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용어]지중해 리비아 할퀸 '메디케인'

김종화 2023. 9. 1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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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케인(Medicane)'은 지중해에서 발생한 허리케인으로, 지중해(Mediterranean Sea)와 허리케인(Hurricane)의 합성어다.

통상 이 정도에서 소멸해야 할 온대성 저기압이었던 다니엘은 남쪽으로 진로를 잡으면서, 최근 몇 달 동안 기록적인 열기로 따뜻해진 지중해의 바닷물에서 힘을 얻어 메디케인으로 발달했고, 지중해를 건너 리비아로 진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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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케인(Medicane)'은 지중해에서 발생한 허리케인으로, 지중해(Mediterranean Sea)와 허리케인(Hurricane)의 합성어다.

지중해 일대는 여름에 아열대 기단의 영향을 받아 비가 거의 오지 않는 무덥고 건조한 날씨가 계속된다. 겨울에는 남하한 북쪽 기단의 영향으로 강수대가 형성돼 비가 많이 오고 온화한 날씨가 이어진다.

11일(현지시간) 북아프리카 리비아 동북부 데르나시에서 한 차량이 홍수로 인해 파손된 채 방치돼 있다. 메디케인 '다니엘'의 영향으로 데르나시 등지에서 홍수가 발생해 5300명 이상이 숨졌다. [사진=데르나(리비아) AFP/연합뉴스]

여름 끝 무렵인 이 시기부터 건조한 지중해 지역, 특히 서부 해안에서는 연간 1~3회 정도 '온대성 저기압'이 발생한다. 이 온대성 저기압은 보통 길어도 이틀 이내 소멸하거나, 간혹 열대성 저기압인 메디케인으로 발달한다.

온대성 저기압이 메디케인으로 발달하는 빈도가 낮아 동아시아의 태풍이나 북중미의 허리케인처럼 별도로 관측·통보하는 '위원회'도 없다. 따라서 명칭도 목록을 두고 순번으로 표기하지 않으며, 그때그때 해당 지역의 기상센터에서 붙인다. 메디케인은 반경이 허리케인보다 작고, 지속시간도 24~48시간 정도로 짧다. 반면, 강풍과 폭우는 허리케인 못지않다.

이번에 리비아를 휩쓴 폭풍우의 주범인 메디케인 '다니엘'은 아주 드물고 특별하게 열대성 저기압으로 발달한 경우다. 다니엘은 지난 4일(현지시간) 그리스 상공에서 처음 발생했다. 발생 단 하루 만에 그리스의 동부 해안 지역인 마그네시아·볼로스, 중부 카르디차·트리칼라에 750㎜에 이르는 무려 18개월 치의 비를 한꺼번에 쏟아부었다.

통상 이 정도에서 소멸해야 할 온대성 저기압이었던 다니엘은 남쪽으로 진로를 잡으면서, 최근 몇 달 동안 기록적인 열기로 따뜻해진 지중해의 바닷물에서 힘을 얻어 메디케인으로 발달했고, 지중해를 건너 리비아로 진격했다.

다니엘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시속 70~80㎞ 강풍과 함께 하루 414.1㎜의 비가 쏟아지는 신기록을 세우며 리비아 동부를 집어삼켰다. 리비아의 강우량은 9월 5㎜ 이하, 연간 200㎜에 불과하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메디케인 다니엘의 영향으로 리비아 동북부 항구도시 데르나 인근의 댐 2개가 무너지면서 53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왔고, 실종자도 1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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