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슨트가 된 정병헌 교수, ‘강의실 밖 그림 이야기‘

손영옥 2023. 9. 13.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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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가이자 교육자인 성신여대 정병헌 미대 교수가 '친절한 도슨트'를 자처하며 현대미술 감상 가이드북을 썼다.

신간 '정병헌 교수의 강의실 밖 그림이야기(비비트리북스)'에는 섬유 공예 작가이기도 한 저자가 직접 인터뷰한 국내 현대 미술 작가 29명의 작품 세계와 인생 이야기가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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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가이자 교육자인 성신여대 정병헌 미대 교수가 ‘친절한 도슨트’를 자처하며 현대미술 감상 가이드북을 썼다. 신간 ‘정병헌 교수의 강의실 밖 그림이야기(비비트리북스)’에는 섬유 공예 작가이기도 한 저자가 직접 인터뷰한 국내 현대 미술 작가 29명의 작품 세계와 인생 이야기가 들어있다.

저자는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 감상자들은 난해한 현대미술에 담긴 작가의 메시지를 어떻게 찾아낼까?’하는 궁금증에서 이 책을 썼다”라고 밝히며 자신이 궁구한 미술 감상 비법을 소개한다.

저자는 책 앞부분에서 3가지 미술 감상법을 소개한다. 일반적인 감상법, 펠드먼 감상법, 포커스 온(Focus on)감상법이다. 포커스 온 감상법은 일반인들의 예술 작품 감상을 돕기 위해 저자가 직접 고안한 것인데, 작가, 시대 환경, 표현 기법, 메시지 등 4가지에 초점을 맞추고 작품을 뜯어보라고 제안한다. 저자는 책에서 3가지 감상법 도구를 총 동원해서 조각가 김성복에서 화가 유근택까지 29명에 이르는 작가들의 작품들을 하나하나 해석한다. 연륜이 묻어나는 글은 따뜻하고 편안하면서도 미술 작가로서의 전문성과 발품을 판 인터뷰가 더해져 난해한 현대미술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나침반 역할을 충실히 한다.

김성복 , <바람이 불어도 가야 한다>, 111x172x333cm, 스테인레스 스틸, 2022(뚝섬 한강공원 전시)

이를테면 조각가 김성복의 대표작인 ‘바람이 불어도 가야 한다’ 연작을 설명하면서 이를 가난한 환경을 뚫고 마침내는 자신이 좋아하는 미술인이 된 조각가의 인생 역정과 연결시키고, 또 정과 망치라는 도구로 무수히 망치질하는 작업 과정과도 연결시키는 글 솜씨는 매끈하다. 자극성 없는 녹차처럼 순하면서도 여운이 길다.

소개되는 작가는 작업 철학과 작품 성향에 따라 ‘자연을 노래하라’, ‘인생을 노래하라’, ‘희망을 노래하라’, ‘이상을 노래하라’ 등 네 부분으로 구분됐다. 동양화, 서양화, 조소, 공예, 디자인, 설치 드로잉…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 작품을 다룬 점도 책의 장점이다.

손영옥 문화전문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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