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말고 싸우라" 말했던 尹, 신원식·유인촌·김행 발탁한 이유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을 지명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는 유인촌 대통령실 문화체육특보를,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는 김행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을 각각 발탁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용산 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정무직 인선을 발표했다. 지난 6월 통일부 장관 교체를 첫 개각으로 보지만, 복수의 장관을 한꺼번에 교체하는 것은 윤 대통령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먼저 신 후보자에 대해 김 실장은 “고도화되는 북한 핵·미사일 맞서 ‘국방혁신 4.0’을 완성할 최적임자라 판단했다”고 소개했다. 3성장군 출신인 신 후보자(육군사관학교 37기)는 제3보병사단장, 국방부 정책기획관, 육군 수도방위사령관,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합동참모차장 등을 역임했다.
유 후보자에 대해선 “문화예술 현장에 대한 이해와 식견뿐 아니라 과거 장관직을 수행하며 정책 역량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연기자 출신인 그는 이명박(MB) 정부 초대 문체부 장관을 지냈다. 2011년 장관 퇴임 후 무대로 돌아갔다가, 지난 7월 윤 대통령의 문화특보로 중용됐다.
김 후보자는 중앙일보 여론전문기자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다. 여가부 산하 기관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원장을 역임한 경력도 있다. 김 비서실장은 “전환기에 처한 여가부 업무를 원활히 추진할 적임자”라고 말했다.
지명 발표 자리에는 후보자 3인도 함께했다. 신 후보자는 “부족하지만 국민이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국방부 장관이 된다면 소임을 다 하겠다”며 “군인다운 군인, 군대다운 군대를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 후보자는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데 문화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여가부가 존속하는 기간 국민과 소통을 활발히 하겠다”고 했다.
해병대 채수근 상병 순직 이슈와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 문제로 야당의 표적이 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나 김현숙 여가부 장관 교체에 대해 '문책성'이란 관측이 제기됐지만 대통령실은 부인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 장관 교체에 대해 “1년 4개월쯤 장관직을 했고, 보통 이 정도면 과거에도 교체했다”며 야당의 탄핵 공세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장관이 제출한 사표 수리 여부에 대해선 “안보 공백은 하루라도 있으면 안 되기 때문에 신 후보자 청문회가 끝날 때까지 수리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야당에서 "후안무치한 '재탕 후보'의 전형"(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이라며 MB 정부 인사 중용 문제를 집중 제기하고 있는 유 후보자의 발탁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인재를 등용하면서 과거 정부에 한번 몸을 담았다는 것은 큰 기준은 아니다. 전문성, 책임성을 갖고 역사적 소명을 다 할 수 있느냐를 집중적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를 ‘투사형’ 장관의 전진 배치로 보는 시각도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 장관들에게 “주저하지 말고 싸우라”고 말했다. 실제로 신 후보자는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을 선제 주장하는 등 관련 이슈를 주도했다. 유 후보자도 MB 정부 시절부터 추진력 강한 강성 이미지가 강했다. 김 후보자도 최근까지 방송 등을 통해 대야 공세에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중앙일보 통화에서 “국정 성과에 더욱 속도를 내기 위해 전문성을 중심으로 내각 역량을 보강한 것”이라며 “다음 달 국정감사 등을 앞두고 일신하는 차원으로 내각 전열을 재정비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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