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해외송금내역 공개 모두 거부한 대법원장 후보자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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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배우자와 두 자녀와 관련된 해외송금내역 공개를 모두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용진 의원은 "판사 월급 뻔하다. 그런데 후보자 자녀 둘은 모두 미국 등지에서 장기 유학 생활 중이었다"며 "판사 월급으로 생활비 등을 송금하면서도 어떻게 부를 축적했는지 검증하려면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의 해외송금 내역 또한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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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희 기자]
▲ 이균영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 출근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8월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
ⓒ 연합뉴스 |
국회 인사특별청문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 박용진 의원에 따르면, 12일 한국은행은 '최근 10년 간 대법원장 후보자와 그 배우자, 직계존비속의 해외송금내역과 연간 송금 총액을 제출해달라'는 청문특위 요구에 이 후보자만 '해당사항 없음'이라고 회신했다. 하지만 이균용 후보자 배우자, 자녀 등의 자료는 아예 없었다. 이들이 모두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후보자는 최근 자녀들의 해외재산을 고의로 신고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후보자는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에서 아들이 미국 투자은행에서 2014년부터 3년 반 정도 일하면서 약 3억5000만 원을 받았다면서도 연봉계약서 등만 제시했고, 해외계좌 내역은 제출하지 않았다. 첼리스트인 딸의 경우 해외계좌 내역은 제출했지만,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되기 전에는 재산신고를 하지 않았다.
공직자윤리위원회의 허가를 받지 않는 한, 자녀의 해외재산 또한 모두 공직자 재산신고 대상이다. 하지만 이 후보자는 처음 재산신고 대상에 오른 2009년 이후 최근까지 단 한 번도 오랜 기간 해외에서 거주한 아들과 딸의 해외 계좌 등을 신고하지 않았다. 참고로, 그의 아들은 2014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을 졸업한 뒤 현지 투자은행에서 일했고, 딸은 2002년부터 유학 생활을 시작해 지난달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에 입단하는 등 경제활동을 이어갔다.
2009년 재산신고 시작 이후 한번도 해외계좌 신고 안 해
이균용 후보자처럼 자녀가 해외에 체류하는 경우, 그 경비가 어떻게 오갔는지는 그간 인사청문회의 주요 검증대상이었다. '호화유학' 등 공직자로서의 처신 문제도 있지만, 자칫 해외 재산 도피나 불법 증여 등 법망을 빠져나가려는 시도가 이뤄졌을 수 있고, 탈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야권은 지난 8월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인사청문회에서도 배우자와 자녀의 재산형성 과정 검증을 위해 해외송금내역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 공직후보자들은 국회의 해외송금내역 요구를 번번이 거부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배우자의 외화송금, 해외계좌 거래 등 외화거래 내역을 제출하라는 국회의 요구에 '개인정보 활용 비동의'로 거부했다. 당시 주호영 청문특위 위원장마저 "제3자도 아니고 가족이 부동의해서 관련자료를 낼 수 없다는 것은 납득되지 않는다"며 추가제출을 요구했지만, 한 총리는 응하지 않았다. 같은 날 청문회를 치른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마찬가지였다.
문재인 정부에선 해외송금내역 제출 자체는 이뤄졌다. 낙마한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후보자의 경우 해외송금내역 제출로 자녀의 호화유학 의혹이 불거졌고, 황희 문체부 장관은 자녀의 해외 유학비용 송금 규모를 볼 때 장관 본인 자산으로 충당할 수 있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다만 김영주 고용노동부장관은 청문회 당시 자녀의 동의를 얻지 못해 자녀의 해외송금내역을 제출하지 못했고,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자료제출 대신 통장을 청문회 현장에 가져왔다.
박용진 의원은 "판사 월급 뻔하다. 그런데 후보자 자녀 둘은 모두 미국 등지에서 장기 유학 생활 중이었다"며 "판사 월급으로 생활비 등을 송금하면서도 어떻게 부를 축적했는지 검증하려면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의 해외송금 내역 또한 필요하다"고 했다. 또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불법 여부를 떠나 국민적 상식에서 후보자 일가가 얼마나 도덕적으로 깨끗하게 부를 쌓을 수 있는지 검증해야 한다"며 "이 검증을 회피하는 것에 대해 심각한 유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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