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찜질' SON, 오른 무릎 '이상 무'…사우디전 89분 소화→세필드전+북런던 더비 준비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무릎에 얼음찜질을 하면서 토트넘 홋스퍼 팬들은 전전긍긍하게 했던 손흥민이 멀쩡하게 A매치를 소화하면서 팬들과 클럽을 안도시켰다.
손흥민은 13일(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에 위치한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사우디와의 국가대표 A매치 친선 경기에서 조규성(미트윌란)과 최전방 투톱으로 선발 출전해 후반 44분 오현규(셀틱)와 교체되기 전까지 89분을 소화했다.
비록 득점은 없었지만 조규성의 결승골 장면에서 센스 있게 공을 흘리며 득점 과정에 관여하는 등 전반적으로 활발한 경기를 펼쳤다. 한국은 전반 32분에 터진 조규성의 선제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 위르겐 클린스만 체제 이후 6경기 만에 A매치 첫 승을 신고했다.
축구 통계매체 '풋몹(FotMob)'에 따르면, 손흥민은 기회 창출 7회를 기록해 양 팀 합쳐 가장 많은 기회를 만들어낸 선수로 나타났다. 결정적 기회로 2번이나 만들어내면서 역시 최다를 기록했다. 패스 성공률 81%, 긴패스 성공률 100%, 크로스 성공률 80%로 득점보다 주변 동료들을 돕는 데 치중한 플레이를 펼치고도 평점은 8.0으로 가장 높았다.
현재까지 A매치 통산 112경기 37골을 기록하면서 한국에서 차범근(58골), 황선홍(50골) 다음으로 많은 골을 터트린 손흥민은 득점을 늘리지 못했지만 팀의 주장과 플레이메이커로서 팀을 승리로 이끌며 9월 A매치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는데 기여했다.
대부분 손흥민 활약상에 만족함을 드러낸 가운데 토트넘 팬들을 비롯해 많은 팬들이 손흥민이 A매치 기간 중 부상을 입지 않으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우디아라비아전을 앞두고 손흥민이 오른쪽 무릎에 얼음 주머니를 차고 있는 모습이 포착돼 토트넘과 팬들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토트넘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9월 A매치 기간을 맞이해 위르겐 클린스만의 부름을 받아 대표팀에 합류했다. 이번 한국의 9월 A매치 2연전은 모두 영국에서 치르기에 손흥민은 평소와 달리 한국으로 귀국하지 않고 영국에서 동료들을 맞이했다.
9월 A매치 첫 번째 일정인 웨일스와의 평가전은 지난 8일 영국 웨일스의 수도 카디프에 위치한 카디프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결과는 0-0 무승부로 끝나면서 대한민국 대표팀을 이끄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후 A매치 5경기(3무2패)쨰 무승을 기록했다.
당시 손흥민은 4-4-2 전형에서 조규성(미트윌란)과 함께 투톱으로 선발 출전해 90분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웨일스 수비수들의 집중 견제에 고전했다. 이날 손흥민은 슈팅을 총 3번 시도했지만 유효슈팅으로 이어진 건 한 개뿐이었다. 기회창출도 1회 기록했지만 아쉽게 공격포인트를 올리는데 실패했다.
웨일스전을 마치고 손흥민은 다음 경기인 사우디아라비아전을 준비했는데, 경기가 시작되기 직전에 영국 매체 '더선'은 지난 12일 "손흥민이 A매치 휴식기 동안 무릎에 거대한 얼음주머니를 차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토트넘은 부상 위기에 빠졌다"라고 보도했다.
매체가 공개한 사진 속에서 손흥민은 오른쪽 무릎에 얼음주머니를 대고, 얼음주머니를 고정시키기 위해 이를 랩으로 감쌌다. 이를 두고 팬들은 손흥민이 혹시나 훈련 과정 등에서 무릎 부상을 입었을 가능성을 의심했다.
만약 손흥민이 부상을 입게 된다면 대한민국 대표팀과 마찬가지로 토트넘 입장에서도 큰 타격이다. 손흥민은 토트넘 팀 주장이자 핵심 선수일 뿐만 아니라 9월 A매치 이후엔 최대 라이벌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와 프리미어리그 명문 리버풀과의 맞대결을 비롯해 중요한 일정들이 기다리고 있다.
따라서 토트넘과 팬들은 대한민국의 사우디아라비아전 선발 라인업을 주시했다. 만약 손흥민이 명단 제외를 당했다면 부상 의심이 확신으로 변할 수 있었는데, 다행히 손흥민은 사우디아라비아전 선발 명단에 포함됐을 뿐만 아니라 후반 44분까지 경기를 소화하면서 클럽과 팬들을 안도시켰다.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선발로 출격한 손흥민은 지난 웨일스전에서 다소 낮은 위치에서 뛰었던 탓에 경기 영향력이 줄어들었으나, 2차전에선 조금 더 높은 위치에서 뛰면서 주변 동료들을 활용한 플레이를 선보이며 경기 내내 돋보였다.
