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퍼.1st] '카타르 이적' 베라티, 끝내 만개하지 못한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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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 베라티가 카타르 알아라비로 이적했다.
그럼에도 11년 전 베라티가 PSG로 이적했을 때와 같은 씁쓸한 뒷맛이 남는다.
결국 베라티는 재능을 온전히 만개시키지 못한 채 유럽을 떠났다.
베라티는 한때 유럽 정상급 미드필더로 거론되던 선수였고, 실제로 얼마간 그 정도 실력을 여러 대회에서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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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마르코 베라티가 카타르 알아라비로 이적했다. 끝내 유럽에서 최고가 되지 못했다.
14일(한국시간) 알아라비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탈리아 국가대표 출신 베라티와 3년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등번호는 7번이며, 유럽축구 이적시장에 밝은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에 따르면 이적료는 4,500만 유로(약 642억 원)다.
베라티가 다소 이른 나이에 카타르행을 택했다. 올여름 사우디아라비아가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하면서 30세에 중동으로 향하는 선수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크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 프랑스 '레키프'에 따르면 바이에른뮌헨, 첼시, 바르셀로나 등이 베라티에게 이적 제안을 했지만 파리생제르맹(PSG)이 원하는 이적료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결국 베라티가 향한 곳은 카타르였다. PSG는 베라티에 대해 1억 유로(약 1,424억 원)를 고수하고 싶었으나 마땅한 클럽이 없었고, 알아라비와 4,500만 유로에 합의할 수밖에 없었다. 베라티 입장에서는 PSG에서보다 1,500만 유로(약 214억 원) 인상된 연봉을 받을 수 있어 좋은 이적이었다.
그럼에도 11년 전 베라티가 PSG로 이적했을 때와 같은 씁쓸한 뒷맛이 남는다. 2011-2012 이탈리아 세리에B 페스카라칼초에서 뛰어난 활약으로 팀을 세리에A로 승격시키며 이탈리아에서 '제2의 피를로'로 불리게 됐다. 실제로는 피를로보다 역동적인 박스투박스 미드필더에 가까웠고, 유벤투스 등 이탈리아 명문 클럽들이 베라티에게 관심을 가졌으나 최종적으로 카타르 자본을 등에 업은 PSG가 그를 품에 안았다.
PSG에서 경력이 성공적이라 하기는 힘들었다. 베라티는 잦은 부상 속에서도 줄곧 핵심으로 뛰었고, 2012-2013시즌부터 PSG가 프랑스 리그앙을 호령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럼에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번번이 실패를 맛봤고, 2019-2020시즌에는 빅이어를 눈앞에 두고 바이에른에 0-1로 패해 눈물을 삼켜야 했다. PSG가 UCL 제패를 목표로 삼고 있음을 감안하면 아쉬운 결과다.
베라티는 이탈리아에서 다소간 한을 풀었다. 유로 2020에서 중원을 장악하는 맹활약을 펼치며 조국이 53년 만에 유럽 정상에 오르는 데 일등공신이 됐다. 다만 월드컵과는 좀처럼 인연이 없었고, 좋은 경기력에도 두 대회 연속 이탈리아가 본선도 가지 못한 채 예선에서 탈락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결국 베라티는 재능을 온전히 만개시키지 못한 채 유럽을 떠났다. 이는 지난 시즌까지 PSG 동료였던 네이마르와 유사한 행보다. 두 선수 모두 야심 있는 프로젝트와 세계 최고가 되고 싶다는 야망에 PSG 입단을 선택했으나 잦은 부상과 프랑스 리그의 한계 등으로 유럽 정상에 오르지 못했고,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중동으로 향했다.
베라티는 한때 유럽 정상급 미드필더로 거론되던 선수였고, 실제로 얼마간 그 정도 실력을 여러 대회에서 보여줬다. 그러나 그 실력이 만개하기에 PSG는 다소 아쉬운 무대였고, UCL 하나 없이 유럽 생활을 마쳤다.
사진= 알아라비 X(구 트위터)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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