "챗GPT 안 쓰면, 학점 깎아요"…'표절' 걱정했던 대학이 바뀐다 [생성형 AI 임팩트] | 중앙일보
- 백종원 "결국 건물주들만 좋은 일"…예산시장 상가 사버렸다 | 중앙일보
- "상속세는 엄마가 다 내세요"…불효 아닌 '똑똑한 절세'였다 | 중앙일보
- 합의문도 없는 희한한 북·러 정상회담…결국 비즈니스 관계였나 | 중앙일보
- 블핑 제니 SNS 게시물 하나가 28억 가치…"여기에 수출 길 있다" | 중앙일보
- "'역겹다'며 뱉기도…" 美이민자들 울린 한인소녀 '김밥 먹방' | 중앙일보
- "이재명 단식서 DJ 봤다"는 野…이유·시점·방식 전혀 달랐다 | 중앙일보
- 아내는 왜 안한 외도 했다했나...남편에 살해당한 50대 슬픈 진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