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물가 3.7% 상승…근원물가는 둔화세 이어가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3.7% 올랐다. 7월(3.2%)보다 상승 폭을 키운 데다 시장 전망치(3.6%)를 소폭 웃돌았다. 이는 최근 국제 유가가 상승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3% 올라 전망치(0.2%)를 웃돌긴 했지만 둔화세 흐름을 이어갔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해 상황을 지켜볼 가능성을 키웠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노동통계국은 8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7%, 전월 대비 0.6%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3.7%)을 놓고 보면 지난 5월(4.0%) 이후 최대치다. 전월 대비 상승률(0.6%)은 지난해 6월(1.3%)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앞서 7월 CPI가 전문가 전망치를 하회하면서 둔화 흐름을 이어가는 듯했지만, 8월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CPI가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미 유가 정보업체(OPIS)에 따르면 7월 일반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3.6달러에서 8월 3.84달러로 올랐다. 미국 캔자스주 등 일부 지역에서 극심한 가뭄을 겪으면서 밀 수확량이 줄어드는 등 최근 몇 달간 식료품 가격이 오른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여전히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전월 대비 0.3% 올라 6·7월(0.2%)에 이어 비교적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간 것이다. 전년 동월 대비로 보면 4.3% 올라 7월(4.7%)보다 둔화한 흐름을 나타냈다. 근원 CPI는 장기적인 물가 추세를 나타내 기준금리 결정에 있어 중요한 근거가 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몇 달간의 연간 데이터를 보면 근원 CPI 둔화 흐름이 두드러진다”며 “Fed는 가격 상승 압력이 완화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근원 CPI를 면밀히 관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동통계국 발표 이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이달 금리 동결 가능성을 95%로 내다봤다.
시장은 Fed가 오는 19~20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연 5.25~5.5%)으로 유지한 채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예상한다. ‘Fed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불리는 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최근 “높은 인플레이션 위협에 대한 Fed 입장이 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Fed 인사는 금리를 적게 인상하는 것보다 과도하게 인상하는 편이 낫다는 점에 만장일치로 동의했지만, 지금은 보다 균형 잡힌 의견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효정 기자 oh.hyo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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