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만나고, 정보 더하고…TV 여행 콘텐츠가 보여주는 새로운 방향성 [D:방송 뷰]
국내 또는 해외에서 특별한 곳을 방문하고, 또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힐링하는 모습을 반복해 피로도를 유발하던 여행 예능들이 조금씩 다른 의미를 찾고 있다. 교양·다큐와 예능 사이, 진지한 접근으로 ‘여행’이 남길 수 있는 다양한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배우 김남길과 이상윤은 최근 오토바이를 타고 여행을 떠났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아름다운 길을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며 우리 시대의 멘토를 만나 보는 MBC 교양프로그램 ‘뭐라도 남기리’로 시청자들을 만난 것.
‘뭐라도 남기리’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함께한 김남길이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를 보고 영감을 받아 시작된 프로그램으로, 길 위의 어른들을 만나 인생의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다뤘다. 양구 최북단 마을인 해안면 만대리 한 마을의 유일한 집배원부터 에베레스트 촐라체에서 후배를 구하던 중 손가락 8개를 잃은 등반가 박정헌과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쓴 정지아 작가까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핵심이었다.
오토바이로 대한민국 곳곳을 누비며 포착되는 풍경 또한 아름다웠지만, 사람을 만나는 여행의 재미를 전달한 것도 의미 있었다. 특히 김남길이 “작품과 똑같이 하고 다니지 않으면 사람들이 저희를 잘 못 알아본다”고 너스레를 떤 것처럼, 출연자들은 MC, 연예인이 아닌 평범한 이웃처럼 사람들에게 다가가 편안하게 대화를 시도하면서 TV 속 연예인들의 여행에선 잘 볼 수 없었던 장면들을 연출했었다.
국내 시청자들에겐 다소 생경한 나라를 찾아 그곳의 삶에 한층 더 깊게 파고드는 예능들도 있다.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이하 ‘태계일주’)가 대표적인 예로 시즌1에서는 남미, 시즌2에서는 인도를 찾아 그곳의 삶을 생생하게 전달했었다.
이미 자연인에 가까운 꾸밈없는 모습으로 사랑을 받았던 기안84가 가방 하나 메고 무작정 떠난 여행에서 그곳의 사람들과 가깝게 소통하는 과정에 호평이 쏟아졌고, 이에 시즌제로 확장돼 꾸준히 시청자들을 만나게 됐다. 시즌2 인도 편에서도 기안84는 인도의 결혼식에 참석해 춤을 추는가 하면, 코르족 마을의 일곱 동자승과 친구가 되는 등 인도 문화를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시청자들에게도 인도의 다양한 모습들을 전달했다.
‘태계일주’만큼 가깝게 현지인들의 일상을 파고드는 것은 아니지만, 택배 배송을 위해 떠난 몽골에서 고군분투하는 여행 예능프로그램 JTBC ‘택배는 몽골몽골’ 또한 색다른 여행기로 재미와 감동을 선사 중이다. 몽골의 광활한 자연을 담아내 대리만족을 선사하는 한편, ‘택배 배송’이라는 콘셉트를 통해 전달하는 수령인들의 사연이 차별점이 되고 있다. 말을 타고 세 시간을 달려 승려에게 기름을 배달하는 장면은 ‘택배는 몽골몽골’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흥미였다.
이 외에도 차승원, 김성균, 주연이 출연하는 tvN ‘형따라 마야로’는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고대 신비의 도시 마야를 찾아 마야 문명을 탐구하는 재미를 선사 중이다. 마야의 의복 문화 또는 식문화 등에 초점을 맞춘 미션을 수행하고, 이 과정에서 아홉 개의 열쇠를 획득하는 ‘탐험’ 여행 예능으로 이 과정에서 마야 문명에 대한 배움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장점이다. 고대 문명 덕후였다는 차승원이 풀어내는 전문적인 지식까지. 지적 호기심을 충족할 수 있는 여행 예능이 탄생한 셈이다.
앞서는 여행 예능이 코로나19 이후 너도나도 국내로, 또 해외로 떠나면서 시청자들의 피로감을 유발하기도 했었다. 비슷한 포맷이 유발한 실망감은 물론, 날 것의 재미를 강조한 유튜버들의 여행 콘텐츠가 더 큰 인기를 얻으면서 TV 예능 향한 저조한 관심을 입증하는 사례로 손꼽히는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물론 폭발적인 관심을 이끄는 콘텐츠들은 쉽게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차별화를 위해 변주를 거친 끝에 여행을 통해 남길 수 있는 다양한 메시지들을 담아내면서, 다시금 TV 콘텐츠만이 선사할 수 있는 의미와 재미를 선사 중인 여행 콘텐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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