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좋은 직업은 찾을 수 없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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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과 전환을 위한 안전한 실험실 만들기를 모토로 하는 자유학교는 올해 봄 (관련 기사 : 덴마크 인생학교에 한 달 살기를 왔습니다)에 이어서 가을에 두 번째 덴마크 인생학교(아래 폴케호이스콜레)에 와 있다. 덴마크 인생학교 2기 참여자들과는 보세이 폴케호이스콜레에 머물고 있으며, 다른 폴케호이스콜레를 방문할 기회를 얻게 되어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기자말>
[양석원 기자]
덴마크 폴케호이스콜레에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가르치는 이다 선생님의 한국어 수업 시간이다.
"오늘은 문장을 부정문으로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 배워볼 겁니다."
▲ 덴마크 보세이 폴케호이스콜레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치고 있는 이다 선생님 |
ⓒ 양석원 |
안녕하세요. 덴마크 보세이 인생학교(아래 폴케호이스콜레)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치고 있는 이다입니다. 덴마크 폴케호이스콜레에서 유일하게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가르치는 사람이 되었을 때 정말 꿈의 직업을 얻었다고 생각했어요. 교장 선생님과 인터뷰 하는 동안 제가 지금껏 열정을 가진 부분에 관해서 이야기할 수 있어서 전혀 긴장할 필요 없이 너무 편하고 즐거웠어요.
저는 운이 좋게도 제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일하게 된 것을 잘 알고 있어요. 지금 하는 일보다 더 좋고 멋지고 재미있는 직업은 없다고 생각해요. 이보다 더 좋은 직업을 찾을 수 없을 것 같아요. 보세이 폴케호이스콜레에는 코로나 직전에 들어왔어요.
코로나로 인해 2020년 봄학기에 왔던 학생들이 2020년 가을학기에도 왔어요. 그래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덴마크 학생들과 거의 1년 동안 알고 지낸 것 같아요. 제게는 처음 생긴 제자들이었어요. 학생들도 처음이었지만 저 역시도 모든 것이 처음이었으니까요. 서로서로 배워가는 입장이었던것 같아요.
학생들에게 한국 문화를 소개할 때 교사로서 한국 사회의 다양한 면을 알려주는 것은 제 책임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에게도 놀랍고, 영감을 주는 것들, 덴마크 사람들이 많이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서 나누려고 해요.
왜 이런 사회 문제가 발생했다고 생각하는지, 어떻게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한국은 왜 이런지 덴마크와 차이는 무엇인지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요. 어떻게 하면 우리 모두 중간 지점에서 더 많이 만날 수 있을까요?
제 생각에는 한국이 덴마크에서 배울 점도 많지만, 덴마크도 한국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덴마크가 한국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이라고 생각해요.
덴마크는 매우 개인주의적인 사회라서 젊은이들이 나이 든 사람들에게 무례하게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해요. 한국이 덴마크로 부터 배울 수 있는 점은 여유라고 생각해요. 한국 사회가 왜 여유가 없는지는 알고 있지만요. 그리고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도 배울 수 있는 부분이죠.
몇 년 전부터 한국에 관심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덴마크 학생들이 한국에 관해 이야기할 주변 사람을 찾기는 힘들어요. 하지만 이곳에서는 자신과 같은 것에 흥미를 느끼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 그것이 이곳에서 가르치는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 한국어 문법 시간에 교재에 연습을 하고 있다. |
ⓒ 양석원 |
제가 처음 한국 문화에 관심을 둔 시기는 김나지움(이하 고등학교) 마지막 학년 때 친구가 추천해 준 샤이니의 링딩동 뮤직비디오 때문이었어요. 저에게는 아주 색다르게 다가왔어요. 집에 돌아와서 동생에게 재미있는 게 있다며 보여주려고 했는데, 동생도 보여줄게 있다고 하는 거예요.
그런데 제가 보여주려고 했던 것과 같았어요. 그때가 제가 17살이었어요. 지금은 어머니가 한국 드라마의 열렬한 팬이세요. 지금은 저보다 한국 드라마에 대해 더 많이 알고 계세요.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이 아주 마음에 들고, 영상미도 있다고 하셨고요. 아주 작은 것에도 신경을 쓴 부분을 느낄 수 있다고 했어요.
제가 9학년 때 애프터스콜레(청소년 인생학교)를 다녔어요. 부모님이 권해 주셔서 갔는데, 가족 중에 애프터스콜레에 간 사람은 제가 처음이라서 조금 겁이 났었어요. 저는 9학년이었고 다른 학생들은 모두 10학년이었기 때문에 사실 그 때가 가장 힘들었던 해였던 것 같아요.
10학년 학생들은 수업을 같이 듣고 서로 빨리 친해져서 처음에 저는 소외감을 느꼈어요. 그때 외로움을 크게 느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몇 달 동안 그 문제로 고생했어요. 집으로 돌아갈까도 생각했었죠. 하지만 저는 학교에 계속 남았고 기숙학교에서의 마지막 몇 달이 가장 좋았던 것 같아요.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애프터스콜레에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 동생들도 모두 저와 같은 애프터스콜레에 다녀왔어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한국에 가서 한국이라는 나라의 문화와 언어를 배우고 싶었어요. 18살 때 떠났고 한국에 있을 때 19살이 되었어요. 고등학교 졸업 직후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고 영어를 가르치면서 한국어를 공부했어요.
