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1st] 홀란과 외데고르는 부족했던 노르웨이, '세 번째 퍼즐' 등장하며 완성된 공격진……18세 누사 기용하며 승리

김정용 기자 2023. 9. 1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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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링 홀란(노르웨이).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고 스타 엘링 홀란, 미르틴 외데고르를 보유하고도 고전을 면치 못했던 노르웨이가 공격진의 세 번째 퍼즐을 찾았다. 18세 유망주 안토니오 누사가 두 선배에게 모두 어시스트를 하며 단숨에 주전자리를 꿰찼다.


13일(한국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의 울레발 스타디온에서 '유로 2024' 예선 A조 5차전을 치른 노르웨이가 조지아에 2-1 신승을 거뒀다.


경기 전까지 1승 1무 2패로 부진했던 노르웨이는 승리를 하나 추가하면서 본선행을 노릴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왔다. 현재 A조는 5전 전승을 달리는 스코틀랜드가 굳건한 1위고, 한 경기 덜 치른 스페인이 3승 1패로 2위다. 노르웨이가 조 3위, 1승 1무 3패에 그친 조지아가 4위다. 키프러스는 5패로 이미 탈락이 확정된 것에 가깝다.


유로 예선은 각조 2위까지 본선에 진출할 수 있다. 그밖에 추가 3팀은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성적까지 감안한 플레이오프로 선발되는데, 노르웨이는 플레이오프행이 어렵기 때문에 반드시 조 2위 이내에 들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본선에 나갈 수 없다.


노르웨이는 막 황금세대를 열어가는 중이다. 특히 세계 최고 스트라이커로 꼽히는 맨체스터시티의 홀란, 지난 시즌 EPL에서 아스널의 우승 도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미드필더 외데고르를 보유해 전방의 원투펀치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지난 시즌 나폴리에서 김민재의 후보 노릇을 했던 센터백 레오 외스티고르도 있다.


다만 홀란과 외데고르를 제외한 전력은 약간 떨어지는 게 사실이었다. 지난 시즌 EPL 최다골 기록을 경신한 홀란은 예선을 꾸준히 뛰지 못하는 가운데서도 앞선 2경기 3골로 제몫을 했다. 하지만 15골 득점자 외데고르는 앞선 4경기 풀타임 무득점에 그쳤다. 홀란 한 명의 득점포로 승리를 기대하긴 힘들었다. 홀란은 A매치 27경기 26골의 경이적인 득점 레이스 중이지만 팀 전체 득점은 부실했다.


이들과 함께 뛰는 왼쪽 윙어가 바뀌면서 곧바로 팀 승리도 따라왔다. 스톨레 솔바켄 감독은 이번 A매치에 10대 윙어 누사를 처음 선발했다. 지난 8일 요르단을 6-0으로 대파한 친선경기에서 데뷔한 누사는 킥오프 11분 만에 선제골을 넣는 등 1골 1도움을 올리며 국가대표의 자격을 보여줬다.


그리고 조지아를 상대한 중요한 경기에서도 누사가 홀란, 외데고르와 함께 스리톱으로 출격했다. 누사는 두 선배에게 각각 1골씩 도움을 제공하며 2어시스트를 기록하는 환상적인 경기를 치렀다. 전반 25분 누사의 크로스를 홀란이 헤딩으로 마무리했다. 33분에는 누사가 왼쪽 측면에서 수비 두 명을 유인하며 요리조리 드리블하다 내준 공을 외데고르가 왼발 강슛으로 마무리했다.


누사는 이미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특급 유망주다. 벨기에 강호 클뤼프브뤼허가 2년 전 영입해 바로 실전에 투입하기 시작했다. 지난 2022-2023시즌 붙박이 주전은 아니었지만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꾸준히 리그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 골을 터뜨리며 대회 데뷔전에서 득점한 선수 중 역대 최연소 기록을 세웠다.


여름 이적시장에서도 누사는 종종 화제였다. '제2의 네이마르'라는 별명까지 붙은 상태에서 유망주 수집 중인 첼시의 러브콜을 받았다. 결국 이적이 성사되진 않았지만 누사의 잠재력에 대한 기대가 그만큼 컸다. 이번 시즌 초반 더욱 영향력이 상승한 누사는 벨기에 리그 4라운드까지 드리블 성공 경기당 4.3회로 독보적인 1위에 올라 있다.


기존 노르웨이 왼쪽 윙어는 올라 솔바켄이었다. 솔바켄도 지난 수년간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던 선수지만 올해 1월 AS로마로 이적한 뒤 뾰족한 모습을 보이지 못해 올림피아코스로 임대되는 등 정체기를 맞았다.


노르웨이 선수 구성상 왼쪽 윙어의 영향력은 상당히 중요하다. 스트라이커 홀란은 마무리 능력이 압도적이지만 스스로 득점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선수는 아니다. 오른쪽 윙어로 주로 배치되는 외데고르는 본업이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에 가깝고, 안쪽으로 파고들면서 플레이하는 편이다. 이들과 호흡을 맞추는 왼쪽 윙어가 상대 측면을 끌어내주지 않는다면 공격이 중앙으로 편중되고 위력이 감소하는 문제가 생긴다. 노르웨이의 앞선 경기들이 그랬다. 조 최약체 키프러스를 상대로만 3골을 몰아쳤을 뿐, 나머지 3경기에서는 2득점 6실점에 그쳤다.


안토니오 누사(클뤼프브뤼허). 게티이미지코리아

누사가 네이마르에 비견되는 개인 기술을 활용해 상대 수비를 계속 교란하고 측면으로 끌어낼 수 있다면 그만큼 홀란과 외데고르의 기량도 살아난다. 이날 외데고르가 넣은 골이 단적인 예다. 외데고르는 자신의 원래 위치인 오른쪽 측면에 머물러 있지 않고 아예 좌중간으로 이동한 상태에서 누사의 패스를 받아 중거리 슛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노르웨이가 유로 본선에 오를 가능성은 여전히 희박하다. 조 선두 스코틀랜드의 상승세가 너무 독보적이고, 스페인과 2위 싸움을 벌인다는 건 어려운 미션이다. 하지만 만약 기적적으로 본선행 티켓을 딴다면 스포트라이트는 홀란과 외데고르뿐 아니라 누사에게도 향할 가능성이 높다.


사진= 게티이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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