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 2호선은 둥글게...40년만에 서울 지하철 노선도 바꾼다
김민욱 2023. 9. 13. 17:52
거미줄처럼 얽힌 서울 지하철 노선도가 40년 만에 좀 더 알아보기 쉽게 바뀐다.
서울시는 새로운 지하철 노선도 디자인을 13일 공개했다. 우선 순환선인 2호선을 둥글게 표시한 게 눈에 띈다. 바탕엔 서울과 경기·인천지역은 음영을 달리해 지리적 정보도 담았다. 예를 들어 행정구역이 바뀌는 지하철 3호선 구파팔역(서울 은평구)→지축역(경기도 고양시) 사이를 음영으로 구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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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4개역 거미줄처럼 얽힌 현 노선도
현 노선도엔 23개 노선, 624개 역이 표시돼 있다. 1980년대 만들어진 4개 노선(106개 역)에 이리저리 선을 긋다 보니 마치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다. 새 노선도는 2호선을 제외하곤 수직이나 수평, 45도 각도 대각선으로만 표시했다. 국제표준인 8선형(Octoliner) 방식이다. 이 방식은 1933년 헨리 벡이 런던 지하철에 처음 적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노선도와 놓고 보면, 확연히 정돈된 느낌이 든다.
환승역은 갈아타려는 노선을 한눈에 알 수 있게 신호등처럼 표시했다. 신호등 동그라미 안은 해당 노선색으로 채웠다. 1·2호선 간 환승이 가능한 시청역은 감색(남색)과 녹색이 쓰였다. 현재는 태극문양으로 통일해놨다. 또 승객이 자신의 위치를 더욱 쉽게 알 수 있게 한강, 바다도 담았다. 이밖에 시각 약자와 고령자를 위해 철도종류별로 선 굵기와 종류를 달리했다. 도시철도는 가는 실선 두 줄, 경전철은 실선 한 줄, 간선철도는 사슬 무늬로 표시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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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뀐 노선도...특정 역 찾는 시간 줄어
이런 새 노선도를 이용해 특정 역을 찾는 경우 현 노선도보다 시간이 최대 55%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센서로 시선 위치를 따라가는 ‘아이트래킹’ 실험결과다. 더욱이 환승역은 최대 69% 단축됐다. 외국인에게도 효과가 나타났다. 실험 참가자들은 “2호선이 순환되는 모습이 눈에 잘 띄어 다른 노선과 구별하기도 쉽고, 지정 역을 찾을 때 기준이 되는 것 같다” “지역 내 경계 표시 덕분에 길을 찾기 쉬웠다”고 답했다.
이번 디자인은 시각·색채·디자인·인지·교통 등 분야별 전문가 자문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서울시는 18일 디자인 공청회를 열고 새 디자인에 대한 시민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관광상품인 굿즈도 공개된다.
최인규 서울시 디자인정책관은 “새롭게 발표한 노선도는 시각약자, 외국인 모두를 배려한 읽기 쉬운 디자인”이라며 “지하철을 더욱 편하게 이용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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