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 지각대장' 푸틴, 왜 김정은보다 먼저 와 기다렸을까

이춘희 2023. 9. 1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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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열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회담장에 30분 먼저 도착해 김 위원장을 기다린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번번이 상대 정상보다 지각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심리전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왔던 푸틴 대통령이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김 위원장을 기다렸다.

푸틴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정상회담 장소인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도착한 것은 낮 12시 30분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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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열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회담장에 30분 먼저 도착해 김 위원장을 기다린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번번이 상대 정상보다 지각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심리전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왔던 푸틴 대통령이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김 위원장을 기다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3일(현지시간) 러시아 극동 아무르 지역 보스토치니 우주센터에서 만나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이날 두 사람은 지난 2019년 4월 회담 이후 4년 5개월 만에 대면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정상회담 장소인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도착한 것은 낮 12시 30분께다. 반면 김 위원장은 약 30분 뒤에 기지에 도착했다. 푸틴 대통령은 기지 입구에서 검은색 방탄 리무진에서 내리는 김 위원장과 40초간 악수와 인사를 나누며 환대한 것으로 주요 외신은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이 "만나서 정말 반갑다. 이곳이 우리의 새로운 우주기지이다. 당신께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하자 김 위원장이 "바쁜 일정에도 초대해줘서 감사하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우주기지 내 시설을 함께 둘러봤다.

그동안 푸틴 대통령은 소문난 회담 지각꾼이었다. 잦은 지각으로 인해 정상회담에서 심리적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까지 나오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2014년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와의 회담에는 무려 4시간 15분이나 늦었고, 2018년 고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와의 회담에도 2시간 30분 늦은 바 있다. 한국 정상들과의 만남에서도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과 회담 당시 1시간 45분 지각했고, 2019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중 열린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회담에는 2시간가량 늦었다.

2018년 열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도 푸틴 대통령은 약속된 시간보다 35분 늦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호텔에서 기다린 후 푸틴 대통령보다도 20분 늦게 도착하면서 회담이 1시간가량 지연되는 일이 빚어지기도 했다.

2018년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당시 미국 대통령이 핀란드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날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은 35분가량 늦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보다도 20분 더 지각하면서 두 정상의 회담은 예정보다 1시간 이상 지연됐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의 기다림은 이번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침략이 장기화하면서 부족한 물자를 지원받으려는 러시아가 더 절박한 쪽인 만큼 이 같은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도 보인다.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이번 회담을 두고 "(2019년 4월 두 정상의 첫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실패의 충격으로 휘청거렸으며 외교적 생명줄을 찾고 있었다"며 반면 4년이 지난 지금은 푸틴이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참패를 모면하려는 심산으로 김정은에게서 외교적·군사적 생명줄을 찾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또한 이번 김 위원장의 방미 수행단에 최선희 외무상 외에 군 서열 1~2위 등 무기 거래 관련 주요 보직자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번 회담을 계기로 북한이 러시아에 재래식 포탄과 대전차 유도 미사일 등을 제공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도 이를 우려하며 추가 제재 등에 대한 경고를 내놓고 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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