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러시아 로켓 기술에 관심…손짓 섞어가며 질문도 던져

박민지 2023. 9. 1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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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12시30분쯤, 북·러 정상회담이 열리는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북·러 정상회담에 앞서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함께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의 주요 시설을 시찰하며 러시아 우주과학 기술을 소개했다.

김정일과 푸틴 대통령 사이의 마지막 북·러 정상회담은 2002년 8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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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미소짓고 있다. 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12시30분쯤, 북·러 정상회담이 열리는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로부터 30분 뒤인 오후 1시쯤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도착했다.

2019년 4월 25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두 정상 간의 첫 북·러 정상회담을 가진 뒤 4년 5개월 만의 재회였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반갑게 악수하며 짧은 대화를 나눴다.

현지 뉴스 영상을 보면 푸틴 대통령은 “당신을 만나서 정말 반갑다”면서 “이곳이 우리의 새로운 우주기지다. 당신에게 보여드리고 싶다”고 환영 인사를 건넸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바쁜 일정에도 초대해줘서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김 위원장은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방명록에 “첫 우주정복자들을 낳은 로씨야(러시아)의 영광은 불멸할 것이다“라는 글을 남겼다.

북·러 정상회담에 앞서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함께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의 주요 시설을 시찰하며 러시아 우주과학 기술을 소개했다.

두 정상은 러시아가 개발한 최신 로켓 ‘안가라’ 조립·시험동과 소유스2 우주로켓 발사 시설, 현재 건설 중인 안가라 발사 단지 등을 살펴봤다.

유리 보리소프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 사장 등이 두 정상에게 안가라, 소유스2의 성능 등을 설명했다.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방문은 김 위원장의 희망사항 중 하나였다고 외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러시아의 로켓 기술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이동하면서도 시설에서 눈을 떼지 못했고 고개를 갸웃거리거나 손짓을 섞어가며, 직접 부품의 크기나 작동 방식에 대해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김 위원장 뒤로 군복 차림의 장창하 국방과학원장과 김정식 군수공업부 부부장, 김철규 국무위원회 경위국 국장이 뒤따랐다.

장창하와 김정식은 북한의 대륙간탄도시마일(ICBM)을 비롯한 전략무기 개발을 주도하는 인물들이다.

정찰위성을 띄우기 위한 우주발사체도 ICBM과 기술적으로 동일하다는 점에서 이들이 위성 발사에도 깊이 관여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북·러 첨단무기 기술 이전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높아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13일(현지시간) 북러 정상회담이 열리는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도착한 모습. 연합뉴스


특히 김 위원장의 방러 수행단에 그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도 포함된 사실이 확인됐다.

김 부부장은 이날 북·러 정상회담이 열린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모습이 포착됐다.

외신 화면에 우주기지에 도착해 방명록을 쓰는 김 위원장 옆에서 김 부부장이 미소를 지으며 밀착 수행하는 장면이 잡혔다.

김 부부장은 지난 2019년 첫 북·러 정상회담 당시에는 수행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방러 수행단에는 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박정천 당 군정지도부장, 강순남 국방상 등 군부 실세들이 대부분 포함됐다.

이번 정상회담은 북·러 양국 간 열다섯 번째 공식 정상회담으로 기록됐다.

김일성 주석이 아홉 차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네 차례, 김정은 위원장이 두 차례 참석했다.

첫 북·러 정상회담은 1949년 2∼3월 김일성 주석과 이오시프 스탈린 소련 서기장 간에 열렸다. 김일성 집권 시기에 북·러 정상회담은 모두 모스크바에서 열렸다.

북·러 정상회담은 1986년 이후 14년 동안 열리지 않았다. 노태우 대통령의 북방외교로 한국과 러시아 관계가 급속도로 가까워진 시기이자 북한의 ‘고난의 행군’ 시절과 겹친다.

김정일 위원장은 2000년 7월 평양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났다. 북·러 정상회담이 북한에서 열린 것은 이때가 유일하다.

김정일과 푸틴 대통령 사이의 마지막 북·러 정상회담은 2002년 8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렸다.

이후, 푸틴 대통령은 2019년 4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푸틴 대통령 입장에서는 17년 만에 북한 지도자를 다시 만난 것이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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