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장관 적임자 발탁”…‘투사형 전진배치’ 분석도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을 지명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는 유인촌 대통령실 문화체육특보를,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는 김행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을 각각 발탁했다.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용산 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3개 부처 개각을 발표했다. 지난 6월 통일부, 8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교체한 데 이어 한꺼번에 3명을 바꾼 건 윤 대통령 취임 이후 1년4개월 만에 처음이다.
먼저 신 후보자에 대해 김 실장은 “고도화되는 북한 핵·미사일 맞서 ‘국방혁신 4.0’을 완성할 최적임자라 판단했다”고 소개했다. 3성 장군 출신인 신 후보자(육사 37기)는 제3보병사단장, 육군 수도방위사령관,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합동참모차장 등을 역임했다.
유 후보자에 대해선 “문화예술 현장에 대한 이해와 식견뿐 아니라 과거 장관직을 수행하며 정책 역량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연기자 출신인 그는 3년간 이명박 정부 초대 문체부 장관을 지냈다.
김 후보자는 중앙일보 여론전문기자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다. 여가부 산하 기관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원장을 역임한 경력도 있다. 김 비서실장은 “전환기에 처한 여가부 업무를 원활히 추진할 적임자”라고 말했다.
신 후보자는 지명 발표에 이어 “군인다운 군인, 군대다운 군대를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 후보자는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문화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여가부가 존속하는 동안 국민을 낮은 자세로 섬기겠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나 김현숙 여가부 장관 교체에 대해 해병대 채수근 상병 순직, 잼버리 파행과 관련한 ‘문책성 개각’이란 관측은 적극 부인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특히 이 장관에 대해 “방산 기틀을 마련하고 한·미 연합훈련을 새로이 하는 등 많은 업무를 했다”며 “채 상병 문제는 인사에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장관이 제출한 사표도 “안보 공백은 하루라도 있으면 안 되기 때문에 신 후보자 청문회가 끝날 때까지 수리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했다.
야당은 “후안무치한 재탕 후보의 전형”(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과거 정부에 한번 몸을 담았다는 것은 큰 기준이 아니다. 전문성·책임성을 갖고 역사적 소명을 다할 수 있느냐를 집중적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 “주저하지 말고 싸우라”고 주문한 것과 관련, 이번 개각을 ‘투사형 장관 전진 배치’로 보는 시각도 있다. 실제 신 후보자는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이슈를 주도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국정 성과에 더욱 속도를 내기 위해 전문성을 중심으로 내각 역량을 보강한 것”이라며 “다음 달 정기국회와 국정감사를 앞두고 내각 전열을 재정비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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