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제타플렉스 서울역, 외국인·직장인·키덜트·와인마니아 부른다(종합)

김유리 2023. 9. 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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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오픈 하루 앞둔 '제타플렉스 서울역점'
장보러 온 쇼핑객부터 외국인 관광객까지 북적
고객동선 5m…카트 3개 동시이동 첫인상 쾌적
매장 2층 통으로 '그로서리'…외국인 특화존도
음악 어울리는 와인 추천…진화한 보틀벙커
키덜트 타깃 디즈니·산리오 코너강화 토이저러스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제타플렉스 서울역점. '제타플렉스' 브랜드를 달고 하는 공식 리뉴얼 오픈일을 하루 앞두고 찾은 이곳은 입구부터 캐리어를 끌고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헬스앤뷰티(H&B) 전문매장 '롭스플러스'와 다양한 K-뷰티 브랜드가 매장 가장자리를 둘러싸고 있었고, 안으로 들어서자 2층 매장이 통으로 그로서리(식료품) 매장으로 이뤄져 있었다.

13일 오후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에서 방문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롯데마트].

입장하자마자 첫인상은 북적이는 인파에도 불구, 개방감이 있다는 점이었다. 고객 동선 폭을 5m까지 키워 카트 3대가 동시에 지나가도 부딪히지 않도록 한 데다, 진열대 높이를 1m80cm로 기존 대비 30cm 낮춘 영향이었다. 한쪽 끝에서 4826㎡(약 1460평) 그로서리 매장이 한눈에 들어왔다. '채소', '소고기·돼지고기', '요리하다 키친(델리)' 등 코너명도 크고 직관적으로 보여줘 개방감을 더했다.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은 2021년 12월에 오픈한 제타플렉스 잠실점의 성공을 기반으로 두 번째로 선보이는 제타플렉스 매장이다. 제타플렉스 잠실점은 '여기에 없으면 어디에도 없다'라는 콘셉트로 일반 매장과 비교해 30% 이상 많은 품목 수, 계절감이 풍부한 신선 매장, 메가 와인숍 '보틀벙커'를 비롯한 다양한 상품군별 전문 매장으로 구성, 서울 강남 상권을 대표하는 롯데마트의 미래형 매장으로 거듭났다.

신선 매장은 전국 대비 소득 수준이 높은 중구·용산구 상권을 고려해 프리미엄과 친환경 상품 구색을 확대했다는 설명이다. 농산 매장엔 친환경 과일과 채소로 구성된 '리얼스존(RE:EARTH)'이 들어왔다. 저탄소, 유기농, 무농약인증을 받은 프리미엄 과일과 채소 20여 품목으로 구성됐다.

축산 매장은 습식 숙성 전용 쇼케이스를 설치, 매장에서 직접 습식 저온 숙성을 거쳐 풍미를 높인 숙성 한우를 판매하고, 순혈 와규 상위 0.5%의 '풀 플러드 와규' 품종도 취급해 프리미엄 육류의 선택지를 늘렸다. 잡은 지 3일 내외인 '3일돼지' 코너도 별도로 선보여 고객 선택 폭을 넓혔다. 수산 매장엔 기존에 없던 수조를 들여 '라이브 씨푸드' 존을 운영, 1년 내내 살아있는 전복과 크랩류(랍스터, 킹크랩, 대게)를 만날 수 있도록 했다.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은 일반 고객 외에도 외국인 고객과 주변 상가, 오피스에서 근무하는 고객의 매장 방문 빈도도 높다. 이에 고객 유형별 맞춤 특화존을 새롭게 마련했다. 즉석조리 매장의 '요리하다 도시락 특화존'과 가공식품 매장의 '외국인 고객 특화존'이 대표적이다.

