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곡차곡 은퇴 준비 마친 외국 선교사들… “은퇴는 인생의 ‘다음 장’일 뿐 두려움 없다”

김아영,조승현 2023. 9. 14.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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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의 시작은 같았다.

미국OMF는 SSA뿐 아니라 선교사의 은퇴 후 자금 마련을 위해 일정 금액을 한 번 더 뗀다.

20대 초반부터 반세기 동안 일본 등에서 사역하다 지난해 은퇴한 케빈 저클(72) 선교사도 만족스러운 은퇴 생활을 보내고 있다.

저클 선교사는 13일 국민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은퇴 준비 과정 및 미국으로의 이주준비 과정은 재정적인 문제 없이 순조로웠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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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은퇴선교사] ② 캐럴 선교사의 ‘제2의 인생’

선교사의 시작은 같았다. 하나님이 부르신 ‘낯선’ 땅에서 온 힘을 다해 복음을 전파했다. 하지만 사역의 종착지에 선 모습은 사뭇 달랐다. 생활고와 질병으로 노년을 보내는 한국 선교사와 달리, 외국 선교사들은 인생의 마지막 장을 여유롭게 맞이할 준비가 돼 있었다.

핀들레이 선교사의 ‘유비무환’ 은퇴
다음 달 은퇴를 앞둔 캐럴 핀들레이 선교사가 최근 서울 서초구 한국OMF 사무실에서 선교사의 은퇴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한국OMF 사무실에서 만난 캐럴 핀들레이(66) 선교사. 1984년 6월 국제OMF에서 파송을 받아 한국에서 40년 가까운 사역을 마치고 다음 달 고향인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로 떠날 예정이다.

그는 “은퇴는 인생의 ‘다음 장(next page)’일 뿐”이라며 “은퇴에 대해 많이 배우는 과정에 있다. 그동안 한국에서 많은 보람을 느꼈다”고 전했다.

대학 졸업 후 간호사로 일하던 그는 복음주의 선교단체인 OMF에 매료됐다. 국제OMF의 권유로 1984년 10월 한국 땅을 밟았다. 한국OMF를 통해 한국 간호사들과 성경공부를 하며 제자훈련 사역을 펼쳤다. 2003년부턴 국제OMF가 발행하는 책자 ‘내일의 문: 북한기도 가이드’ 편집장으로 북한을 위한 기도 제목을 정리하며 중보기도 사역을 이어갔다.

핀들레이 선교사는 은퇴 후 생활에 대해 걱정하는 부분이 없다. 간호사로 일하기 시작한 1979년부터 미국 국민연금 ‘소셜 시큐리티(SSA)’에 일정 금액을 넣었다. 선교사 사역 기간에도 핀들레이 선교사의 후원금을 관리하는 미국OMF가 후원금의 5% 내외 금액을 SSA에 넣었다. 미국OMF는 SSA뿐 아니라 선교사의 은퇴 후 자금 마련을 위해 일정 금액을 한 번 더 뗀다.

그는 다음 달 미국에 도착하면 저렴한 가격의 월세 아파트에 머물 예정이다. 그는 재정뿐 아니라 관계적인 측면에서도 은퇴 후 생활이 두렵지 않다. 10년 전부터 어머니의 병환으로 여름마다 고향을 찾은 그는 지역교회 시니어 공동체에서 활동해 오며 네트워크를 구축해 놨다. 외로울 여지가 없다고나 할까.

핀들레이 선교사는 “은퇴 후 돌아갈 곳에 관계를 미리 형성해놓지 않으면 미지의 세계와 같다”며 “평소 선교사를 위해 후원하고 기도한 교회나 성도들은 돌아온 선교사들을 환대하며 맞이하자”고 권면했다.

미국OMF는 은퇴 대상자에게 은퇴 2년 전부터 관련 책자를 제공하며 교육한다. 핀들레이 선교사는 “병원 봉사나 국제학생을 돕는 제자훈련, 중보기도 및 성경공부 등 의미 있는 사역을 지속하고 싶다”고 전했다.

슬기로운 은퇴 생활의 조건
50년 가까운 사역을 마치고 지난해 은퇴한 케빈 저클(왼쪽) 월드가스펠미션(WGM) 선교사 부부가 은퇴 직후 촬영한 모습. WGM 홈페이지 캡처

20대 초반부터 반세기 동안 일본 등에서 사역하다 지난해 은퇴한 케빈 저클(72) 선교사도 만족스러운 은퇴 생활을 보내고 있다. 미국 선교단체 월드가스펠미션(WGM)에서 파송받은 저클 선교사 부부는 1973년부터 일본에서 캠퍼스 선교에 힘썼다. 2016년부터는 미국 WGM 본부 국제사역부를 섬기다 지난해 6월 은퇴했다.

저클 선교사는 13일 국민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은퇴 준비 과정 및 미국으로의 이주준비 과정은 재정적인 문제 없이 순조로웠다”고 회상했다.

그는 안정적인 은퇴 생활을 하는 데에는 WGM이 은퇴 선교사에게 제공하는 연금계좌와 의료보험 지원을 꼽았다. WGM은 모든 선교사를 위해 연금계좌를 개설한다. 선교사가 모금한 기금의 일정 비율 등이 매달 차감돼 계좌에 입금된다. 이 돈은 WGM 측에서 전문적으로 투자하고 관리해 선교사들이 은퇴할 때 받을 수 있게끔 돼 있다.

그는 소속 선교사의 은퇴 준비를 돕고자 하는 선교 단체를 향해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급여가 아닌 소득을 가질 수 있도록 연금기금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사회보장제도와 연금이 잘 보장된다면 은퇴선교사들이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글·사진=김아영 조승현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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