첫 번째 문화 충격은 음식문화였던 것 같아요. 제가 처음 일했던 곳이 인사동이었어요. 한식 식당이 많았는데 바닥에 앉는 것도 조금 힘들었고, 특히 음식이 나왔을 때 여러 음식이 아주 많이 나왔는데, 어디까지가 제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이고 어디까지가 다른 사람의 음식인지 몰랐어요.
반찬이 너무 많아서 제 앞에 있는 반찬만 먹었는데 하필이면 매우 매운 반찬이었어요.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한 해였던 것 같지만 가장 많이 성장한 해이기도 해요. 한국에서 보낸 1년이 저를 정말 많이 변화시키는 데 도움이 되었고, 그 경험이 너무 중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더 깊이 파고들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알아보고 싶었어요.
만약 대학에서 한국에 관해서 공부를 한다면 제가 취미로 하는 모든 일들이 공부와 연결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물론, 한국 문화를 취미로 좋아하는 것과 문화와 언어를 공부하는 것은 조금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운이 좋게도 저는 한국어 문법과 한국어에 대해 배우는 것이 정말 재미있었어요.
▲ 한국어 교실 벽에 붙어 있는 안내판 |
ⓒ 양석원 |
한국에 관심을 점점 많이 두고 한국학을 공부할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어머니는 조금 걱정하셨어요. 아버지는 어릴 때 한때의 관심일 거로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대학에 지원해서 한국학을 공부한다고 했을 때 단순한 관심이 아닌 것을 아셨고, 정말 많은 응원을 해주셨어요.
부모님은 저와 동생들에게 특별한 공부를 하라고 강요한 적이 없었어요. 부모님은 항상 우리가 관심 있는 것이 무엇이든 응원해 주셨어요. 어머니와 아버지 모두 어떤 직업을 가질 수 있을지 생각하고 전공을 택하지 않고, 자신들이 관심을 가진 공부를 선택했기 때문에 제가 관심이 있다면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믿어주셨어요.
대학 생활은 더없이 즐거웠던것 같아요. 한국어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 함께해서 재미있었고, 한국으로 유학을 갈 기회가 생겨서 좋았어요. 이화여대에서 1년간 공부하고 고려대학교에서 한 학기 동안 공부했어요. 한국에서 학생으로 지내는 것이 정말 즐거웠어요. 다른 유학생들뿐만 아니라 한국 학생들과도 수업을 들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제가 다니던 해에는 15명이 시작해서 10명이 졸업을 했어요. 그때는 보통의 학교 성적을 가지면 한국학 전공에 합격할 수 있었지만, 요즘에는 많은 사람들이 지원해서 평균 점수가 더 높아졌다고 들었어요. 지금은 30명~40명 정도가 정원인데, 많은 사람이 지원했다가 기회를 못 얻는 경우도 있어요.
덴마크 사람들이 행복한 이유요? 어려운 질문이네요. 제 경험에 비추어 보면 사람마다 성장하는 방식이 다르겠지만, 부모님은 저와 동생들에게 최고가 되라고 강요하지 않으셨어요.
부모님은 우리에게 좋은 교육을 받고 보수가 좋은 직업을 가져야 한다고 하지 않았어요. 부모님은 우리에게 많은 관심을 기울이셨고,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친구가 되기를 바라셨어요. 부모님은 우리가 어떤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보다는 좋은 사람이 되기를 원하셨어요.
▲ 이다 선생님이 창의적 글쓰기 수업 시간에 수업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
ⓒ 양석원 |
최근에 한국 교사들의 뉴스를 보고는 처음에는 충격을 받았어요. 학부모가 선생님을 고소한다는 것은 생각을 못 해 봤어요. 어느 곳이나 너무 교사에게 너무 많은 책임을 지우는 것 같아서 같은 교사 입장에서 뉴스를 보기가 매우 힘들었던 것 같아요.
부모님들은 마치 왜 아이들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느냐, 아이들에게 왜 소리를 지르느냐 하지만, 선생님이 아이에게 소리를 지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것 같아요.
어쩌면 아이가 잘 자라지 못해서 부모가 책임을 방기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어요. 교사의 역할은 학교에서 아이들을 잘 가르치는 것이고, 아이들이 학교에서 제대로 배울 수 있도록 키우는 것은 부모님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한국에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저는 제 열정에 따라 행동한 것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았다면 저는 오늘 이 자리에 없었을 테니까요. 아마도 매일 퇴근 시간을 기다리며 시계만 보고 있을 수 있었겠죠.
하지만 매일 아침 일어났을 때 일하러 가는 길이 설렌다는 것은 축복받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열정을 따르라고 하는 것이 무책임한 말일 수 있겠지만, 저는 여전히 열정을 가지라고 말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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