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허위 인터뷰' 의혹 뉴스타파·JTBC 압색… 신학림 구속영장 검토(종합)
지난해 3월6일 대통령 선거를 사흘 앞두고 보도된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4일 뉴스타파와 JTBC를 상대로 강제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 반부패수사3부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뉴스타파 본사 사무실과 서울 마포구 JTBC 본사 사무실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 혐의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검찰은 JTBC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은 집행했지만, 뉴스타파의 경우 오전 10시 현재 변호인 입회 문제로 직원들이 검찰의 집행을 거부하며 대치했다. JTBC는 보도국 진입을 하지 않는 전제로 검찰과 압수수색 절차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한모 뉴스타파 기자와 봉지욱 전 JTBC 기자의 주거지도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검찰은 대장동 민간업자 김만배씨가 2021년 9월15일 뉴스타파 전문위원이었던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과 ‘윤석열 대통령이 대검 중수부에 있을 당시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통해 조우형 사건을 덮어줬다’는 취지의 허위 인터뷰를 하고 닷새 뒤인 9월20일 그 대가로 신씨에게 1억65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신씨는 허위 인터뷰를 녹취해 뉴스타파측에 제공하고 여러 차례 협의하는 등 언론보도에 적극적으로 관여했고, 뉴스타파는 신씨를 취재원으로 대선 직전 허위 언론보도를 해 여론 조작을 꾀한 것으로 검찰은 의심한다. 검찰은 이를 통해 윤 대통령의 명예가 훼손됐다고 판단하고 수사를 시작했다.
봉 전 기자는 대선을 앞둔 지난해 2월 JTBC 보도를 통해 윤 대통령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를 부인하는 조우형씨의 진술을 고의로 누락한 혐의다.
그는 이후 뉴스타파로 이직했다. 봉 기자는 지난해 2월21일 민간업자 남욱씨의 2021년 11월 검찰 진술조서 등을 근거로 '2011년 2월 조씨가 두 번째 대검 조사를 받으러 갔을 때 주임검사가 커피를 타 줬고 당시 주임검사가 윤석열 중수2과장'이라고 보도했다. 같은 달 28일엔 '조씨가 주임검사랑 커피를 마시고 금방 나왔다는 얘기를 영웅담처럼 했다'는 등의 조씨 측근 2명의 전언을 보도했다.
검찰은 봉 기자가 2021년 10월 조씨와 직접 만나 '윤석열 검사를 만난 적이 없다' 등의 설명을 듣고도 이를 빠뜨린 채 커피를 타준 주임검사가 윤 대통령이라는 것처럼 보도한 것으로 본다. 봉 기자는 전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조씨가) 자기에게 불리한 얘기는 대부분 거짓말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조우형의 인터뷰를 모든 걸 실어줘야 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 기자 개인이 거기에 대해서 판단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반론을 충분히 못 실은 것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수사 무마에 대한 의혹 그 사건이 없어지는 것이냐"며 "의혹을 제기한 것이지 그게 사실이라고 명시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자료를 확보하면 이를 바탕으로 주요 관계자 혐의를 분석한 뒤 신병 확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법조계는 검찰이 조만간 신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예상한다. 검찰은 신씨가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는 데다, 진술이 엇갈리는 공범 김씨가 구속기간 만료로 풀려나 말 맞추기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구속 수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구속영장 청구를 위한 증거자료 확보를 위해, 검찰은 신씨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수집한 자료에 대해 지난 11~13일 디지털포렌식을 진행했다. 사흘 간 진행된 디지털포렌식은 신씨도 참관했다. 신씨는 지난 11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김씨와의 인터뷰 공모 의혹에 대해 "검찰의 조작 시도"라고 전면 부인했다. 그는 "2021년 9월15일에서 20일 사이 화천대유를 김만배와 같이 간 적은 있지만 그 이전에 화천대유든 천화동인이든 언저리에 간 사실이 전혀 없다"며 "검찰이 이것을 조작해내려고 하는 시도 중에 하나"라고 주장했다.
이어 "화천대유에 갔을 때 관계자 두 분을 소개받았고 그중에 한 분은 김만배가 감옥에 있을 때 한 번 더 만났다"며 "김만배 허락을 받지 않고 몰래 녹음했으니까 미안하잖냐. 그런 점과 관련된 것이다. (김만배의) 건강 상태를 한 번 물어보고 (그에게) 짧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채널이 있을까 해서 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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