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먼저 눈치챘나…1주일 전에 '북·러회담' 인근 국경 갔다
13일 북·러 정상회담이 열리는 장소가 지난 6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시찰했던 중·러 국경 지역과 인접해 있어 중국이 북·러 회담 장소를 사전에 인지했는지 여부가 주목된다.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6일 오후 시진핑 주석은 헤이룽장(黑龍江)성 다싱안링(大興安嶺)지구 모허(漠河)시 삼림농장과 베이지(北極·북극)촌을 시찰했다. 중국 영토 최북단이자 러시아 국경에 인접한 모허시는 북·러 정상회담이 열리는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까지 직선거리로 460여㎞에 불과하다.
중국 안팎에 발신하는 메시지를 비롯해 다양한 요인을 고려하는 시 주석의 지방 시찰지 선정은 중국에선 고도의 정치적 행위에 본다. 시 주석이 북·러 회담 일주일 전에 회담장과 인접한 중·러 국경을 시찰한 것이 우연이 아닐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미국 뉴욕타임스는 시 주석이 모허시를 방문한 5일(미국 현지시간)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북·러 정상회담을 예고하며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예상 회담 장소로 꼽았다.
당시 중·러 국경을 시찰하면서 시 주석은 “산림경제와 관광업 양대 산업을 병행해 북방 변경의 풍경과 빙설 자원이 지역 주민에게 끊임없는 수입의 원천이 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중국중앙방송(CC-TV)이 지난 8일 보도했다.
이어 시 주석은 7일 오전 중국 국방과학기술 연구의 중추인 하얼빈 공대를 시찰하고 “강국과 강군의 요구에 부응하라”고 지시했다. 오후에는 동북 전면진흥 좌담회를 주재하며 “높은 수준의 과학기술 자립자강을 실현하라”고 강조했다. 다음날인 8일엔 한반도를 담당하는 북부 전구의 78집단군을 찾아 “군사투쟁 준비의 자질과 수량, 수준을 제고하고, 전쟁 대비와 전투 능력을 전면적으로 제고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김정은 위원장이 중·러 국경지대를 방문하면서 평양으로 복귀하는 경로도 주목된다. 지난 2011년 8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경로와 이번 김정은 방러 루트가 유사해서다.
당시 김정일 위원장은 하산→하바롭스크→부레야를 거쳐 바이칼호와 인접한 올란우데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시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김 위원장은 당시 귀국길에 만주횡단철도(TMR)를 이용해 중국을 경유하면서 다칭(大慶)시에서 다이빙궈(戴秉國) 당시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회담을 가졌다.
다만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김정은 위원장의 귀로에 중국을 경유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김 위원장의 방중 계획에 “제공할 소식이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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