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울화 돋구자고 작정" 개각을 둘러싼 야당의 '혹평'

이경태 2023. 9. 13.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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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정의당, 국방장관 등 교체에 '꼬리자르기' 규정... 유인촌 복귀엔 "후안무치한 재탕인사"

[이경태 기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왼쪽부터),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의 2차 개각 발표 브리핑에 배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그야말로 국민 울화 돋구자고 작정한 인사다." - 이정미 정의당 대표
"희대의 꼬리자르기 개각, 재갈물리기 개각이다." -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13일 단행된 윤석열 대통령의 2차 개각에 대한 야당의 혹평이 이어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번 개각에서 신임 국방부장관 후보로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로 유인촌 대통령 문화체육특별보좌관을 각각 지명했다.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로는 김행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을 지명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정의당 등은 해병대원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과 잼버리 파행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꼬리자르기' 개각으로 평가했다. 또 MB 정부 때 각종 논란을 빚었던 '유인촌 장관'을 재활용한 데 대해서도 호된 비판을 내놨다.

[민주당] "몰염치한 개각으로 은폐 성공할 것이라 여긴다면 큰 오산"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방장관 교체와 관련해 "대통령으로 향하는 의혹을 잘라내기 위한 꼬리자르기 개각"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부대원 사인 조작·은폐 의혹을 받는 신원식 의원으로 국방장관을 바꾸는 것이 (이종섭 국방장관 탄핵 요구에 대한) 윤 대통령의 답이냐"며 "이런 몰염치한 개각으로 '꼬리 자르기'와 '의혹 은폐'에 성공할 것으로 여긴다면 큰 오산"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유인촌 후보자에 대해서는 "과거 막말과 문화예술계 인사탄압을 자행한 장본인으로서 후안무치한 재탕후보의 전형", 김행 후보자에 대해서는 "김건희 여사와 20년 지기로 사실상 여성가족정책을 김건희 여사에게 넘기겠다는 말로 들린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내각을 쇄신하라고 했더니 더 문제 있는 인사들만 끌어 모았다"면서 이번 개각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다만, 민주당은 이번 개각으로 교체될 이종섭 국방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와 관련해 내부검토를 해볼 예정이다. 권 수석대변인은 "탄핵하겠다는 방침 자체가 변한 건 없다"면서도 "다만, 개각을 통해서 사의를 표명한 점, 대통령실에서 사표를 수리하지 않은 점 등에 대한 검토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의원 일부도 따로 페이스북 등을 통해 이번 개각에 대한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홍영표 의원은 "이념을 앞세우는 구태, 막말과 인성 논란까지 뭐 하나 빠지지 않는 인선"이라며 "정치, 경제, 외교 전 분야에 걸쳐 낙제점이 가득한데도 민생을 돌아보긴커녕 사냥개만 키우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이와 관련, "MB 대변인의 방통위원장 임명 강행부터 문화계를 블랙리스트, 이념논쟁으로 파탄 냈던 MB의 문체부 장관까지 다시 불러들인다"며 "국방부 장관 낙점자는 홍범도 장군에 이념 논란을 덮어씌운 사람이다. 중대장 시절, 병사의 사망사건 사인을 조작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진 인물이기도 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채 상병 사망사고와 부당수사개입을 적당히 덮고 가겠다는 정권의 속내가 그대로 드러난다"면서 "오만한 정부 앞에 국민은 회초리를 들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송갑석 최고위원은 "자른다고 잘릴 꼬리가 아니다. 윤 대통령의 '진실은폐 개각'은 반드시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이미 발의한 바 있는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을 통해 철저히 진실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정의당] "신원식, 장관 된다면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영원히 미궁"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인사가 만사인데, 국민 갈라치기와 입법부와의 일대 전쟁 불사를 국정운영 기조로 잡은 것이냐"고 비판했다.

그는 먼저 국방장관 신원식 후보자를 "이념전쟁의 총사령관"이라며 "홍범도 장군 깎아내리기, 잼버리 조기 퇴소자 청소년들을 '반국가세력'으로 낙인찍기, 북한 무인기 침투에 야당 의원 간첩으로 몰아가기, 의정활동 하나하나가 망언 제조기 그 자체인 사람이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낙점됐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현역 군인 시절에도 부대원의 박격포 오발 사망사고를 축소 은폐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며 "만일 이대로 신원식 후보자가 국방부 장관이 된다면 이미 외압 논란에 휩싸인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는 영원히 미궁에 갇히게 될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유인춘 후보자에 대해서는 "윤핵관 입맛에 딱 맞는 MB 인사, 이번 개각 참사의 정점에 서 있다"고 평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유 후보자는 공석에서조차 언론인들을 향해 폭언 욕설을 일삼고, 국정원과 함께 '좌파 연예인 대응 TF'를 구성해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진보적인 문화예술인들을 퇴출 시도했다는 혐의를 받는 자타공인 언론, 문화 탄압의 상징"이라며 "이번 개각 명단은 민심과의 전쟁을 준비하는 '이념전쟁 내각' 구상"이라고 주장했다.

정의당은 논평을 통해서도 "윤석열 정부의 오만함이 드러난 폭주, 적폐 개각"이란 입장을 밝혔다.

김희서 수석대변인은 "이념전쟁, 수사외압 은폐 의혹과 방송장악, 성평등 정책 후퇴와 잼버리 실패 등 문책과 쇄신이 필요한 자리에 (개각으로) 쇄신의 의지를 보이기는커녕 더 강경한 폭주를 예고했다"면서 "검증된 적폐, MB 올드보이의 기용과 친윤 논공행상용 기용은 윤석열 정부의 열악한 인재풀과 낙후하다 못해 썩어버린 국정운영 철학을 여실히 드러낼 뿐"이라고 비판했다.

또 "김영호-신원식이라는 통일부-국방부 반평화 쌍폭주 체제, 이동관-유인촌으로 이어지는 방통위-문체부 언론장악 쌍적폐 체제는 너무나 끔찍하다"며 "철저한 검증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고장난 인사시스템과 비뚤어진 국정운영을 반드시 바로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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