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복귀했는데 부산행…이상민 “전주 팬들께 죄송”
프로농구 부산 KCC는 요즘 이사 준비가 한창이다. 10월 말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정든 전주체육관을 떠나 부산 사직체육관으로 둥지를 옮기기 위해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KCC의 연고지 이전은 오프시즌 농구계의 가장 큰 뉴스였다. 22년간 정들었던 안방을 떠나면서 큰 논란이 생겼다. KCC의 연고지 이전에 대해 누구보다 아쉬워하는 건 바로 전주 농구팬들이다. 20년 넘도록 KCC와 함께 호흡하면서 열정적인 응원을 했지만, 이제는 전주에서 프로농구를 보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 삼성 감독에서 물러난 뒤 KCC로 복귀한 이상민(51·사진) 코치도 “아쉬움이 많다”고 했다.
최근 용인의 KCC체육관에서 만난 이 코치는 “모두가 같은 마음이다. 여러 선수가 전주를 떠나는 아쉬움 심경을 피력했던데 나도 마찬가지다. 전주의 농구팬들께 그저 죄송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상민 코치는 KCC의 전주 시대를 활짝 연 주인공이었다. KCC가 전주에 둥지를 튼 2001년부터 주전 포인트가드로 활약하면서 수많은 농구팬을 전주체육관에 불러들였다. 이 코치는 2007년 5월 서울 삼성으로 이적하면서 전주와 작별했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KCC 코치로 복귀하면서 전주 농구팬들과 재회를 앞두고 있었다. 이 코치는 “오랫동안 전주체육관을 홈으로 쓰면서 정말 큰 사랑을 받았다. 이렇게 연고지를 옮기게 돼서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이 코치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까지 전주체육관을 누비며 KCC를 농구 명가로 이끌었다. 그러나 KCC가 삼성 센터 서장훈을 영입하면서 이상민을 보호 선수 명단에서 제외했고, 그 결과 그는 KCC를 떠나야 했다.
이상민 코치는 “2004년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할 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그때 전주 시내를 돌면서 카퍼레이드를 했던 경험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며 “전주체육관의 규모는 작았지만, 팬들의 열정은 대단했다. 원정팀 선수들이 전주에 오기 꺼릴 정도였다”고 말했다.
부산으로 둥지를 옮긴 KCC는 10일부터 일본 나고야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다. 이 코치는 “부산 사직체육관은 전주체육관보다 관중석이 두 배 정도 크다. 그 큰 구장을 가득 채우려면 결국 농구를 잘해야 한다. KCC 코치로서 부산에서도 농구 바람을 일으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 <@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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