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전 보좌관 "6000만원 전달" 진술에…코너 몰린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윤관석(구속) 의원이 코너에 몰렸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보좌관 출신인 박용수씨는 지난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부장판사 김정곤·김미경·허경무) 심리로 열린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윤관석 의원에게 6000만원을 전달했다는 혐의(정당법 등 위반)를 인정하면서다.
검찰은 지난달 22일 송 전 대표 경선캠프 관계자들에게서 6000만원을 받은 혐의(정당법 위반)로 윤 의원을 구속기소했다. 그러나 아직 윤 의원은 6000만원의 용처는 물론 금품수수 혐의 자체를 부인해 왔지만, 자금 조달의 길목 역할을 했던 박 전 보좌관이 진술 태도를 바꿈에 따라 윤 의원은 외통수에 몰리게 됐다. 검찰 관계자는 “윤 의원 본인이 돈을 중간에서 가로챘다고 진술하든지 아니면 돈봉투를 누구에게 나눠줬는지를 진술하든지 양자 택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단 금품 수수 혐의만을 적용해 윤 의원을 기소했던 검찰은 민주당 의원 약 20명에게 돈을 뿌린 혐의에 대한 추가 기소를 준비하고 있다.
이정근 녹취록에서 “윤, 송과 30분 이야기 하고 갔다”
검찰은 박씨 진술 태도 변화로 송 전 대표의 혐의 입증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만약 검찰에 의해 돈봉투 살포의 집행자로 지목돼 온 윤 의원마저 자금의 용처를 밝히게 된다면 송 전 대표 역시 “몰랐다”는 입장을 고수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기대다. 검찰 관계자는 “송 전 대표가 여러 경로를 통해 돈봉투 살포를 인지하고 있었다는 정황이 이미 다수 확보돼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김정곤 김미경 허경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의 정당법 위반 혐의 등 재판에서 윤 의원이 박씨로부터 3000만원을 추가로 받은 2021년 4월28일 저녁, 윤 의원이 송 전 대표를 면담한 정황을 담은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서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은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와 통화에서 “윤(관석)은 와서 한참 있다가 송(영길)하고 만나서 30분 이야기하고 갔다”라고 말했다.
검찰은 또 강 전 위원이 2021년 4월10일 이 전 부총장과 “내가 성만이 형이 연결해 줘서 그거 좀 나눠줬다고 영길이 형한테 말했어. ‘성만이 형이 준비해준 것 갖고 인사했다’라고 하니 ‘잘했네’라고 하더라”고 말했다는 녹취록도 재판에서 공개했다. 강 전 위원이 이성만 의원에게서 돈을 받아 민주당 지역 본부장들에게 뿌린 과정을 송 전 대표가 인지했다는 검찰의 시각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다.
검찰은 외곽 후원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 돈으로 경선 컨설팅비를 대납한 혐의, 지역 기업인의 경선캠프 식비대납 혐의 등에 대한 수사를 마친 후 송 전 대표를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박현준·김철웅 기자 park.hyeon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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