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콩쿠르는 끝 아닌 시작이죠, 다양한 비올라 음색 전할 것"

김희윤 2023. 9. 1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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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D 국제 음악 콩쿠르 비올라 1위 이해수
오직 음악만 생각하고 즐기자는 마음으로 참가
가스파로 다 살로, 모든 비올리스트의 꿈인 완벽한 악기

10일(현지 시각) 독일 뮌헨에서 폐막한 제72회 ARD 국제 음악 콩쿠르 비올라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비올리스트 이해수(22)의 목소리는 의외로 차분하고 담담했다. “너무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이고, 아직 잘 실감 나지 않는다. 다만, 음악가로서 제 음악을 인정받고 사랑받았다는 것이 가장 기쁜 것 같다”

비올리스트 이해수. [사진제공 = 금호문화재단]

ARD 국제 음악 콩쿠르는 독일 제1공영방송연합(ARD)이 주최하는 세계적 권위의 대회로 기악·성악·실내악 등 총 21개 부문에서 개최된다. 올해 대회는 하프, 더블베이스, 피아노 삼중주, 비올라 부문이 열렸으며, 비올라 부문은 지난 2~10일(현지시간) 9일 동안 경연을 진행했다. 이해수는 청중상과 오스나브뤼크 음악상 등 2개 부문 특별상도 받았다.

이해수는 12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콩쿠르 출전을 앞두고 미국 말보로 페스티벌 참여와 개인 리사이틀, 석사 졸업 준비로 개인 연습 시간이 부족해 스트레스가 많았었다”며 “그렇지만, 무대에 올라갔을 때만큼은 오로지 음악만을 생각하고 즐기고 내려오자는 마음으로 결선에 임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뮌헨 헤라클래스 홀에서 열린 결선 무대에서 이해수는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지휘 앤드루 그램스)과 함께 윌리엄 윌턴의 비올라 협주곡을 연주했다. 지난 2018년 그가 우승한 프림로즈 콩쿠르 결선과 같은 곡이었지만 그 느낌은 사뭇 달랐다는 평이다.

그는 “프림로즈 콩쿠르 출전까지 나는 미국에서 공부했었는데, 2년 전 독일 유학을 오면서 다른 음악적 가치관을 갖고 음악을 해석하는 방식들을 배워가면서 지금의 내가 월턴을 바라보는 시각은 달라졌다고 생각한다”며 “또 무대가 콩쿠르 결선인 만큼 긴장 속 스트레스받는 상황에서도 음악을 즐기려고 노력하는 그런 복합적인 감정들이 다른 연주를 만들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또 지휘를 맡은 앤드루 그램스가 커티스 음악원에서 공부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동문이라 더 가족 같은 느낌을 받았고, 비슷한 음악적 성향을 갖고 있을 거라 생각하고 연주해 편하게 무대에 임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제72회 ARD 국제 음악 콩쿠르 비올라 부문 입상자 사진. (사진 가운데) 비올리스트 이해수. ⓒ Ruth Wischmann.[사진제공 = 삼성문화재단]

이번 콩쿠르에는 이달 2일부터 10일까지 9일간 예선 심사를 거친 본선 참가자 46명이 3개 라운드에 걸쳐 경합을 벌였다. 비올라 부문 결선 무대에는 이해수를 포함해 3인이 올랐는데, 결선 심사 후 2위는 시상되지 않았고 3위에 독일의 이오넬 운구레아누와 일본의 코노에 타케히로가 공동 수상했다.

뛰어난 그의 연주실력만큼이나 무대를 함께한 악기도 독특한 음색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이해수는 올해 2월부터 삼성문화재단 후원으로 이탈리아 악기 명인 가스파로 다 살로가 만든 1590년산 비올라로 연주하고 있다. 이해수는 “가스파로 다 살로는 모든 비올리스트의 꿈이라고 할 정도의 완벽한 악기인데다, 마침 콩쿠르 6개월 전에 제게 와서 정말 운명이라고 생각했다”며 “만약 조금 더 늦게 악기를 만났다면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리고 부담스러워서 이번 대회만큼 자연스럽게 다루지는 못했을 것”이라며 웃으며 말했다.

2011년 금호영재콘서트로 첫 데뷔 후 13년 차가 됐지만, 여전히 새로운 곡, 새로운 음악에 대한 열망이 강하게 생긴다는 그는 “연습하다가 잘 안 풀릴 때면 일단 악기를 내려놓고 산책하러 가거나 다른 연주, 공연을 보러 간다”며 “다른 연주자의 공연을 볼 때 저런 식으로 해석을 하는구나 이런 부분이 굉장히 재미있고 신선하게 다가오고, 또 큰 영감을 받는다”고 고백했다.

독일 한스 아이슬러국립음대 석사과정을 졸업한 이해수는 독일 크론베르크 아카데미 프로페셔널 스터디즈 과정을 앞두고 있다. 그는 “콩쿠르는 끝이 아닌 시작이라 생각한다"며 "솔로에만 집중하기에는 비올라가 악기 특성상 레파토리가 화려한 곡이 많지 않다 보니 실내악 앙상블, 새로운 현대곡 또는 숨은 비올라 명곡들을 다양하게 관객들께 들려드리면서 비올라의 매력을 전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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