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인물]1조7000억 '기부왕' 이종환 삼영화학 회장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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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국내 첫 석유화학기업을 설립하며 화학공업과 전선 산업 발전을 선도해 온 이종환(李鍾煥·사진) 전 삼영화학그룹 회장이 13일 오전 1시48분께 서울대병원에서 타계했다.
서울대는 2014년 국내 화학산업을 개척하고 발전시킨 공적을 기리고자 이 전 회장에게 명예공학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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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국내 첫 석유화학기업을 설립하며 화학공업과 전선 산업 발전을 선도해 온 이종환(李鍾煥·사진) 전 삼영화학그룹 회장이 13일 오전 1시48분께 서울대병원에서 타계했다. 향년 100세.
1923년 5월(호적상 1924년) 경남 의령에서 태어난 이 전 회장은 마산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일본 메이지대 경상학과를 2학년까지 수료했다. 이후 학병으로 끌려가 소련, 만주 국경과 오키나와를 오가며 사선을 넘나들다가 해방을 맞았다. 광복 후엔 정미소 사업과 동대문시장 보따리 장사를 거쳐 플라스틱 제조업으로 눈을 돌렸고, 1958년 사출기 1대로 삼영화학공업사를 차려 플라스틱 바가지·컵·양동이를 만들어 팔았다.
이후 포장용 필름 사업으로 눈을 돌렸고, 기술 개발을 통해 과자, 라면 포장지, 투명 포장지 등 고난도 합성포장재 생산까지 도전했다. 음식물을 싸는 투명 랩을 최초로 개발한 것도 삼영화학공업이었다.
1970년대 들어 급증하는 전선 수요에 대응해 국제전선을 창업해 국내 3대 전선기업으로 육성했으나 경쟁사들의 견제 탓에 사업을 접었다. 대신 국내 유일 애자 생산업체인 고려애자공업을 중견기업으로 육성해 고압선로 154㎸, 초고압선로 765㎸ 개발 등 국내 전력 송배전 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초초고압 애자를 생산해 100% 국산화했다. 아흔을 바라보던 2009년엔 선박용 대형 디젤엔진 생산에도 뛰어들어 중공업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삼영화학그룹은 현재 삼영중공업 등 10여개 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고인은 '대한민국 인류 발전을 위한 1등 인재 육성'을 목표로 2002년 4월 말 설립한 관정이종환교육재단에 지금까지 1조7000억원을 쾌척했다. 재단은 매년 국내외 장학생 1000명에게 총 150억원의 장학금을 지급하는 아시아 최대 장학 사업으로 발전했다. 장학생 수가 지난 23년간 1만2000여명, 박사학위 수여자도 750명에 달한다. 총 장학금 지급액은 현재까지 2700억원에 이른다. 2012년엔 600억원을 기부해 서울대 대규모 전자도서관을 지어주면서 서울대 사상 최대 기부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고인은 이런 공으로 2009년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고, 2021년에는 제22회 4·19문화상을 수상했다. 서울대는 2014년 국내 화학산업을 개척하고 발전시킨 공적을 기리고자 이 전 회장에게 명예공학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유족으로는 장남 이석준 삼영 대표이사 회장을 비롯해 2남 4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장례식장, 발인은 15일 8시30분이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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