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부 “중·러, 전쟁 시 미국 본토에 사이버 공격 할 것”

지난 6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시큐리티 차이나 2023 행사에서 커다란 눈이 그려진 전시물이 설치돼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국방부가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과의 전쟁 시 미국 본토에 사이버 공격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나라의 목적은 미국의 핵심 인프라와 국방 네트워크에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가해 미국 내에 혼란을 일으키고 군사 능력을 마비시키는 것이라고 적시했다.

미 국방부는 12일(현지시간) 발표한 ‘2023 국방부 사이버 전략’ 공개본에서 “미국은 우리의 기술적 취약성을 악용해 우리 군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려는 악의적인 사이버 행위자들에 의해 도전을 받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러면서 “그들은 우리의 핵심 인프라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미국 국민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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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이버 공격으로 미군 동원 방해할 것”

지난 2017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인터넷 보안 콘퍼런스에 중국 내에서 벌어지는 사이버 공격을 표시한 디스플레이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AP=연합뉴스

국방부는 중국에 대해 “사이버 공간을 미국의 군사력을 약화하는 수단으로 여기며 미국 시민을 감시할 수 있는 폭넓고 만연한 사이버 스파이 위협”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중 간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중국이 미군 동원을 방해하고 사회 혼란을 초래하며 미국의 시선과 자원을 분산하기 위해 미국 본토에 파괴적인 사이버 공격을 개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사례로 중국이 미국 기업과 정부기관에 한 해킹, 미국 기술을 훔치기 위해 벌인 사이버 스파이 활동 등을 언급했다. 중국이 자신들의 위험한 사이버 역량을 타국에 수출하고 전 세계에서 디지털 권위주의의 부상을 촉진하려고 한다고도 평가했다.

러시아의 경우 수도 배관, 병원, 교통과 같은 미국 내 중요 인프라에 대한 사이버 조작을 벌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방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군 보급을 방해하고 민간 시설을 파괴하며, 사기를 꺾는 데 사이버 역량을 활용했다”고 분석했다. 위협 사례론 미국의 선거 개입 시도 등을 언급했다.

북한도 사이버 공간에서 다양한 첩보 작전 및 범죄를 저질러 온 국가로 언급됐다. 국방부는 “북한은 랜섬웨어, 암호화폐 지갑 해킹과 관련된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을 지속했다”며 “북한과 연계된 사이버 주체들은 여러 국가의 방산기업, 언론, 학계와 다양한 정부 관련 표적을 상대로 간첩 작전도 진행했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이 러시아, 이란처럼 미국에 금전 보상을 노리고 접근하는 초국가적 범죄집단이나 핵티비스(정치·사회적 목적을 위해 활동하는 해커), 사이버 용병 등에게 도피처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위협에 맞서 국방부는 “주요 기반 시설과 방위산업을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고, 사이버 공간에서 지속적인 우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자체 역량을 키우겠다”며 “이 과정에서 동맹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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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공군, 中에 맞서 훈련·장비·임무수행 ‘대수술’

프랭크 켄달 미국 공군 장관. AP=연합뉴스

한편 미 공군도 중국의 공군·우주군 역량 강화에 맞서 조직과 훈련, 장비 확보, 임무 수행 등에 대해 ‘대수술’에 나서기로 했다. 프랭크 켄달 미 공군장관은 11일 메릴랜드주 내셔널하버에서 열린 ‘공군·우주군협회’의 항공·우주·사이버회의에서 행한 기조연설을 통해 대(對)중국 억지 또는 격퇴를 목적으로 조직·훈련·장비·임무 수행 등을 혁신하는 새로운 노력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켄달 장관은 “중국이 성공적으로 해·공군 현대화를 하고 있으며 항공모함과 공군기지, 핵심 병참기지 등 로켓군 보유하고 있다”며 “우주 및 사이버 영역에서 정보 우위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지원 부대 등도 창설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거대한 패권 경쟁을 수행하고, 서태평양에서 앞으로 20년간 미국을 압도하기 위해 군사력을 최적화해왔다”며 “우리는 (이에 대비해) 같은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켄달 장관은 미 공군과 우주군이 ‘패권경쟁’의 시대에 더 잘 운영될 방법을 찾는 노력을 공군 지도부가 주도해, 늦어도 내년 1월부터는 혁신 작업을 시작해 2024년 한 해 동안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업은 공군의 편제, 장비 확보, 모병, 훈련, 인력 유지, 전투대비 태세 등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고 켄달 장관은 덧붙였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