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그만" 에어백 터진 채 121㎞ 달려 또…80대 무서운 전력

정혜정 2023. 9. 14.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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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에서 과속 주행으로 추돌사고를 낸 뒤 도주하다 2차 추돌사고를 일으킨 80대 운전자에게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했다. 이 운전자는 27년간 20건의 인명 피해 교통사고를 내고 운전면허 정지 처분을 5차례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2단독 박현진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상), 도로교통법 위반(사고 후 미조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80)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또 보호관찰을 명령하면서 '운전은 하지 말고 준수사항을 잘 이행하라'고 당부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18일 오전 9시 50분쯤 승용차를 몰고 원주시 지정면 광주원주고속도로 광주방면 지점에서 시속 122㎞의 과속으로 운행 중 앞서가던 이스케이프 승용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낸 뒤 그대로 도주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고로 A씨는 승용차 에어백이 터져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차량을 멈추지 않은 채 시속 121㎞로 주행해 앞서가던 BMW 승용차를 들이받는 2차 사고를 냈다.

사고 충격으로 이스케이프 승용차 운전자는 전치 2주의 상해를, 터널 벽면까지 연쇄 충격한 BMW 승용차 운전자는 전치 6주의 상해를 입었다.

A씨는 1989년부터 2016년까지 27년간 20건의 인명 피해 교통사고를 일으키고 5차례의 면허 정지 처분을 받은 사실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드러났다.

박 부장판사는 "과속 주행으로 1차 추돌사고로 에어백에 터진 상태에서도 계속 과속 도주하다가 2차 추돌사고까지 일으켰다"며 "과거 교통사고 전력 등으로 볼 때 준법 운전 의지 및 능력이 매우 부족해 보인다"고 판시했다.

다만 "고령과 질병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 데다 배우자 역시 고령에 치매를 앓고 있어 피고인이 구금 생활을 감내하기가 현실적으로 매우 곤란해 보이고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고 밝혔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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