도시락 특화존은 오피스 고객과 철도 이용 고객을 위한 맞춤형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간단한 김밥 도시락부터 극가성비 도시락, 프리미엄 정찬 도시락, 차별화 일식 도시락까지 도시락 약 70여종이 준비됐다. 외국인 고객 특화존엔 외국인 고객 구매 빈도가 높은 과자, 커피, 견과 등 식품 상품군 내 인기 상품만 모아 구성, 매장 곳곳을 찾지 않더라도 인기 상품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3층으로 향하는 길목엔 한국문화상품관 '보물'이 자리 잡았다. 갤러리를 콘셉트로 매장을 꾸미고 한국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상품으로 구성해, 고궁이나 박물관을 가지 않더라도 한국의 전통문화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3층에서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매장은 토이저러스다. 키덜트를 겨냥, 단순 완구 매장을 넘어서 일본 도쿄 '캐릭터 스트리트'와 같은 캐릭터 전문숍으로 구성했다. 산리오마켓, 포켓몬존, 캐치티니핑 스토어를 각각 선보인다. 산리오 캐릭터와 대형 미키·미니로 꾸민 포토존도 만들었다. 대형마트 최대 닌텐도 전문매장도 오픈했다. 옆으로 이어지는 펫 전문매장 '콜리올리'는 반려동물용품 등 상품 2000여종을 선보인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멍와인'과 '멍맥주'를 비롯해, 펫 보험 상품과 펫 전용 가전 등으로 채웠다.

제타플렉스 서울역점 보틀벙커 내 한국 전통술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대표주를 소개하는 '아시아 리큐어' 코너. 익숙지 않은 주류의 향을 맡아볼 수 있도록 '시향' 코너도 마련했다[사진제공=롯데마트].

코너를 돌면 보틀벙커 4호점이 나타난다. 매장 초입에 큐레이션존을 배치해 와인 입문자를 위한 공간을 구성했다. 오픈일엔 '깊어가는 가을과 어울리는 와인'을 만날 수 있다. 4000여종 이상인 와인 중에서 태블릿PC를 활용한 문답을 통해 취향에 맞는 상품을 찾는 '와인 내비게이션'이라는 테마를 추가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와인앤플레이'라는 음악과 와인의 페어링 추천 콘텐츠를 추가, 태블릿PC로 음악을 듣고 추천 와인을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별화 요소를 더했다.

이날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에서 만난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는 강 대표는 "보틀벙커 차별화를 위해 와인 보관 서비스도 도입할 것"이라며 "보관해두고 나중에 어느 식당으로 온도를 맞춰 보내달라든지 하는 고객 맞춤형 서비스도 구체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말께 익스클루시브 브랜드, 자체 브랜드(PB) 등 새로운 아이템을 소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100만원짜리 와인이 맛있는 건 당연하다. 5만~10만원 와인을 골라도 30만~40만원 하는 와인인 것 같은 맛과 풍미를 느낄 수 있는 와인을 추천하는 것이 보틀벙커의 미션이고, 직원들에게도 늘 이 사실을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강 대표는 롯데마트의 먹거리에 대한 진심을 마트 콘셉트 세분화를 통해 다양하게 구현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연내 롯데마트 은평점을 '뷔페식 델리 서비스'를 적용한 신개념 푸드 특화 매장으로 선보인다. 강 대표는 "연말 전에 은평점을 완전히 바꿀 것"이라며 "1000평 규모 매장을 콤팩트한 푸드 중심 매장으로 탈바꿈시키면서, 델리바를 뷔페 같은 콘셉트로, '판다 익스프레스' 느낌으로 서빙하는 방식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바비큐 코너도 양념부터 개발해 차별화하고, 생선도 종류별로 소스를 적용해 오븐에 넣기만 하면 되도록 상품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새로운 형태의 롯데마트 이름은 롯데마트 푸드 플렉스, 그랜드 그로서리, 푸드 홀 등 다양한 후보를 놓고 고민 중이다. 그는 "여기만 돌면 저녁 거리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고, 1인 가구도 커버할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를 더한 마트를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제타플렉스 3호점 후보지는 전국 대도시 주요점에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 그는 "모두 제타플렉스가 될 순 없지만 궁극적으로 롯데마트는 푸드 중심으로 모두 리뉴얼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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