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에게 ‘똥 싸대기’ 맞아” 어린이집 교사의 청원

교사 남편, 국민청원 통해 폭로…상해 혐의로 학부모 고소
학부모는 아동학대로 교사 신고한 상태

학부모 민원 등으로 괴로워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대전 초등 교사를 추모하는 꽃들이 그가 근무하던 교실 책상에 놓인 모습. 연합뉴스

세종시 한 어린이집 교사가 학부모가 던진 똥 기저귀로 얼굴을 맞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3일 세종시 한 어린이집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 어린이집 교사 A씨는 학부모 B씨가 자신의 자녀가 싼 똥 기저귀를 자신의 얼굴에 던졌다며 상해 혐의로 세종남부경찰서에 고소했다.

A씨는 지난 10일 오후 4시쯤 어린 자녀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있던 학부모 B씨를 찾았다가 이 같은 일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남편은 지난 12일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올린 글에서 “아동학대를 주장하는 학부모에게 사과하러 방문한 와이프(A씨)의 얼굴에 똥 묻은 아기 기저귀를 펼쳐 얼굴을 가격한 학부모를 고소했다”고 토로했다.

실제 당시 화장실 밖에서 ‘퍽’하는 소리를 듣고 현장을 확인한 어린이집 원장이 휴대폰으로 촬영한 A씨 사진에는 얼굴 한 쪽 뺨이 똥에 묻은 모습이 담겼다. A씨는 이후 병원으로 옮겨져 진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세종경찰청에 따르면 B씨는 이 사건이 발생하기 전날인 지난 9일 교사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112에 신고했다.

피해 교사 A씨 남편이 국민동의청원에 올린 글. 홈페이지 캡처

A씨 남편은 청원에서 “막장 드라마에서 김치 싸대기는 봤는데, 현실에서 똥 싸대기를 볼 줄 몰랐다”면서 “올해 초부터 어린이집에서 폭언과 부당한 요구, 아동학대 무고 등 갑질 학부모로부터 고통받는 아내를 보며 퇴사를 권유했는데 이렇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나쁜 교사는 처벌할 수 있는데 나쁜 학부모를 피할 수 없는 교사들은 어떻게 하나”라며 “어린이집 교사들도 방어할 수 있는 방패를 제도화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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