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들은 다 어디에?…길 잃은 文정부 '수소 경제'
현대차·한화·포스코 참여, 롯데·SK는 불참
계륵된 文 정권 주요 공약 '수소 경제'
총수 홍보 효과 못 누려… 콘텐츠로 승부해야
수소 산업 전시회 'H2 MEET'에 대한 기업들의 열정이 예년만 못하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주요 기업 총수들이 직접 챙기며 전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켰지만 올해는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한 모습이다.
수소 경제가 문재인 정부의 주요 공약이었던 만큼 정권 교체로 인해 H2 MEET의 밴드왜건 효과 역시 흐려진 것으로 보인다. 탄소 중립이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수소 사업에는 적극 나서면서도 전시회 분위기는 2년 전과 크게 달라진 만큼 앞으로 H2 MEET이 참가기업들간 기술적 콘텐츠 경쟁으로 변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3일 고양 킨텍스에서 수소 산업 전시회 H2 MEET이 개막한 가운데 전시회에 참여한 주요 그룹사인 현대차그룹, 한화그룹, 포스코그룹 등 3곳의 총수가 모두 불참했다. 현대차그룹에선 김동욱 현대차 부사장이 방문했고 유병옥 포스코홀딩스 부사장, 김희철 한화에너지 사장이 자리를 채웠다. 이들은 방문 후 개막식 기념사진을 촬영한 후 빠르게 행사장을 떠났다.
이는 불과 2년 전인 2021년 당시 H2 MEET 개막식과 비교하면 초라한 모습이다. 2년 전 H2 MEET에서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사장 등 각 기업 총수들이 직접 발걸음한 바 있다.
올해 참가 업체가 전년 대비 26% 이상 늘면서 H2 MEET 행사 규모 자체는 커졌으나 행사 열기는 식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글로벌 수소차 시장 1위를 달리는 현대차그룹의 경우 2년 전엔 정의선 회장이, 지난해엔 장재훈 현대차 사장이 발걸음 했으나 올해는 김동욱 부사장이 참석하면서 그룹 차원에서 H2 MEET에 대한 중요도를 낮춘 것으로 비쳐진다.
주요 기업들의 부스 분위기가 바뀐 것은 정권 교체 이후 수소 사업에 대한 동력이 크게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수소 사업은 문재인 정부의 주요 역점 사업 중 하나였으나, 윤석열 정부 들어 탈 원전 정책 폐기와 함께 신재생 에너지 관련 프로젝트가 상대적으로 우선순위에서 밀리면서 애매한 상황에 놓였다.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주요 사업이 아닌 만큼 기업 총수들이 직접 발로 뛸 필요가 없어진 셈이다. 2년 사이 부스 규모와 참가업체는 많아졌지만 주요 기업 총수를 내건 홍보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지면서 H2 MEET 화제성 역시 크게 떨어진 모습이다.
수소 사업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수익성 문제와 가이드라인 부재에 대한 아쉬움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친환경이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는 있지만, 수소 자체의 단가가 여전히 비싼 데다 정부의 가이드라인 역시 불분명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전시장에서 만난 한 그룹사 관계자는 "결국에는 그린 수소로 가야하는 데 원재료가 워낙 비싼데다 수익성을 내는 것은 아직까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며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제대로 잡혀있어야 수익이나 개발에 대한 부분을 명확히 할 수 있는데 이마저도 모호한 상황이다. 만들고 싶은데 기술이 없고, 기술은 있는데 기준이 없고, 기준이 있어도 수익이 안나는 구조"라고 말했다.
다만 친환경, 탄소중립에 대한 중요성이 매년 높아지는데다, 이미 주요 그룹들이 수소 사업에 상당한 투자를 진행한 상태라 H2 MEET 행사 자체의 존재 가치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총수들이 참석하는 연례행사에서는 제외된 만큼 앞으론 각 그룹별로 수소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들의 기술력을 앞세운 자체 콘텐츠로 승부하게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올해 부스 역시 각 그룹의 부스는 더욱 다양한 콘텐츠들로 채워졌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현대제철, 현대로템, 현대엔지니어링 등 계열사가 참여했고 한화그룹 역시 ㈜한화, 한화에너지,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한화임팩트, 한화파워시스템 등 무려 7개사가 참여해 그룹의 수소 밸류체인을 선보였다. 포스코그룹 역시 그룹 6개사가 콘텐츠를 꾸리는 데 참여했다.
또 다른 그룹사 관계자는 "수소는 꿈의 영역처럼 여겨지지만 결국엔 각 기업들이 모두 언젠가는 상용화를 이뤄야하는 공동의 숙제"라며 "각 회사가 어떤 기술을 갖고 있는지, 실현 가능한 기술인지, 상용화까지 어느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지 등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손흥민 몸에 안성맞춤…팀플레이 극대화한 프리롤
- 대통령은 왕이 아니라던 야당 대표에 드는 '기시감' [기자수첩-정치]
- 모두가 알던 류현진으로 돌아왔다 ‘첫 6이닝+QS’
- "불륜남과 해외서 즐긴 아내, 처남과 처제도 함께였습니다"
- 李 장기단식에 비명계 '뒤숭숭'…"체포안 가결 필요하나 마음 흔들려"
-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무죄를 확신한다면 [기자수첩-정치]
- 국민의힘의 반격…'이재명 부부' 사법리스크 부각 여론전
- 수행원 배 씨에게 책임전가 했던 '김혜경'…벌금 150만 원 [뉴스속인물]
- 강남 비-사이드 ‘1번 배우’ 조우진, 이견 잠재우는 ‘볼륨 연기’ [홍종선의 신스틸러㉑]
- ‘오! 대반전’ 홍명보호 원톱, 조규성·주민규 아닌 오세훈…공중볼 경합 승률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