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15 가격 동결 …中 악재 정면돌파
[한국경제TV 정재홍 기자]
<앵커> 중국의 금지령 악재 속에서 애플이 아이폰15 시리즈를 공개했습니다. 시장의 예상을 깨고 제품 가격을 동결하면서 점유율 확대 전략을 취한 모습입니다.
산업부 정재홍 기자 나왔습니다. 정 기자 아이폰 신작, 눈에 띄는 변화는 없었다는 평가도 나오는데 주목할 포인트가 있습니까.
<기자> 네. 지난해 아이폰14는 전면 카메라 모듈에 적용한 펀치홀 디스플레이 '다이내믹 아일랜드'가 핵심이었는데 올해는 이만한 변화가 없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판매량을 늘릴 만한 눈에 띄는 변화들은 있습니다.
먼저 애플만 쓰던 라이트닝 단자에서 C타입 충전단자를 도입했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일반 라인업에도 프로급에 탑재되던 다이내믹 아일랜드를 적용했습니다.
프로 라인업에는 우주선에 쓰는 티타늄 합금 소재를 적용했고 TSMC 3나노 공정을 적용한 A17 바이오닉 AP가 들어간다는 게 가장 큰 특징입니다.
가장 예상을 깬 건 가격입니다.
시장에서는 프로 라인업에서 최소 100달러 이상의 가격 인상이 있을 것이란 에상이었습니다. 애플은 제품 4종 모두 799달러~1,199달러로 가격을 동결했습니다. 3차 출시국인 한국도 지난해와 같은 가격이 책정됐습니다.
<앵커> 제품 성능을 올리면서 가격을 동결했다는 게 핵심으로 보이는데요. 중국 내 공공부문 아이폰 금지령을 의식한 가격정책으로 보이네요.
<기자> 사실 중국에선 전작인 아이폰14 대비 적어도 프로 라인업에서는 100달러 가량 인상할 거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애플은 중국에서 아이폰15 프로 맥스 모델에 한해서만 1천 위안을 인상하고 나머지 3종은 모두 동결했습니다. 환율 등 상황을 따졌을 때 가격은 한국, 중국, 일본 가운데 한국이 오히려 가장 비싼 형편이죠.
<앵커> 중국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에도 보란듯이 7나노 AP를 탑재한 최신 스마트폰을 내놓았잖아요. 중국내 애국소비 운동도 나타나는 양상인데 판매 영향은 어떻습니까.
<기자> 중국을 포함한 중화권은 지난 2분기 기준 애플 전체 매출 20%를 차지할 정도로 매우 중요한 시장입니다. 지난해 아이폰 매출의 22%도 중국에서 나왔습니다.
아이폰 등 외산 스마트폰 금지령이 공공부문에 한정됐지만 민간소비로 확산된다면 애플은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습니다. 해당 소식에 아이폰 주가가 휘청거렸던 이유이기도 하고요.
다만 시장에서는 중국발 아이폰 판매 우려가 과도하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지난해 중국 아이폰 판매량이 4,800만 대가 넘는데 공공부문 수요는 50만 대 수준에 그칩니다.
또 중국 공공부문이 외산 스마트폰을 금지한 게 어제오늘 일은 아니였다는 겁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이윤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 (중국 정부가)공무원들 대상으로 아이폰 사용 제재를 한 건 처음이 아닙니다. 이전부터 정부가 지정하는 스마트폰을 쓰게끔 했었습니다. 또 애플 공급망이 상당부분 중국에 있기 때문에 중국 당국이 더 강하게 제재를 하기에는…]
아이폰 최대 생산기지는 중국 장저우 폭스콘 공장입니다. 중국 경제 위기론이 대두되는 현실에서 중국 당국이 미국 애플을 더 강하게 치기에는 내수시장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올해 아이폰이 삼성 갤럭시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할 거라는 예상도 나왔잖아요. 중국 금지령 우려가 과도하다면 에상 시나리오대로 흘러갈 수도 있겠네요.
<기자> 현재 스마트폰 시장 침체는 프리미엄폰 보단 중저가 라인업에 집중되고 있습니다.이런 이유로 프리미엄폰만 만드는 애플 보다 보급형 라인업까지 보유한 삼성전자에 대한 타격이 더 큽니다.
실제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아이폰 연간 판매량은 2억 2,600만 대로 지난해 보다 200만 대 증가합니다. 반면에 삼성전자는 지난해 보다 3천만 대 이상 줄어든 2억 2,800만 대로 예상됩니다.
삼성전자는 현재 아이폰에 메모리 반도체와 OLED 디스플레이 등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실적만 놓고 보면 아이폰이 중국에서 많이 팔리는 게 이득입니다. 대신 아이폰 판매량 증가로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부는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정재홍 기자 jhje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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