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 남은 것은 제작사·원주시 잡음 뿐…씁쓸한 개봉 [엑's 이슈]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영화 '치악산'(감독 김선웅)이 원주시와의 영화 제목명 변경 갈등 속 오늘(13일) 예정대로 개봉했다. 영화 자체를 향한 관심보다 공개 전 잡음만 기억에 남는 개봉 여정이 씁쓸함을 남긴다.
지난 12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박범석 수석부장판사)는 원주시와 대한불교조계종 구룡사 등이 '치악산'의 제작사인 도호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낸 영화 상영금지 등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명백한 허구의 내용을 담은 이 영화의 배경에 치악산이 등장한다는 사정만으로 치악산의 명성이 훼손된다거나 시청자가 치악산에 대해 부정적인 인상을 갖게 된다고 예측할 수 없다. 원주시나 (원주)시민의 인격권이나 재산권에 중대하고 현저한 손해를 볼 우려가 있다는 점이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영화 '치악산'과 원주시가 법적 다툼으로 가기까지 수많은 잡음이 있었다.
'치악산'은 40년 전, 의문의 토막 시체가 발견된 치악산에 방문한 산악바이크 동아리 '산가자' 멤버들에게 일어난 기이한 일들을 그린 공포 영화다.
'치악산' 측은 1980년 치악산을 배경으로 18토막이 난 시신 10구가 잇따라 발견되고 비밀 수사가 진행됐다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치악산이라는 장소와 1980년대라는 시간 설정, 토막 살인 사건 수사 등의 내용은 모두 허구라고 소개했다.
이후 치악산이 위치한 원주시 측은 '치악산' 쪽에 영화 제목 변경과 영화 속 '치악산'이라는 대사가 등장하는 부분의 삭제 등을 요구했지만 원주시가 이를 거부했다며 '치악산'에 대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 및 상영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유무형의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어수선한 상황 속 지난 8월 31일 열렸던 '치악산' 언론시사회에서는 김선웅 감독을 비롯해 주연 윤균상 등 배우들까지도 "예상 못한 논란이었다"며 당황스러움을 고스란히 내비쳤다.
간담회 말미에는 제작사 대표가 직접 나서 "원주시에 영화의 제목을 변경할 수 있다는 것은 공문으로 보내놓았다. 하지만 대사를 바꾸는 것은 사실상 힘들 것 같다는 말씀을 드렸었다. 원만한 합의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날 원주 치악산 구룡사를 비롯한 원주축산업 협동조합, 원주원예농협 협동조합,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금돈 등 4개 단체가, 1일에는 원주시가 '치악산' 제작사를 상대로 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8일 열린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의 심문기일에서 원주시 대리인은 "원주 시민들은 치악산을 원주시와 사실상 동일하게 볼 정도로 긍지를 느낀다. 그런 산에서 토막살인이 일어났다는 허위 사실로 노이즈마케팅을 할 경우 시민들의 인격권과 재산권 침해로 이어질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또 '치악산' 제작사 측은 "영화에는 원주시와 구룡사 등의 명예나 재산을 직접적으로 침해할 내용이 없다. 브랜드 가치 침해에 따른 손해는 추상적인 주장이다"라고 반박하는 입장을 내놓았다.
양 측의 협의는 결국 이뤄지지 않았고, 12일 재판부는 상영금지 등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후 '치악산' 측은 논란과 우려를 고려해 강원도 내에서는 영화 상영을 취소하겠다고 알렸고, 원주시 측은 "치악산 괴담 영화가 허구라는 것을 알렸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치악산의 아름다움과 안전에 대한 홍보를 더욱 강화해 나갈 방침이며, 영화 상영에 따른 시민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노이즈 마케팅 의심을 받을 정도로 떠들썩한 논란만 기억에 남게 한 '치악산'은 결과적으로 온라인 상에서 뜻하지 않은 화제를 낳으며 '치악산'이라는 영화의 존재를 알리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개봉일인 13일 오후 0.9%(영진위 통합전산망 오후 2시 기준)의 예매율로 현재까지는 관객들의 뚜렷한 호응을 얻고 있지 못한 상태다.
개봉일인 13일에도 제작사 측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다양한 미사여구로 영화를 포장하며 홍보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이날 전해진 '치악산' 개봉 알림 자료에는 '연일 화제를 모으며 예비 관객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은 익스트림 마운틴 호러', '필리핀 동시 개봉을 시작으로 아시아 28개국, 유럽 35개국은 물론 아프리카, 아메리카 대륙, 오세아니아 등 전 세계 116개국에 선판매 돼 글로벌 흥행 신드롬을 예고' 등의 문구가 담겨 있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와이드릴리즈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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