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여론 악화’ 눈치 봤나…영국→독일 가려다 K리그 관전 위해 귀국
김희웅 2023. 9. 13. 18:45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이 일정을 급히 바꿨다. 애초 유럽에 체류하기로 했지만, 한국에 돌아오기로 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13일 “A대표팀이 14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출국장에서 클린스만 감독 귀국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이어 “클린스만 감독은 당초 금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 경기를 직접 관람하고 유럽 구단을 방문, 관계자 미팅과 10월 A매치를 앞두고 유럽인 코칭스태프와 현지에서 분석을 진행하고 귀국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10월 명단 발표전에 K리그 선수를 먼저 확인하는 업무를 시작하는 것으로 금일 코칭스태프 회의에서 일정을 변경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3월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 감독은 끊임없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재택근무’ ‘외유’ 등 논란에 시달리며 불성실하다는 지적이 빗발쳤다. 클린스만 감독은 ‘어디에서도 일을 하고 있다’는 뉘앙스로 해명했지만, 축구 팬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이제 부임한 지 막 6개월이 됐는데, 벌써 ‘아웃’을 외치는 목소리도 나온다.
클린스만 감독이 일하는 방식을 떠나, 성적이 뒷받침되지 않아 더 큰 비판을 받았다. 클린스만호는 13일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에서 승리를 거두기 전까지 5경기 무승(2무 3패) 늪에 빠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축구 역사상 최장기간 무승 사령탑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더구나 경기력까지 저조해 사우디전 승리에도 민심은 악화할 대로 악화했다.
무엇보다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비판 중 하나는 ‘K리그를 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는 외국을 돌면서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뮌헨) 등 해외파 선수들을 신경 쓰지만, 국내 선수를 외면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실제 지휘봉을 잡은 6개월간 국내에 머문 기간은 67일뿐이다.
악화한 여론을 의식한 탓일까. 애초 클린스만 감독은 영국에서 9월 A매치 일정을 마친 뒤 독일로 넘어가 뮌헨 경기를 볼 예정이었다. 국가대표 센터백인 김민재를 점검한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계속된 논란 때문인지 급히 일정을 바꿔 태극전사와 함께 한국 땅을 밟기로 했다.
K리그 관전을 떠나 한국에서 다음 A매치를 준비하는 게 낫다고 판단해서다. 한국은 내달 13일 튀니지, 17일 베트남과 국내에서 평가전을 치른다. 10월 명단 발표가 3주 남짓 남은 것이다. 대표팀이 세대교체를 하고 있는 터라 가뜩이나 선수 선발이 중요한데, 클린스만 감독이 이제야 국내 선수 파악의 중요성을 인지한 모양이다.
김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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