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3집 발표한 이진아 “데뷔 10년, 다양한 재료로 위로와 희망 노래할게요”
지난해 슬럼프 겪기도…“뭉클함 주는 음악 할 것”
“10년 전과 비교하면 차분해지고 어른스러워졌다. 목소리도 나름 성숙해졌다. 하지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달라지지 않았다. 듣는 사람이 단 1분이라도 위로를 얻을 수 있는, 마음에 뭉클함을 주는 음악을 하고 싶다.”
싱어송라이터 이진아가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가진 신보 발매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진아는 5년 만에 발표한 정규 3집 앨범에서 12곡의 노래를 통해 익숙하지만 무섭고, 활기차면서도 공허한 ‘도시’라는 거대한 세계의 내면을 표현했다.
도시를 앨범의 콘셉트로 정한 이유에 대해 이진아는 “도시를 테마로 앨범을 만들려고 계획한 건 아니었다. 한곡 한곡 만들다보니 주제가 하나로 묶여 ‘도시의 속마음’이라는 제목을 지었다”면서 “작은 존재인 인간이 그렇게 크고 웅장한 것들을 만들어낸다는 게 대단하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크고 작음의 차이같은 것들을 음악으로 표현하면 어떤 느낌일까 싶었고, 건물을 상상하면서 음악을 만들어봤다”고 말했다.
이번 앨범이 던지는 메시지는 뭘까. 그는 “늘 비슷해보일 수 있지만 용기, 희망, 위로는 내가 음악을 하는 주 목적”이라며 “위로의 방법이 다양하듯 다양한 재료들로 음악을 만들고 있다. 듣는 이와 함께 슬퍼하기도, 함께 행복해하기도 하는 곡들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더블타이틀곡인 ‘미스터리 빌리지’와 ‘도시의 건물’에서 이진아는 도시에서 느끼는 사람들의 감정을 다채롭게 담아냈다. 동화같은 분위기로 진행되다가도 재즈풍의 격정적인 연주로 변화하면서 어둡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는 “도시는 활기차고 재미있기도 하고, 힘들고 우울하기도 하다”며 “한강의 멋진 야경을 보며 ‘시티라이트’라는 노래를 만들기도 했지만 세상이 심어주는 가치관 중에는 안 좋은 것도 있기에 그런 것들에 너무 휩쓸리지 않게 눈을 뜨라는 가사도 썼다”고 돌이켰다.
이번 앨범에선 가수 이효리와 이상순, 스텔라장, 첼리스트 홍진호 등 여러 아티스트와의 협업이 눈에 띈다. 이진아는 “음악을 즐겁게 하고 싶다. 함께 작업하면 시너지가 있다”며 “이번엔 여러 곡의 작사, 편곡을 함께 하고 피처링 참여도 많다. 한곡 한곡 만들면서 ‘이 곡은 이 사람과 어울리겠다’ 생각이 들면 즉흥적으로 섭외하는 형식이었다”고 전했다.
열두 번째 곡 ‘말’은 처음엔 혼자서 피아노를 연주하며 노래할 계획이었지만 이효리가 피처링하고 이상순이 기타 연주에 참여했다. 이진아는 “녹음하다가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면서 ‘이게 아닌데’ 싶었다. 집에 가는 길에 갑자기 이효리의 목소리가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공교롭게도 그날 SNS에 있는 내 연주 영상에 따뜻한 댓글을 남겨주셨다”며 “운명이란 생각에 바로 작업을 제안하고 승낙을 받자마자 이효리가 있는 제주도로 날아갔다”는 에피소드를 전했다.
2013년 1집 ‘보이지 않는 것들’로 데뷔한 이진아는 이듬해 SBS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 시즌4를 통해 대중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앨범, 드라마와 영화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공연 등 꾸준히 활동하다가 지난해엔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그는 “이상(理想)은 높은 곳에 있는데 실력은 아래에 있는 것 같아 자신감이 떨어졌다. 내가 만든 곡들이 다 비슷비슷하게 느껴지고 마음에 들지 않았다”며 “50일간 혼자 미국을 여행하면서 다시 힘을 찾았다. 충분히 쉬고 음악을 사랑하며 연주하는 사람들을 보며 희망을 얻었다”고 털어놨다.
계속해서 음악을 하는 원동력은 어디서 나올까. 이진아는 “친구들에게 고민도 털어놓고 남편에게도 많이 의지한다. 종교가 있으니 힘들 때나 자신감이 떨어질 때 기도도 많이 한다”며 “예전에는 하나하나 걱정이 많고 막막했는데 지금은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된 것도 같다”고 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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