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식 '정율성 저격' 동조 시민단체 성명, 여당 의원 보좌관이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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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율성 역사공원 논란'에 불을 댕긴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페이스북 글 게시 다음날 광주광역시에서 나온 시민단체 '동조 성명' 발표를 현 정부 실세 국민의힘 중진 의원실 A보좌관이 주도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한편 호남대안포럼의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철회' 성명 초안을 작성한 보좌관 A씨는 2021년 9월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시 윤석열 캠프에 합류한 인물로, 대선을 거쳐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윤 대통령의 메시지 작성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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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호 기자]
▲ 정부와 여당의 광주광역시 '정율성 역사공원' 건립 사업 비판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8월 29일 오전 남구 양림동 정율성 거리전시관 앞을 시민들이 걷고 있다. |
ⓒ 안현주 |
▲ 항일운동가이자 음악가인 정율성 선생의 업적으로 두고 설전을 벌인 8월 22일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왼쪽)과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오른쪽)의 페이스북 게시글. |
ⓒ 페이스북 갈무리 |
'정율성 역사공원 논란'에 불을 댕긴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페이스북 글 게시 다음날 광주광역시에서 나온 시민단체 '동조 성명' 발표를 현 정부 실세 국민의힘 중진 의원실 A보좌관이 주도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A보좌관이 성명서 초안을 작성하고, 회원들에게 동의를 요청하는 메시지를 수 차례 올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호남대안포럼 박은식 공동대표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A보좌관은 본래부터 글 잘쓰기로 유명했다. 단체 창립 초기부터 창립발기문 등 웬만한 문서 작성을 도맡았고, 그래서 성명 초안을 맡겼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공직에 임용된 이가 성명을 주도한 것이 적절하느냐'는 질문엔 "국회 보좌관 임용 직후 A보좌관이 공동대표직을 내려놓고 평회원으로 돌아간 것도 그 때문"이라며 "다만 내부 논의를 거쳤으므로 A보좌관이 모든 것을 주도했다는 식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A보좌관은 단체 현재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단체는 지난 8월 23일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철회 촉구' 성명을 통해 "6.25전쟁 당시 북한군과 중공군은 정율성이 작곡한 노래를 부르며 우리 조국과 우리 고장을 유린했다. 이 세상에 어떤 국가, 어떤 도시가 침략의 부역자를 국민 세금으로 기념한단 말이냐"며 "(적대의 정치를 넘어 우정의 정치를 하자고 한 강기정 광주시장 발언은) 틀렸다. 침략의 부역자는 우정의 상대가 될 수 없다. 정율성을 기념하는 행위야말로 대한민국을 적대하는 정치"라며 강 시장을 비판했다.
바로 전날인 22일에는 박민식 장관이 '48억 원을 누구에게 바친단 말입니까?'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정율성 역사공원 건립사업을 추진 중인 광주시에 사업 철회를 촉구한 바 있다.
호남대안포럼 전 회원 "성명 하루 만에 일사천리"
▲ 8월 23일 호남대안포럼의 '광주시 정율성 역사공원 건립 사업 철회 촉구' 성명을 다룬 <조선일보> 보도 |
ⓒ 조선일보 |
▲ 일부 5월 단체가 이름을 올린 지난 28일자 <조선일보> 지면광고. 광주광역시의 정율성 역사공원 건립 사업을 반대하는 내용이다. |
ⓒ 조선일보 |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철회' 성명 작성 과정이 심상치 않게 보이는 이유는 또 있다.
지난 8월 28일에는 '정율성 역사공원 철회를 촉구하는 보훈단체' 신문광고가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에 실린 데 이어, 30일에는 보훈단체 회원 1600여 명이 광주광역시 청사 앞 도로에 운집해 사업 철회 촉구 집회를 열었다.
해당 신문광고와 집회에는 5·18민주화운동 3단체 가운데 일부 단체가 이름을 올렸는데, 일부 5월 단체장들은 <오마이뉴스>에 "국가보훈부 간부로부터 광주시 비판 신문광고와 광주시 비판 집회에 참여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일부 5·18단체장은 앞서 "신문광고 게재 사흘 전인 8월 25일 오전 8시 보훈부 요청으로 광주의 한 호텔에서 보훈부 간부 등 직원 3명, 5월 단체장 3명이 식사하며 신문광고 비용 주체, 30일로 예정된 광주시청 앞 집회에 관련하 얘기를 나눴다"며 "신문광고도 그렇고 집회도 그렇고 사전에 각본이 짜여진 것 아닌가 의심스러웠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기사 : [단독] 5.18단체 "보훈부 간부, 정율성 공원 반대 요청"... 사흘 뒤 '조선' 광고 게재 https://omn.kr/25eg4 [단독] '정율성 반대' 보훈단체 광주 집회, '보훈부 관제데모' 정황 https://omn.kr/25f7w)
▲ 대한민국상이군경회를 비롯한 13개 보훈단체가 8월 30일 광주광역시청 앞 도로에서 '정율성 기념공업 사업 철회' 촉구 집회를 열고 있다. |
ⓒ 이수민 |
한편 호남대안포럼의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철회' 성명 초안을 작성한 보좌관 A씨는 2021년 9월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시 윤석열 캠프에 합류한 인물로, 대선을 거쳐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윤 대통령의 메시지 작성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경력이 없던 A씨는 경선과 대선을 거치면서 메시지 작성 능력 등을 인정받아 현 정부 실세로 꼽히는 국회의원의 보좌관으로 발탁된 것으로 알려졌다.
A보좌관은 성명서 작성 등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오마이뉴스> 전화에 "인터뷰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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