손흥민은 전반 12분 박스 정면에서 이재성의 패스를 받아 왼발 슛으로 마무리해 첫 유효 슈팅을 만들어냈다. 10분 뒤에는 다시 이재성과 호흡을 맞춰봤다. 절묘하게 침투하는 손흥민을 향해 이재성이 정확한 패스를 넣어줬고, 손흥민이 이를 받아 돌파 후 크로스를 올렸으나 골대 위로 넘어갔다.
전반 25분에는 박스 정면에서 슈팅 각도가 나오자 지체 없이 왼발 중거리 슛을 때려 사우디 골문을 위협했다. 이후 조규성의 득점 장면에서는 센스 있는 플레이가 돋보였다. 이재성의 패스를 중앙에 페널티 아크 지역에 있던 손흥민이 흘려준 후 침투했고, 황인범이 곧바로 툭 찍어 차 찔러줬다. 이를 사우디 수비가 걷어낸다는 게 조규성에게 연결됐고, 조규성은 힘들이지 않고 머리로 살짝 방향만 바꿔 골망을 흔들었다.
조규성 골 이후 불과 2분 뒤 손흥민은 심판 판정에 땅을 치고 말았다. 조규성이 상대 패스를 끊어내 침투하던 손흥민을 향해 패스를 넣어줬다. 이를 받은 손흥민은 박스 안까지 돌파하며 일대일 기회를 잡는 듯 했다. 하지만 상대 수비의 뒤늦은 태클이 들어왔고, 태클은 공을 건드리지 못하고 손흥민 발만 쳤다.
상대 선수 발에 걸려 넘어진 명백한 페널티킥 상황이었지만 주심은 그대로 경기를 진행했다. 손흥민은 왜 페널티킥을 주지 않느냐는 표정으로 수차례 땅을 내려치며 격한 아쉬움을 표출했다. 친선 경기라 VAR이 없었던 것이 천추의 한이었다.
9월 마지막 A매치를 승리로 마친 손흥민은 이제 소속팀인 토트넘으로 돌아가 오는 16일 오후 11시에 열리는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홈 경기를 준비할 예정이다. 셰필드전을 마치면 24일엔 토트넘 최대 라이벌 아스널 홈구장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시즌 첫 '북런던 더비'를 치른다.
A매치 휴식기 이후 치르는 첫 경기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손흥민의 연속골 도전이다. 손흥민은 지난 2일에 열렸던 리그 4라운드 번리 원정에서 브라질 공격수 히샤를리송을 대신해 원톱 스트라이커로 출전해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킬러 본능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손흥민 최고의 파트너이자 월드 클래스 공격수인 해리 케인이 독일 분데스리가 챔피언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난 이후, 토트넘 9번 공격수 자리는 히샤를리송이 맡았으나 개막 후 리그 3경기 동안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침묵했다. 결국 토트넘을 이끄는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리그 4라운드 번리전에 히샤를리송이 아닌 손흥민을 최전방 공격수로 내세웠고, 손흥민은 해트트릭으로 보답했다.
번리전 이후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물론 각종 통계 매체들이 선정한 라운드 베스트 11에 선정되며 활약상을 인정받았고, 같은 라운드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 에반 퍼거슨(브라이턴)을 제치고 주간 파워랭킹 1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영국 '풋볼런던'은 "토트넘 새 주장 손흥민은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팀에서 좋은 출발을 보였다. 신입생 제임스 매디슨과 끈끈한 관계를 형성했으며 리그 4경기 무패 행진을 거두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며 "공격 파트너였던 해리 케인이 떠난 후에도 최고의 모습으로 토트넘 곁에 돌아왔다"고 시즌 초반 손흥민의 활약이 토트넘 상승세에 큰 힘이 됐다고 호평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또한 "손흥민의 존재가 케인 대체자를 데려오지 않은 정확한 이유는 아니지만 그 중 하나이긴 하다"면서 "이 팀에는 정말 훌륭한 선수들이 있다. 모든 선수들은 이 팀이 필요로 하는 방식으로 뛸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손흥민은 중앙이든 측면이든 어느 곳에서든 뛸 수 있다. 우리의 플레이 방식에서 손흥민은 가장 이상적인 선수"라고 손흥민이 팀 핵심 선수라는 점을 강력히 주장했다.
손흥민이 건강한 몸상태로 A매치를 마쳤다. 토트넘 4연승, 더비 매치 승리로 이끌 차례다.
사진=더선 캡처, PA Wire, AP/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 제공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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